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중겸 사장 사의 표명, 고민의 계기 돼야
[기자수첩] 김중겸 사장 사의 표명, 고민의 계기 돼야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2.11.08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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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한지 갓 1년을 넘긴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중겸 사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아직 그 이유가 정확하게 파악되지는 않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부임 이후 지속적으로 정부와 마찰을 빚은데 따른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사장은 200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0조900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한 한전의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을 계속 추진하면서 주관부처인 지식경제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전력거래소와 보정계수 문제를 두고 4조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경부에서는 공문을 보내 중지할 것을 촉구했었다.

일각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4대강과의 연계설도 제기하고 있으나, 이는 아직 확인된 사안이 아닌만큼 섣부른 판단은 유보할 필요가 있다.

기자는 여기에서 다른 것보다 정부와 산하기관, 그리고 산하기관장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짚어보고 싶다.

사실 정부와 김 사장이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정부측은 김 사장 사표건에 대해 외부 압박은 없었다고 밝히고 있으나, 모 고위직 공무원의 경우 김 사장과 임원들을 대상으로 경고성 언질을 수시로 했다는 전언이 적지않다.

한전은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의 대표 공기업이다. 해외에서도 KEPCO라는 브랜드는 쉽게 보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 기관의 장이 사표를 제출했을 때, 정부와의 마찰과 무관하다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기자는 김 사장 부임 이후-경영전반에 대한 공과 판단은 뒤로 하고- 정부에 할 말은 하는 듯한 모습에 흥미를 느꼈다. 그동안의 일방통행적인 모습과는 다른듯한 분위기가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이를 정부측에서도 '왜 그럴까?' 하는 이유를 들어보고 바람직한 전력산업을 위해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했다. 그러나 결론은 '역시나'하는 모습으로 흘러가는 듯하다.

이와 함께 산하기관장 임기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다. 김 사장의 경우 이제 1년이 조금 넘은 상황이다. 이는 이제 업무파악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구조상 산하기관장은 대부분 자신들의 입맛에 맞다고 여기는 사람을 임명했을 터인데, 이를 중간에 경질한다면 자신들의 사람 보는 안목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김 사장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아직은 확정된 바 없다고 하니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우리 모두 이를 계기로 건설적인 고민을 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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