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알뜰주유소로 ‘기름값’ 잡을수 있나?
<분석> 알뜰주유소로 ‘기름값’ 잡을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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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0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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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 주유소 대부분 지방엡실제 가격인하 효과 미지수
공정성 훼손 문제도 불거져…석유유통協 "공정위 제소"

2015년까지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기존 주유소보다 ℓ당 최대 100원 싸게 파는 '알뜰 주유소'를 전국에 1300개 만드는 내용을 담은 알뜰주유소 추진계획이 나왔다.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알뜰 주유소 추진 계획은 전체 주유소의 10%가량을 알뜰 주유소로 전환, 4개 정유사 중심의 과점 시장에 경쟁 원리를 불어넣겠다는 게 정부 복안이다.

이를 통해 석유공사와 농협이 대량 공동구매 방식으로 싸게 구입한 석유제품을 자가폴 주유소, 농협 주유소, 고속도로 주유소 등에서 그만큼 저렴하게 팔겠다는 게 핵심이다.

석유제품은 국내 정유사와 해외 정유사로부터 입찰 방식으로 공급받을 계획이다.

농협은 직영하고 있는 NH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고, 석유공사는 자가폴 주유소와 고속도로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댄다.

지경부는 대량 구매 효과로 ℓ당 50원가량,사은품 미지급 및 셀프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으로 ℓ당 20~50원 등 ℓ당 70~100원의 기름값 인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알뜰주유소가 정부의 바램대로 기름값을 잡는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기름값 인하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와 알뜰주유소의 파괴력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정유사 관계자는 “70~100원 인하 효과를 보려면 정유사 뿐만 아니라 주유소도 동참해야 한다”며 “최근 정유사들간 공급가격이 10원 차이도 안나는 경우가 있는데 100원 인하 효과를 보기 위해선 주유소에서 80~90원 인하효과를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주유소 셀프화, 인건비 절약 등으로 가격하락이 가능하다고 하나, 사은품 미지급으로 서비스 수준이 떨어진 주유소가 경쟁력을 가질 지 의문”이라며 “카드수수료 30원도 크다고 하는 상황에서 주유소가 마진부분에서 감당해야 하는 80~90원의 인하는 큰 부담”이라고 밝혔다.

각기 운영되는 수백개의 주유소가 제대로 통제되겠느냐는 의구심도 뒤따른다.

시장이 포화상태라 주유소가 점점 주는 상황에서 점유율 증대와 알뜰주유소의 가격형성 주도 가능성에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경부는 6~10%의 점유율을 전망하지만 이 정도로는 전체 가격형성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자가폴 주유소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석유공사의 브랜딩 하나 만으로 효과상승을 기대하긴 미지수라는 얘기다.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의 형평성 문제 등 공정경쟁 훼손 등의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알뜰 주유소에 공급하는 기름값을 기존 주유소보다 싸게 하면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정부 계획대로 정유사들이 입찰에 적극 나설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석유유통협회는 이날 “석유공사가 일부 사업자에게 기름을 싸게 공급하는 것은 기존 대리점 및 주유소와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석유공사가 직접 석유유통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석유대리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 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또 “석유공사의 석유유통업 진출과 관련해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입찰을 통해 정유 4사로부터 제품을 싸게 공급받는다는 구상부터 실현될지 의문이다. 정유업계는 정부가 밝힌 국내외 정유사 대상의 입찰 공급 방식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압력이 없다면 누가 입찰에 응하겠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가격 인하 효과를 극대화해 인근 주유소까지 ‘도미노 효과’를 보려면 서울과 수도권에 알뜰주유소를 집중 배치해야 하는데, 예산상의 이유로 실현 가능성도 낮다.

특히 초기 알뜰 주유소 운영의 중심이 되는 300개 NH주유소는 서울 1개,수도권 60여개를 제외하곤 모두 지방에 있어 고공행진 중인 서울 · 수도권 지역의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는 데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려들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알뜰주유소가 에너지 소외계층을 위한 주유소가 되는 것이 한가지 발전적 대안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 역시 ‘사회적 공헌형’ 알뜰주유소 확대를 언급한 바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름을 언급할 수 없으나 2~3개 업체가 곧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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