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조개편, 한전 길들이기용 되나?
[기자수첩] 구조개편, 한전 길들이기용 되나?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0.07.22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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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대결양상으로 치달을까 우려됐던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큰 충돌없이 일단락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결과 발표 이후 크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던 전국전력노동조합도 최근 정부 관계자들과의 잇달은 면담을 가진 후 당분간은 실력행사를 자제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 예정됐던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과의 연대 집회도 철회했다.

이같은 방향전환에는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의 언급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 장관은 지난 16일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분리돼 있는 현 체제를 유지하되, KDI 연구결과에서 언급됐고 전력노조가 가장 크게 반발했던 한전의 판매분할도 단시간 내에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판매분을 통한 전력판매경쟁이 방향성은 맞지만 요금자체가 원가 이하인 현 상황에서는 가격인상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인 정책과제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부의 기본적인 방침에 대해 크게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논의가 10년이 넘어온 지금 주요 사안에 대한 의견들은 귀가 아플 정도로 제시돼왔고, 정부 역시 어느 정도의 방향성은 잡고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KDI를 앞세우고 정부는 슬쩍 빠졌다가 간극이 커질 때 쯤 뒤에서 중심을 잡는듯한 모습이 보여진다.

또한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논의가 한전 길들이기용으로 ‘재활용’ 되지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력산업 자체의 바람직한 발전이라는 명제가 아니라 한전이 정부 방침과는 다른 듯한 행보를 보였을 때 언제건 판매분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얻은 듯한 모습이랄까.

그래서인지 전력노조쪽에서는 정부에 판정패를 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번 연구결과가 이렇듯 강하게 제시될올 줄 몰랐고,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정부에 밀렸다는 의미다.

정부의 보다 정확한 방침은 8월중 확정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방향과 정책결정이 헤게모니 싸움이 아닌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올바르게 진행되기를 다시 한 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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