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지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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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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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 한국지열협회 회장

 
열이 많고 더위에 취약한 내게 올 여름의 폭염은 왜 이리 적응이 안 되고 고약한지……. 살을 빼야 하나, 피서를 가야 하나 하다가 공사 현장이나 농촌에서 일 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허허 웃으며 땀을 닦곤 하였는데 온 국민이 비슷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가뜩이나 더운데 열 이야기를 하게 되어 독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지구열의 이용방법에 따라 차가워지기도 하니 꼭 더운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연일 폭염에 전기사용 피크는 상한가를 치고 위험 수준을 넘나드는 한국전력 상황실 그래프를 보면서 지열발전과 관련된 일로 몇 년 전 뉴질랜드를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8월경이었는데 그곳 날씨는 우리나라와 반대로 겨울에 해당하며 기온은 13℃ ~ 1℃정도가 된다.

추운 날씨로 인해 연중 전기 사용량이 가장 많을 시기였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전력피크 위험 방송이 TV자막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었다. 방송 시작 1시간이 지났을 무렵 전기 사용량이 피크치에서 20% 이상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묵고 있던 호텔에서도, 가정에서도 스스로 히터 전기 코드를 빼버리는 것을 보면서 이 사람들은 참 협조적이고 순진한 국민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뉴질랜드는 지열의 이용률이 매우 높은 나라이다. 지중으로 약 2km 아래에 수백도의 높은 지중온도를 이용하여 전기생산을 하는데 40% 이상이 지열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뉴질랜드와 비슷한 지역(주로 환태평양지역)에서 지열발전산업이 많이 발달되어 왔고 100여년 전부터 이용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표면에서 지구 내부로 약 6000km(지구 반지름 6371km)를 들어가면 지구 핵(core)과 맨탈(mantle)에서 끊임없는 동위원소 붕괴로 6000℃가 넘는 열이 지구 표면으로 열을 전달한다. 인간은 굉장히 뜨거운 온돌 위에서 사는 셈인 것이다.

대륙판들은 쉼 없이 움직이고 판과 판 사이의 약한 부분에서 열이 흘러 화산이 분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지역의 온도는 몇 km만 내려가도 수백도로 높기 때문에 약 2km가량 천공을 하면 지하수가 곧바로 스팀으로 변하고 이것을 곧바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뜨거운 지열은 이렇게 발전 뿐만 아니라 열이 필요한 용도에 따라 효율적으로 이용하게 된다.

지열은 지하를 구성하는 토양, 암반 및 지하수가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 자원이라 규정되고 있다. 지구열은 두 가지 형태인데 500m에서 수km에 부존하는 심부지열과 지표에서 500m까지 지하수를 포함한 천부지열로 나뉜다.

국내 천부 지열은 약 15~20℃유지되는데 난방과 냉방에 필요한 온도를 만들기 위해 히트펌프를 사용하여 냉난방에 필요한 온도로 변화시켜 건물 냉난방에 이용하게 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는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방법은 현존하는 건물의 냉난방 기술 중에서 에너지 소비가 적고 환경 친화친화적이며 비용효과가 가장 높은 시스템”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구열에 영향을 미치는 열 중 하나는 태양열이다. 태양 복사열은 지구에 1ppm만 저장되는데 열의 양은 3.2×109~3.2×1010W가 된다. 해가 지고 뜨고 여름, 겨울 계절의 변화와 함께 태양은 지구의 지표에 열을 전달하게 되며 지표는 그 열을 저장하게 된다. 지표의 약 20m 아래 부분의 온도는 그 나라 연평균 온도와 비슷하다. 땅의 열전도 속도는 매우 더뎌서 태양복사열이 지표 1m에 영향을 미치는데 약 35일 가량이 소요된다. 여름에 지하수가 차고 겨울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이유는 여름에 강한 복사열의 전달이 겨울 지하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구열의 특징 중 하나는 지속 가능한 열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지구 내부가 차갑게 식어버리는 등의 돌연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계속적으로 생성되는 에너지이다. 그래서 지구열은 11개의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의 열을 가지고 이용할 수 있는 부존자원은 얼마나 될까? 1978년 유럽 전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지표에서 3km에 존재하는 부존 에너지를 이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 양은 2001년 전세계 에너지소비량 420EJ를 기준으로 약 10만년 동안 사용이 가능한 양이다.

대단한 양이며, 그리고 고마운 열이다. 지열의 이용 현황, 산업 등은 다음 지면이 허락되면 독자들께 전달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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