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기업 비리 근절, CEO 의지가 관건
[사설] 공기업 비리 근절, CEO 의지가 관건
  • 에너지데일리
  • webmaster@energydaily.co.kr
  • 승인 2012.07.06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남으로써 임직원이 즐겁게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고, 투명한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통해 공사의 주인인 국민으로부터 칭찬받을 수 있는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대한석탄공사의 홈페이지에 실린 CEO의 인사말 내용이다.

인사말 내용을 살펴보면 듣기 좋은 용어는 모두 사용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글로 표현 하는 과시적 선언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뤄져야 그 진정성이 확보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한다 해도 이를 실행하는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며, 오히려 불신을 자초하는 화(禍)로 되돌아온다.

석탄공사는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몇 년 전엔 일부 직원들의 잦은 비리가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10년 이상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빚으로 빚을 땜질'하고 있으면서도 최근엔 직원의 인건비를 과도하게 올렸다. 지난해 정부에서 제시한 지침은 5.5%였지만, 석탄공사는 인건비를 10%나 인상했다.

정부의 예산지원 없이는 사실상 존립이 불가능한 실정임에도 원주 지방 혁신도시 이전을 위해 호화판 신사옥 신축을 추진 중이다.

이런 와중에 직원비리가 터졌다. 감사원은 석탄공사직원 2명이 기술개발사업비를 횡령하는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 금품을 가로챈 것을 적발하고 면직 및 고발 조치하도록 했다.

석탄공사는 지난해 '청렴 및 고객만족(CS) 경영 선포식'을 열고 전 직원이 '반부패 청렴 서약서'를 작성하면서 부패·비리와의 근절을 다짐했다. 최근엔 청렴대화도 실시했다.

그럼에도 비리가 또 터진 것이다. 이는 석탄공사가 표방했던 ‘국민으로부터 칭찬받는 기업’이라는 구호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행동하는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아 자체 규율(規律)이 상반(相反)되는 모순된 현상을 이율배반(二律背反)이라고 한다.

석탄공사는 외부에 ‘국민기업’을 표방하기 앞서 내부 단속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칭찬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선 내부 부패척결의지를 먼저 행동으로 실천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아울러 부패 방지에 배전의 노력을 당부하고 싶다. CEO 결단만으로도 부정부패 차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로 부임하는 CEO마다 부패척결을 외치지만 사내 비리가 터지면 쉬쉬하며 덮어버리기 일쑤다. 경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 치부를 드러낸다는 각오로 형사고발을 마다하지 않는 CEO의 자세라면 희망의 불씨가 되기에 충분하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조직이 감사원 감사 때마다 온갖 비리가 드러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하도급업체에 대한 횡포와 돈이 아니고는 해결되지 않는 금품수수 관행 등 공기업 및 공공기관 비리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이는 전적으로 CEO의 의지에 달려 있다. 부패척결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비리 여지가 있는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 또한 클린 경영 효과를 극대화할 신상필벌, 자체 감찰 기능 강화에 주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