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국감 왜 파행됐나?
가스공사 국감 왜 파행됐나?
  • 박해성 기자
  • phs@energydaily.co.kr
  • 승인 2004.10.06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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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일과시간 넘긴 노조시위가 직접 원인..기강해이 심각" 주장

▲ 국감 시작전 가스공사 노조가 가스공사 본사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과시간이 포함된 가스공사 노조의 피켓 시위가 가스공사 국감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6일 가스공사 국감에 참여한 산업자원위원회 위원들은 가스공사 노조의 피켓 시위가 오전 내내 파행을 겪었던 가스공사 국감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다.

또 오는 20일로 예정됐던 산업단지공단의 일정까지 변경해 가스공사 국감을 하루 더 벌이겠다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가스공사 국감에 대비해 가스공사 노조는 본사 입구는 물론 현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로비까지 양쪽으로 도열해 산자위 위원들을 맞았다.

노조는 국감을 위해 로비로 들어서는 산자위 위원들을 향해 박수를 쳤고 한 노조 관계자는 산자위 위원들에게 노조의 입장이 담긴 서류봉투를 전달했다.

또 일부 노조원들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가스산업의 수급안정과 공공성이 산자부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문제는 오전 9시를 넘겨 일과시간이 포함된 시간에도 이러한 피켓시위를 계속했다는데 있었다.

가스공사 국감에 참석한 산자위 위원들은 에너지 공기업으로서 가스공사가 가져야 할 본분을 망각하고 평균 연봉 5천만원이 넘는 노조원들이 자신들의 배를 불리겠다고 일과시간까지 할애했다며 강력하게 질타했다.

아울러 오강현 사장 등 가스공사 경영진이 이러한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해 국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국정감사를 저해하는 요인을 막지못했다며 오 사장을 강력하게 질타했다.

비공개 회의를 끝낸 오영식 의원과 안경률 의원은 오후 12시 경 기자실을 찾아 파행의 원인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갑작스런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이자리에서 오 의원은 "의원들의 공통된 의견은 가스공사의 준비소홀 등을 심도있게 논의해 국감을 연장키로 했다"면서 "업무시간에 노조간부와 전임자가 노조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감장까지 들어오며 느낀 것은 노조가 지나치게 과도한 행위를 벌여 국감의 분위기를 형성하지 못해 정상적인 국감을 수행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후에 정상적인 국감에 들어간 위원들은 오전의 파행 원인에 대해 오강현 가스공사 사장에게 강력한 책임을 물었다.

이상렬 의원은 "오전 업무시간에 노조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것을 보면서 공기업으로서 가스공사의 태도에 실망했다"면서 위압적 분위기로 국감을 방해하려는 것인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업무시간에 그러한 행위를 펼친 직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오강현 사장을 몰아붙였다.

이 의원은 "기강해이로 오전 국정감사가 파행된 것은 유감"이라며 "가스공사가 공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한데, 국민들의 관심과 걱정에 대해 책임과 인식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다시 말했다.

오영식 의원도 "노조가 기본입장을 주장하고 피력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업무시간에 전 노조가 동원돼 국감의 분위기를 헤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더구나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 조처해 원할한 국정감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준비하고 대처하지 못한 오 사장의 태도가 역시 문제"라고 밝혔다.

안경률 의원도 "국민과 대통령이 위임해 가스공사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가스공사 사장과 임원들이 확실하게 리더 할 수 있는 믿음을 주는 것이 국회의원과 국민에게 심어 주어야 한다"며 "업무파악 안되고 있다는 것은 현재 업무가 제대로 안되고 있고, 참여정부의 혁신의 기조를 전혀 실천하지 못하는 초라한 리더십을 가진 사장이라고 느꼈다"며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갑 의원도 "한전 국감을 통해 발전사의 LNG 직도입 추진과 관련해 어떻게 하면 가스공사를 도와줄 것인가, 직도입을 막아야 겠다고 많은 의원들이 의견을 게진키로 했다"며 "노조의 시위 등에 의한 압력에 의해 반대하는 것으로 비춰질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김태홍 의원도 질의에 앞서 "온 국민이 에너지 문제에 매달려 노심초사 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 아침 국감을 파행으로 몰고 간 노조 시위에 대해 공기업에 운명을 걸고 있는 사항이 안타깝다"고 피력했다.

김 의원은 노조원 일부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입구에서 사람을 망치로 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고 가스공사 직원의 평균 임금이 5천만원인데 실직상태에서 날마다 허덕이고 있는데 일반 서민을 생각해 봤느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임인배 의원도 질의에 앞서 오전 노조의 시위를 비판했다. 임 의원은 "이틀간 국감을 했는데 가스공사의 근무상태가 가장 안 좋다"며 "정당한 노조활동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인정해야 하지만 불법으로 노조활동을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다음 국감가지 시위에 참여한 노조원을 파악해 징계하고 정확한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임 의원은 또 국가정책에 부응 못하면 사표를 내라고 오강현 가스공사 사장에게 요구하자 오 사장은 "그런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마지막 질의에 나선 조승수 의원은 "오늘 노동조합의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면서도 "이일로 노조의 공기업 내부감시자 역할이 부정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가스공사 노조는 7일 '국정감사 파행 운영 관련 노동조합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가스산업의 운명을 논의하는 자리를 눈앞에 두고 노동조합이 선전전과 의견자료를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하지만 산자위원들은 이를 근무시간 중의 업무해태로 치부하고 가스공사의 기강해이와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으로까지 몰고 갔으며, 결국 4시간의 파행 운영에 이르는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졌다"며 "우리의 산업에 대한 중대한 논의를 진행하는데 의견제시를 한 것이 업무해태이고 기강해이라는 것은 과도하고 편파적인 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하지만 노동조합은 이러한 사소한 인식의 차이로 인해 국정감사가 그 본연의 역할을 상실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가스공사가 7일 밝힌 [조합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의 전문이다.

국정감사 파행 운영 관련 노동조합 입장

우리 노동조합은 2004년 국정감사가 그동안 정부의 구조개편 정책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한국의 상황에 맞는 가스산업의 바람직한 대안적 구조를 제시하는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랬습니다. 또한 각 정당마다 이번 국정감사는 고품격국감, 비젼국감, 대안국감, 민생국감, 참여국감, 정책국감 등 과거 국정감사에서 보인 구태를 지양하며 달라진 국회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국정감사에 거는 기대도 컸습니다.

이에 노동조합은 국정감사를 준비하며 가스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정립하고 가스산업의 공공성이 확대되는 새로운 대안적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정치권에서 공론화시키기 위한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몇 주동안 국회를 직접 찾아가 정부의 가스산업 구조개편의 문제점과 경쟁 도입정책의 폐해 등을 지적하였고, 에너지기업의 메이저화, 도입권의 단일화와 설비통합, 국가에너지위원회 신설 등의 노동조합 대안을 중심으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나갔습니다.

이에 많은 산자위원들이 정부 에너지정책의 문제점과 노동조합 대안의 합리성에 대해 인정하였으며, 몇몇 산자위원들은 노동조합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지와 약속을 하는 등 가스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를 촉발시키는 큰 성과를 이루어 냈습니다.

피켓팅과 선전전은 노동조합의 의사표현 방식일 뿐

지난 몇 년간 노동조합은 정부의 구조개편 방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막아왔으며 구조개편의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는 대안 투쟁을 끊임없이 전개해 왔습니다. 가스산업 구조개편은 정치적인 입김이나 정부 정책의 문제가 아닌 바로 우리 자신 삶의 문제이기에 우리 스스로가 주체일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조합은 이러한 조합원들의 의지를 담아 국정감사 당일 오전 9시 30분부터 본사건물 앞에서 ‘직도입 중단, 가스산업 공공성 강화, 구조개악 저지’ 등 노동조합의 요구를 담은 플랜카드와 피켓을 들고 국정감사장으로 들어오는 산자위원들을 박수를 치며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또한 산자위원들이 출입하는 입구에서 LNG 직도입 정책의 폐해와 구조개편 방향에 대한 노동조합의 의견이 담긴 자료를 배포하였습니다. 가스산업의 운명을 논의하는 자리를 눈앞에 두고 노동조합이 선전전과 의견자료를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더욱이 노동조합이 집단의 힘으로 국정감사장을 점거한 것도 아니고, 국정감사 진행에 차질을 빚는 행위를 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산자위원들은 이를 근무시간 중의 업무해태로 치부하고 가스공사의 기강해이와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으로까지 몰고 갔으며, 결국 4시간의 파행 운영에 이르는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우리의 산업에 대한 중대한 논의를 진행하는데 의견제시를 한 것이 업무해태이고 기강해이라는 것은 과도하고 편파적인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국정감사가 다양한 대안의 모색을 위한 장이어야 한다면 노동조합의 의견 표출은 정당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이러한 사소한 인식의 차이로 인해 국정감사가 그 본연의 역할을 상실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습니다.

20일 2차 국정감사에서는 좀더 생산적인 자리가 되길

어제 지켜본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가스산업 구조개편에 의해 국민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등 갖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LNG 직도입 정책의 문제점과 에너지기업의 메이저화 등의 정부의 에너지 전략 재검토의 요구는  노동조합의 대안을 수용한 아주 반길만한 내용들이었습니다.

이에 노동조합은 20일 국회에서 개최되는 2차 국정감사에서는 국가에너지안보를 강화하고 공공성을 확대하는 방향의 가스산업 구조에 대한 새로운 대안과 다양한 방향이 제시되는 좀더 생산적이고 내실 있는 국정감사가 되기를 기대하며, 노동조합 또한 올바른 국정감사의 자리매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04년 10월 7일
한국가스공사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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