[기고] 21세기 글로벌 자본운동과 사회책임경영 ②
[기고] 21세기 글로벌 자본운동과 사회책임경영 ②
  • 에너지데일리
  • webmaster@energydaily.co.kr
  • 승인 2010.04.16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도성 / 한성대학교 지식서비스&컨설팅연구원장(전 중소기업청 차장)
1955년 출생인 나도성 원장은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제22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발을 디뎠다. 산업자원부 수출과장, 무역정책과장, 장관 비서관, 공보관, 전기위원회 사무국장, 재정기획관 등을 거치고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정책본부장과 차장을 역임했다. 그의 경력에서 보듯이 산업과 에너지부문을 두루 거쳤으며, 특히 중소기업 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8년 9월부터는 한성대 지식서비스&컨설팅연구원 연구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본지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나 원장으로부터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는 자본운동과 이에 대한 보완책을 고민해볼 수 있는 원고를 받았다. 이번 편은 지난호에 이어 두번째 실리는 글이다. 독자들의 깊은 관심을 바란다. 편집자


21세기 글로벌 자본운동과 사회책임경영


3. 포괄적 사회책임경영활동의 태동과 확산

자본운동의 팽창에 따라 불편한 진실들도 글로벌 확대 재생산의 길을 밟게 된다. 글로벌화에 따라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들도 판매, 재무, 원재료 조달, 아웃소싱 등 글로벌 경영을 본격 추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개도국 중심으로 기업의 무한정 이윤추구에 따른 환경의 파괴, 저임금 강제노동, 아동노동 착취, 여성에 대한 대우 등 희생적 측면이 가시화되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수단의 발전 그리고 시민의식의 성숙 등이 결합되어 이러한 개도국의 피해사례에 대한 인류의 양심을 일깨우게 되었다. 특히 1980년대 이래 신자유주의 확산과 함께 글로벌시장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시민단체, 언론, 국제기구 등은 글로벌 기업의 무한경쟁과 이윤추구가 초래하는 불편한 진실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섰다. 글로벌화로 가장 이익을 보는 집단이 기업인 만큼 기업들이 스스로 나서서 환경보존, 이해관계자 행복증진, 정도경영 그리고 사회공헌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였다.

산업시대에는 이윤추구를 위한 개별기업 차원의 비윤리적 행위가 단순한 위법성 문제로만 인식되었으나 시민과 소비자 등의 권리의식 향상에 따라 사회전반에 대한 책임을 망각한 행위로 넓게 해석되고 여론의 비판대상이 되었다. 특히 소비자 단체를 포함한 다양한 비정부기구(NGO) 등 시민운동이 범세계적으로 활성화되어 기업들의 이윤추구 활동이 자연환경, 위생, 안전, 인권, 복지 등과 함께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 요구의 증가로 연계되었다.

자본시장에서도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이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도움을 주고 중장기적인 이윤극대화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투자의 전제 조건으로 사회책임 경영을 고려하는 사회적 책임투자가 등장하여 영향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SRI(Social Responsible Investment)는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책임에 대한 참여를 고려하는데 미국과 유럽 중심의 SRI는 약 3천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사회책임투자 펀드인 DJSI, FTSE4Good 등이 시장에 도입되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사회책임 투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UN, OECD 등 국제기구들도 앞 다투어 국제적인 환경경영, 인권보호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다양한 규범과 제도적 장치들을 도입하였다. 2000년에는 코피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이 ‘The Global Compact(UNGC)’를 출범시켜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 10개영역에서 글로벌기업들이 준수해야 할 원칙을 준수토록 유도하였다. OECD도 다국적기업에 관한 OECD가이드라인,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원칙, 국제거래관계에 있어서 외국공무원의 부패척결에 관한 협약 등 기업의 사회책임 관련 규범 제정에 지속적으로 공헌하였다.

특히 ISO(국제표준화기구)는 국제적인 사회책임 활동 요구가 무역장벽으로 작용하여 자본운동의 기본속성인 글로벌화를 저해하지 않도록 사회책임에 관한 국제표준을 제정, 보급하려 노력하였다.

2010년에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노조, 시민단체까지 다 함께 준수해야 할 사회책임(SR)가이드라인인 ISO 26000의 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 시행 예정이다. ISO 26000은 기업 등 관련조직의 자발적인 준수원칙을 기본으로 하는데 자본운동의 속성으로 보면 ISO 14000(환경인증)이 환경장벽으로 작용했듯이 사회적 책임 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윤추구를 향한 글로벌 자본운동에 대한 사회책임이라는 브레이크 장치로서 21세기 확산되고 있는 글로벌차원의 불편한 진실을 해소해 나가는 창조적 대안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자본운동의 팽창과 기업의 사회책임이라는 브레이크 장치가 조화롭게 작동하게 되면 기업의 성장 발전과 사회적 책임간의 선순환 고리가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 활동은 기업이미지 제고를 통해 재무성과 및 시장가치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높아진 성과는 다시금 기업의 사회책임 활동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4. 21세기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실천전략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은 TBL(Triple Bottom Line)을 통한 지속가능 경영 활동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자본주의의 기본속성인 이윤추구라는 경제적 차원의 책임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투명ㆍ정도경영으로 사회와 행복을 공유하며 아울러 인류 공동의 유산인 지구 환경보호에 기여해 나가는 경영활동을 말한다. 다시말하면 이윤팽창 욕구와 사회책임의 브레이크가 균형을 맞춰 나가는 경영전략이라고 하겠다.

Carroll 교수는 기업의 사회 책임경영을 경영현장의 프로세스 및 활동과 연계하여 4단계로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1단계는 경제적 책임으로서 이윤극대화, 고용창출, 양질의 제품 및 서비스 공급, 지역사회 공헌 등을, 2단계는 법적책임으로 투명한 회계, 성실한 세금 납부, 소지자 권익보호 등을, 3단계는 윤리적 책임으로 윤리경영, 종업원 근로조건 향상, 여성근로자 인권존중, 환경보호 활동 등을, 그리고 4단계 자선적 책임으로 교육, 문화, 체육활동 지원, 소외계층 지원 등을 제시한다.

이러한 기업의 사회책임 경영은 과거 산업화시대에는 이윤추구에 집중하면서 법적으로 요구되는 사회에 대한 책임은 보완적, 부분적, 소극적으로 이행하는데 그쳤다. 앞으로의 사회책임경영은 21세기 팽창하는 자본운동의 현실을 보거나 그 브레이크 기제로서 중차대한 역할을 고려할 때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필자는 사회책임경영의 방향성으로 사회와 행복을 함께하는 지속가능성과 함께 기업의 이윤추구에 있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활용할 것을 제시한다.

사회책임활동을 기업경영현장에 체계적으로 접목하기 위해서는 기업경영 시스템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기업의 조직과 지배구조, 인권, 보건, 안전, 환경보호, 노동, 공정운영, 소비자 보호, 지역사회 발전, 사회공헌 등 다양한 사회책임 경영활동을 하나씩 리스트-업하고 이를 경영현장의 경쟁력 향상과제들과 연계하여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실천대안을 만들고 시행토록 한다.

특히 사회책임활동을 기업경영프로세스와 연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업 내외부의 냉소적 인식과 반응에 대해서는 합리적 의사소통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 저 많은 것을 무엇부터 누가 해야 하지, 비용이 많이 들텐데, 매출신장이 당장 급한데, 정부가 할 일인데, 왜 이리 간섭하는 곳이 많은지, 내 돈 내가 버는데 무슨 잔소리인가, 로비만 잘하면 되는데 등 냉소적 반응은 사회책임경영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원활화를 위해서는 기존 관행화된 산업시대의 조직문화를 혁신하고 외부 이해관계자로 부터의 관심과 협조를 구해낼 수 있도록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전략적으로 유도해 나가기 위한 인프라가 크게 확충되고 있는 반면 우리 한국의 경우는 아직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 미국의 경우 사회책임 경영에 있어 윤리경영과 투명회계를 강조하면서 주주이익을 최우선적으로 보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윤리행동, 부패방지 등 사회적 책임법규를 제정하고 민간중심의 기업의 사회책임 대응책을 추진토록 하면서 이를 경영전략으로 인식하고 SRI도 확대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노조와 이해관계자들이 앞장서서 유럽의회를 통해 사회책임 규범을 강화하는 추세에 있으며 기업의 사회책임 활동은 기업차원의 문제로 보면서도 국가 및 사회의 지속발전을 위해서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기업의 기부 및 자선활동보다 기부금의 원천인 이익 창출의 방식을 중시한다.

일본의 경우 경제단체연합회 중심으로 기업행동헌장을 제정하고 기업의 사회책임을 실천할 구체적인 추진 툴을 발표함과 아울러 기업들도 사회책임 전담부서를 설치하여 기업윤리, 지배구조, 지구환경보존, 인권/인간존중/사회공헌, 리스크관리, 정보보안 관리, 공급 망 관리, 브랜드 관리, 고객만족, 보고서 발간 등 다각적인 사회책임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자국 진출 다국적 기업을 중심으로 사회책임경영 전문 NGO 및 컨설팅업체와 협력해서 노동조건과 중국내 공장건축시 받게 되는 공장심사를 기업의 사회책임과 연계하여 추진하고 있다.

우리 한국은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중심으로 ISO26000제정에 참여함과 아울러 사회책임투자 포럼을 결성하고 사회책임펀드를 도입하였다. 포스코 등 대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어 글로벌 흐름에 동참하고 있으나, 중소기업 등 대부분의 기업이 아직도 사회책임활동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 상태이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차원의 스스로의 사회책임경영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정부의 리더십도 중요하다. 한국기업이 사회책임경영의 글로벌 흐름에 적극 동참토록 지원하고 다양한 국제협상시 기업의 사회책임요소를 적극 반영해 나가며 아울러 사회전반의 원칙 중시와 신뢰회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서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활동이 선순환 고리를 형성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