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활성화 위해 한국의 ‘히든 챔피언’ 키워야”
“중소기업 활성화 위해 한국의 ‘히든 챔피언’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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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1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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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동반성장 구호아닌 ‘Bottom-up’ 방식 등 중소기업 지원책 절실
“일본 대지진은 하늘이 우리 원전안전 마지막 점검 기회 준 것”


- 4개월만에 다시 에너지데일리 독자들을 만나보시는데 그동안 근황이 어떠신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습니다. 당시 저는 미래 성장동력으로써 경쟁력이 있으나 알려지지 않은 산업들을 발굴하고 개발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9개월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일에 착수하려고 합니다. 국내외 산업 현장을 많이 다녀보고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합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경제에 새 시대를 열어갈 10가지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올해 말에는 책으로도 써볼 계획입니다.
 

또한 정치적으로도 새로운 실험을 해보고 있습니다. 웹 2.0 시대에 맞는 정치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폴리틱스 2.0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폴리틱스 2.0은 정치인이 ‘나를 따르라’식의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만들고 그 위에서 국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하는 새로운 정치 시도입니다. 실천하는 의미에서 최근에는 1인 방송국을 운영하면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 해외자원개발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적지않은 예산이 자원개발에 몰려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와 아울려 향후 국회 차원의 계획이 있다면.

▲최근 중국이 희토류 산업의 신규 진입기준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사실상 신규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이 전세계 희토류 생산의 97%를 차지하는데 그간 자국의 기업간 과도한 경쟁과 밀수출로 역할을 못했는데 이제는 희토류 산업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유전과 광물 등 해외자원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나 본계약 체결률이 낮고 투자회수율도 높지 않아 ‘요란한 빈수레’, ‘속빈 강정’이 돼버렸습니다.
 

한국광물공사가 3년간 체결한 양해각서 22건 중 본계약까지 이어진 것은 단 2건뿐입니다. 성공률 10%도 안 됩니다.
 

자원개발 의지도 높지만 홍보수단으로 전락하고, 정밀한 투자전략과 계획 등이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치밀한 계획과 접근으로 해외 광물자원을 확보하도록 노력하는 것 외에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원은 정부 지원을 통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주요 자원의 대체 재료를 개발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태가 벌써 한달을 넘어섰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한말씀.

▲매우 안타까운 불행입니다. 하늘이 우리 원전 안전을 마지막으로 점검할 기회를 줬습니다. 이럴때 우리나라의 안전대책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또한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 1만여톤을 예고 없이 방출했습니다. 미국과 프랑스의 기술지원을 받아들이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직접적 영향을 받는 주변국에게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주변지역이 원전안전협정을 맺고 긴밀하게 협력해야 합니다.

- 동일본 대지진 후 후쿠시마 원전에 핵연료 유출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15대 국회의원 때부터 ‘원전 전문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원전 안전성에 대해 경고해왔는데 어떤 내용인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면서도 우리나라 원전이 안일하다고 말하는 소위 ‘원전 전문가’라는 분들의 안일한 대응에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역시 당시 현장 감독이었던 히라이 노리오가 고베대지진 후 후쿠시마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었습니다. 우리 역시 히라이 노리오처럼 철저한 자기반성과 안전점검이 필요합니다.
 

제가 문제제기한 부분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국내 원전이 지진에 안전하지 않습니다. 제가 지난 1996년 국회에 처음 들어와서 첫 국감에서 원전의 지진 위험성 문제를 지적했을때 전문가와 정부의 입장은 우리나라에는 지진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지난 1970년대 국내원전 태동기 때에는 지진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원전 반경 50km 내에서 지난 1978년부터 지금까지 총 123회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지진안전점검을 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냉각수 유출과 세관 부식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울진 원전은 당시 세관부식문제를 해결한 인코넬 690TT가 아니라 인코넬 600TT를 사용해 세관부식에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여러 차례 냉각수 유출사고가 일어났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설계가 없는 용접부위가 수십 군데 발견됐습니다. 지난 1999년 국감에서 본인이 문제제기를 한 후 한 연구원이 불량용접과 날림공사를 시인한바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사용 구조상 원전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원전 비율을 59%까지 올린다는 정부의 계획을 당장 폐기하고 원전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하게 상용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선회해야 합니다.

-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사회화두인데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국가가 어떤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 하시는지.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고용의 88%를 차지합니다.
 

독일은 중소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독일에게서 배워야 합니다. 독일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경기하락폭이 적었습니다. 그 정도로 탄탄합니다.
 

독일은 1350개 중소기업이 세계시장 점유율 1~3위입니다. 이들을 ‘히든 챔피언’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도 한국의 히든 챔피언을 키워야 합니다. 독일의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더 많은 비율의 자본을 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의 어려운 여건상 R&D 투자가 어려우니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두번째로 인력문제입니다. 독일은 전체 학생의 27%가 직업학교에 다니고 이중 80%가 중소기업에서 훈련을 받습니다. 교육에서 일자리로 전환되는 비용도 줄이고 청년실업률을 낮추는데 기여합니다.
 

우리도 이렇게 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공계에 지원하고 기술인을 우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가 동반성장 구호만 외쳐서는 안됩니다.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Bottom-up’ 방식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필요합니다.
 

- 개인적인 의정활동과 관련 ‘김영환 1인방송국’이 화제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업무실 한켠에 크로마키와 컴퓨터, 두개의 모니터, 작은 비디오 카메라가 전부입니다. 가상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나름대로 틀을 갖췄습니다. 저의 홈페이지나 트위터에서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는 벤처붐,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 버블이 사라지면서 많은 IT 회사가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 2004년경 그나마 살아남아 건재한 회사들을 보니 대부분 ‘플랫폼’ 형식으로 참여, 공유, 개방의 성격을 띠었습니다.
 

유투브나, 페이스북, 위키디피아 등이 대표적인 예이지요. 이들이 바로 웹 2.0 시대를 연 것입니다. 과거 일방향,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명확했던 시대가 끝나고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사라진 것입니다.
 

저 역시 정치에 있어서 웹 2.0의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치인은 정치의 생산자가 아니라 편집자가 되어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것이 1인 방송국의 기본입니다.

- 작년에 출간한 에세이 ‘최초에 도전하라’에서 보면 융합, 통섭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치과의사, 전기기술자, 시인, 국회의원, 과기부 장관 등 다양한 활동을 하셨는데.

▲제주도 사투리에 ‘두루외’는 ‘일에 미친놈’이라는 뜻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 간에 두루외가 되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논어에도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뜻입니다. 즐기면서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젊은시절 민주화 운동, 그리고 학교에서 제적당하면서 노동운동에 몰두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기기술자와 시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시는 감옥에서 독서를 하고 시를 외우면서 쓰게 됐습니다.
 

복학 후 15년 만에 연대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가 됐고, 그뒤 김대중 정부에서 국회의원,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여러 일에서 두루외를 자청하다보니 다양한 꼬리표가 생겼습니다.
 

그래도 최근 들어 사회 화두가 ‘융합’ 아닙니까? 저는 나름대로 인문학과 과학, 현장 경험자와 정책입안자가 섞인 융합형 인간이 아닌가 하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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