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불교적 세계관에 부합하는 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불교적 세계관에 부합하는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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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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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불교계 신재생에너지 주도하는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은 지난해 12월 문화유적지에 적용가능한 신재생에너지 시범도입 타당성 조사를 종교계 가운데 처음으로 실시했다. 태양광, 풍력, 지열에너지, 소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에 대한 접근을 국내 최초로 했다는 점에서 불교계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신재생에너지 타당성 조사를 하게 된 경위와 의의를 말해 달라.

▲화석에너지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대한 불교계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조계종은 2009년  ‘사찰에너지 사용 개선방안과 신재생에너지 활용방안을 위한 연구’, 2010년 ‘문화유적지 적용가능성 신재생에너지 시범도입 타당성 조사 연구’를 전문 연구진에 위탁하고 종교기관 최초로 사찰에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를 착수한 바 있다.

사찰건물은 대부분 오래된 한옥으로 단열이 잘되지 않아 매년 수천만원의 난방비와 전기료를 부담하고 있다. 사찰의 에너지 소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율화대책을 마련하고, 온실가스 방지를 통한 지구촌 온난화 문제 해결에 불교계 차원에서 동참하고자 신재생에너지 타당성 조사를 기획하여 진행하게 되었으며, 향후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통한 사찰 운영의 효율성 제고와 민간분야에서의 온실가스 방지와 환경보전 활동에 큰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불교계에서 활용하고 있거나 추진중인 신재생에너지 현황은 어떤 것이 있는지.

▲조계종은 지난해 종단 소속 대형사찰 11곳을 대상으로 시범도입 타당성 조사를 한 상태다. 활용 가능한 모든 에너지원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구체적인 검토를 한 상태이고 대형사찰 이외의 소규모 사찰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준비 중에 있다. 실제적인 활용은 재원이나 법령상 규제 문제로 현재상태에서는 어려운 부분이 많으며 신재생 에너지원 개발과 보급에 맞추어 관련 법령 개정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일부 사찰에서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는 있지만 전면적인 보급이나 활용은 아직 미흡한 상태다. 

-잘 알다시피 화석연료의 대체자원으로 신재생에너지가 떠오르고 있다. 재생이라는 뜻이 혹시 불교적 세계관과 연관되는 바가 있지 않을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표적인 불교적 세계관이 바로 ‘윤회’다. ‘윤회’란 나고 죽는 것을 반복하는 것, 즉 생명을 가진 존재들이 영원히 재생과 소멸을 반복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불교는 ‘재생(rebirth)’을 윤회의 주체가 없이 원인과 결과에 따른 연기적 흐름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연기적 관점에서 ‘재생’은 단순히 생명이 다시 태어난다는 좁은 의미를 넘어 물질 그 자체의 속성이 다른 형태로 다시 발현되는 모든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일회성으로 소멸하는 화석연료와 다르게 대체자원으로서 신재생에너지, 즉 재생에너지가 바로 불교적 세계관에 부합하는 에너지관이라고 볼 수 있다. 

-도심 사찰이 많이 생겨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찰 하면 대부분 산속을 연상하기 쉽다. 사찰의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적합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현재 종단의 신재생 에너지 연구 사업에는 태양광, 태양열, 지열, 소수력, 목질계 바이오매스, 풍력 등이 검토되거나 연구 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찰이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거나 전통사찰로 지정되어 있어 새로운 시설 설치 등에 국가 법령 상 이중 삼중의 제약을 받고 있어 현실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위한 기본 시설 설치 조차 간단한 일이 아닌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국가 법령에 의한 중첩적 규제로 신재생 에너지 사업 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현 단계에서는 어느 것이 사찰의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적합한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현재는 일부 사찰에서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활용하고는 있으나 다른 에너지원도 사찰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연구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집행하는 에너지관리공단의 정책중 ‘신재생에너지 100만호 보급사업’이 있다. 불교계가 정부의 정책을 잘 활용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다. 구체적인 추진계획은 잡아 놓은 것이 있는가.

▲현재 정부에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대중적 보급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계종단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정부와 교감이나 협의를 통하여 진행된 것은 아니나 앞으로 정부의 협조가 있을 경우 사업 진행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직까지 정부와의 관계에서 구체적인 협조계획 등을 검토하지는 않았으나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좀 더 검토하고 종단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연계점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정부도 조계종단과 같은 민간차원의 신재생 에너지 활용 연구와 사업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사찰의 경우 일반 가정과 달리 문화 유적지라는 점에서 화석연료로 인한 CO2 배출 저감을 통한 문화재 보호라는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의 필요성 및 당위성이 있을 것 같다. 결국 다른 종교와의 차별성이기도 한데 불교만의 독특한 신재생에너지 접근방식이 있는가.

▲산림은 온실가스 저감효과 등 지구온난화 대책 관련 세계적으로 그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친환경적 임산물 재배, 간벌을 통한 바이오매스등의 부가가치 창출도 기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단의 큰 자산은 사찰림이다. 전국 주요사찰이 보유한 사찰림의 바이오매스 자원을 파악한 결과, 매년 숲가꾸기 사업으로 수집되는 목재량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므로, 숲가꾸기 작업 및 산물수집에 필요한 인력과 재원이 확보만 된다면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원의 대체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이에 바이오매스 적용가능성을 검토하여 향후 적용할 수 있도록 방사찰림의 바이오매스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불교계의 신재생에너지 활용이 국내 종교계에 미칠 영향과 향후 보급정책에 대한 부연설명을 부탁드린다.

▲현실적으로 민간 분야에서 신재생 에너지 사업 부분에서 불교계가 가장 활발히 연구하고 사업을 도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자연환경을 수백년간 지켜온 한국불교의 기존의 역할과 산중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지만,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하여 불교계에서 불교적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민간 분야의 새로운 모범을 세워야 한다는 종단적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정부의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 이외에 민간 분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제대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종교계가 앞장서 환경재앙을 예방하고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가장 앞장설 필요가 있으며, 불교계의 신재생 에너지 활용이 국내 다른 종교계를 넘어 민간 분여 전반에 걸쳐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타당성 검토와 시범사업 정도에 머무르고 있지만, 앞으로는 사찰에서 직접 활용될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종단 차원에서 적극 나설 것이다. 정부를 포함하여 관련 전문가나 단체들의 많은 조언과 도움을 기대해 본다.

이만섭 기자 apple@energ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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