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지속 가능한 원자력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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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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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환 / POSTECH 첨단원자력공학부 주임교수

 
예년 같지 않게 계속된 무더위와 미리 대비하지 못한 전력공급 능력 때문에 무던히도 견뎌내기 어려웠던 여름도 이제 지나가고 있다. 국민 모두의 자발적인 협조와 산업체의 희생으로 전기공급 중단이라는 큰 어려움 없이 넘기고 있어 정말 다행스럽다. 이 기간 동안 발전소를 고장없이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신 근무자들은 물론 전력수급 현황 관리로 휴가도 미루고 가슴 졸여야 했을 관계자 분들께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편리한 생활의 지속뿐만 아니라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의 확보가 중요하며, 특히 에너지는 미리 시기를 예측, 적절하게 준비해 필요한 적기에 공급되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원자력발전은 고리 1호기를 기점으로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가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한 운영이 최우선 조건이다. 그러나 안전한 운영만으로는 국민들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받기 어렵다. 수명이 끝난 발전소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또 사용한 핵연료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등 발전에 이용된 모든 것이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 국민들은 원자력을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인정할 것이다. 이에 대한 충분한 계획과 준비가 지금부터 제시되어야 한다.

원자력발전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이 끝나면, 충분한 냉각 기간을 거친 후 발전소를 해체하게 된다. 이러한 해체는 앞으로 상당 기간, 적어도 십수년 이상의 시간적 여유는 있기는 하지만, 여유가 있는 지금이 발전소 해체와 폐기물 관리에 관련된 기술의 개발과 연관 산업의 육성이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다. 또한 사용 후 해체 전까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적절한 준비도 필요할 것이다.

사용이 끝난 핵연료에 관한 부분 역시 국민들이 무척이나 궁금해 하면서 그 처리에 관해선 항상 의문 부호를 가지는 사항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사용후 핵연료는 폐기물인 동시에 우리에게 소중한 자원이다. 그 안에는 원자력발전소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플루토늄과, 고속증식로에서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는 우라늄238이 다량 존재하고 있다. 물론 현재 중요 핵물질로 취급되는 플루토늄 때문에 국제 규약에 의해 사용후 핵연료를 자의적으로 처리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우리 나라 만이 아니라, 세계 인류 전체의 중요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위한 연구는 국제적인 협력과 신뢰 아래 전 세계가 공개적이고, 상호 협력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으로는 사용후 핵연료의 재 사용이 어느 기간 동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를 저장하거나, 영구 처분하여야 하며 이 경우를 대비한 충분한 기술 개발과 비용의 적립 또한 지금 시점에서 확실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원자력발전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동안의 안전뿐만 아니라, 사용이 끝난 발전소와 핵연료가 안전하게 관리될 것이라는 확신을 국민들이 잘 인식할 수 있기 위해서 준비해야할 것은 다음의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관련 법령들을 잘 정비하여 법과 규정을 따라 국민의 안전과 깨끗한 환경이 보장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둘째, 이에 필요한 기술 개발이 적절한 시기에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획하고 실행되어야 하며, 이를 근거로 필요한 인력 양성 및 관련 산업의 육성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 이 분야의 산업은 전세계 시장 역시 앞으로 많은 수요가 예상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조금 더 서두른다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 우리에게 또 하나의 유망한 수출 산업이 될 가능성도 높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합리적으로 예측하여 필요한 비용을 지금의 전기 요금에 충분히 반영해 미래의 후손들에게 어떠한 부담도 주지 않음을 명확히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부분이 미리 준비되고,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확신을 국민들에게 줄 수 있어야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고리 1호기 고장 등으로 인해 신뢰가 떨어진 원자력이 국민들에게 지속 가능하며 안전한 에너지로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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