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개월 만에 석유제품 전자상거래가 830% 급증했다. 하지만 휘발유 거래는 미미하게 나타났고 경유거래만 이루어지고 있어 소비자들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자상거래 대부분이 경유여서 경유차를 소유한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반면 휘발유 차량 소유자들은 여전히 비싼 값에 휘발유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자상거래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353만리터(ℓ)다. 이는 전달보다 무려 828.9% 늘어난 규모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석유제품 하루 평균 판매량은 전자상거래 개장 첫 달인 4월 12만ℓ, 5월 15만5000ℓ, 6월 37만5000ℓ에 불과했다. 그러나 1개월 만인 7월 전자상거래가 800% 이상 증가한 것은 지난달 정부가 각종 세제 혜택으로 인한 거래가 급증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전자상거래용 수입석유제품에 할당관세(3%→0%) 적용, 석유수입부과금 ℓ당 16원 환급, 바이오디젤 혼합의무 완화 등 혜택을 주고 있다. 전자상거래 공급자에게는 법인세액 공제율도 0.3%에서 0.5%로 상향 조정했다.
이처럼 그동안 저조했던 석유제품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경유 거래만 활발해 정부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제도가 처음 도입된 지난 3월30일 이후 경유의 전자상거래 비율은 94.5%인 반면 휘발유는 5.5%에 불과했다.
특히 현재 90% 이상의 국내 주유소는 대형 정유사로부터 기름 전량을 공급받는다. 주유소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구매한 석유제품량은 5.6%에 불과하다.
이렇게 휘발유 거래가 부진한 것은 주유소들이 정유4사가 과점하고 있는 석유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휘발유가 아닌 경유를 주로 수입하는 수입사 위주의 거래 구조도 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지경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석유제품 자율판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주유소의 참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휘발유 거래도 확대돼 휘발유 사용자들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부에서는 최근 갑자기 전자상거래를 통한 석유제품 거래가 급증한 것은 세제 혜택 때문이라며 기간이 만료되면 다시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많은 주유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지속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타 업계의 시장 자율성처럼 주유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업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유사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 진정한 시장 자율 경쟁을 펼치도록 해야 하는 것도 정부의 몫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