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사람의 힘' 그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다
[기자수첩] '한사람의 힘' 그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2.09.14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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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어떠한 남자의 고백이 포함된 이야기다. 그러니 원치 않은 분들은 읽지 않아도 됨을 먼저 밝힌다. 그리고 에너지 부문에 특화된 우리 신문의 정체성과는 다른 부분에 대해 글을 쓰는 것, 그리고 에너지 분야가 아닌 사안에 대해 의견을 표현하는데 대해서도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한다.

일단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는 흔히 말하는 중산층의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비자발적인 노총각이며, 야동을 봤던 사람이다.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사실이며, 요즘 화제의 중심 가운데 하나인 성범죄 문제의 카테고리에 상당 부분 겹친다. 그래서일까. 필자의 직업 자체가 밖으로 다니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따라서 예전에는 아무 생각없이 눈을 두고 다녔지만 요즘은 왠만하면 고개를 숙이고 다닌다.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싫어서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한편으로는 울컥함이 치밀어오른다. 그러한 부분이 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이유일게다. 내가 잘못한게 무엇인가. 물론 야동을 본게 잘못이고, 그동안 밖을 다니면서 가끔 힐끗 본게 잘못이었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라면…….

이제 본격적으로 말하자면(그러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단죄는 당연한 것이니 여기에서는 논의하지 않기로 한다) 우선 언론보도 행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물론 기자도 언론계에 몸담고 있지만, 속보경쟁속에 피해를 보는 이들이 없을까, 기사를 생산하기전에 기자 스스로 다시 한번 생각해줬으면 한다. 어떠한 이슈가 발생했을때 확대생산에 따른 오류는 없을지, 그리고 결론을 내리면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없을지, 한번 더 고려해줬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앞서 밝힌 기자 스스로의 카테고리가 바로 이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하나의 주제, 특히 범죄분야의 경우 너무 몰입하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흥미롭기도 하고 예방적인 측면에서 다루는 측면도 있겠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음을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정부에서 기다렸다는듯이 대책으로 내세운 불심검문 확대다. 몇년 전까지 기자도 당해봤던 기억이 있다. 그 찝찝했던 기분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내가 이정도밖에 안되나 하는 자괴감과 함께 거친 언행이 나올 뻔 한 걸 겨우 참았었던 기억이 있다. 또한 이같은 현상이 정부와 권력을 감시해야 하는 언론이, 스스로가 원하지는 않았더라도, 자초한 것이 아닌지 안타깝다.

정부 이야기도 하자. 특히 현정부들어 공무원들이 스스로의 이익집단화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기자도 그같은 흔적을 심심치않게 발견하고 있다. 하긴 어느 부서의 장관을 지냈던 정치권 인사는 "관(官)은 치(治)하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니, 2000년대가 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기대했던 기자 스스로의 단견을 자책하게 한다.

기자는 행정학을 전공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기자는 행정학과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부모님의 권유로 진학했다. 하지만 분명 공무원과 가장 밀접한 학과인 그곳을 입학·졸업했다. 따라서 별 흥미는 없게 공부를 했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공무원이라는 직종이 국민을 다스리라는 것이라고는 배운 기억이 없다. 더구나 그같은 발언은 과거 IMF 시절을 불러왔던 폐해중 하나로 지적받았던 '관치금융'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이런저런 생각속에 우연히 20여년전 봤던 'The Power of One'이라는 영화를 다시 보게 됐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예전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여러 부분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데 대해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한 사람의 힘'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됐다. 당당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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