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전력산업의 효율적인 해외사업 운영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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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2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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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 건국대학교 경상학부 교수

 
정부는 한국전력의 독점체제에 따른 비효율을 제거하고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방침하에 지난 2002년 4월 전력산업구조개편을 단행하여 한국전력의 발전부문을 5개의 화력 발전사와 한수원으로 분할하여 경쟁을 도입하였다.

당시 계획에 의하면 2008년까지 배전과 판매부문도 분할하여 민영화를 추진하고, 2009년 이후에는 일반소비자가 전력회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완전경쟁단계로 이행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2004년 배전분할을 전제로 한 도매시장 경쟁의 도입은 가격문제와 공급 안정성 등에서 기대 편익이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예상 위험이 상당하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의 배전분할은 중단되었다.

이후 전력산업구조를 둘러싸고 이해관계자별로 다양한 주장이 나오다가 2010년 7월 KDI는 전력산업의 경쟁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한전-자회사 체제를 유지하되, 자회사도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제시되어 현재 시행되고 있다.

발전회사의 시장형 공기업 지정에 따라 한전과 발전회사가 간접적으로 경쟁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해외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전과 발전회사는 국내 전력산업이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도달하였다는 판단하에 해외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해외시장에서 동반적인 상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서로 경쟁적인 상태로까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경쟁을 통해 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거나 경쟁에 따른 이득이 발생한다면 당연히 경쟁을 장려해야겠지만, 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이득보다 크다면 경쟁이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일반 기업의 경우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다가 실패하면 문을 닫으면 되겠지만, 공기업 특히 발전회사와 같은 에너지 공기업은 투자를 잘못해서 손해가 발생한다하더라도 회사를 정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공적자금을 투자해서라도 회사를 회생시킬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전과 발전회사가 과연 해외사업 진출 능력이 있는지를 여러 측면에서 검토한 후, 동반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경쟁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나을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첫째, 해외 발전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사업 Leading 경험, 대규모 자본조달 역량, 기술능력, 충분한 전문인력 풀이나 사업자 신용도 등이 필요하다. 과연 한전이나 발전회사가 각자 독자적으로 이런 종합적인 능력을 갖추고서 해외 사업에 임하는지 검토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국내에서는 한전과 발전회사를 동등한 시장형 공기업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발전회사를 한전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이기 때문에 한전과 동일체로 간주하고 있다. 만약 동일사업에 모회사와 자회사가 독자적으로 입찰하는 것을 외국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것이냐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같은 어중간한 상태를 없애려면 정부가 나서서 한전과 발전회사의 지배구조를 변경하던지 아니면 사전에 입찰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해외 발전사업은 대규모 자본이 수반되는 장기투자사업이기 때문에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한 사업이다. 따라서 회사가 적절하게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어야 하고, 리스크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만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만약 발전회사가 리스크를 분명하게 관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해외사업에 뛰어들어 실패한다면 발전회사 뿐만 아니라 모회사인 한전 더 나아가서는 국민 모두에게까지 부담을 줄 것이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한전이나 발전회사의 여러 능력을 검토한 후 해외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조정해야 할 것이다. 해외사업 진출에 따른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한전이나 전력그룹사 차원의 해외사업을 조정하던지, 정부가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특정한 기관에 대해 해외사업을 심사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해 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해외시장에서 전력그룹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한전과 발전회사가 회사별 역량을 집중시키고, UAE 원전을 수주한 것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협력해서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이라 생각된다. 어떠한 경우든 전력산업의 효율적인 해외사업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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