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미래 에너지 기술 선점을 위한 핵융합 연구
[특별기고] 미래 에너지 기술 선점을 위한 핵융합 연구
  • 에너지데일리
  • webmaster@energydaily.co.kr
  • 승인 2013.01.02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면 /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사상 유례없는 전력난

올 겨울은 어느 해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에 연일 동절기 전력 수급 문제가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매년 찾아오는 전력 비상사태에 이번 겨울 역시 정부와 국민 모두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인데, 특히 이번 겨울은 우리나라 원전 23기 중 5기가 고장이 나 설계수명 만료 등으로 가동을 멈춘 상태이니 사상 유례없는 전력난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최악의 대규모 정전사태나 전력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전력수급 대책과 함께 전력구조 개선 및 전력수요 관리, 그리고 무엇보다 규제에 의한 것이 아닌 전 국민의 자율적인 절전 참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인 새로운 에너지 동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현재의 전력수급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2.5%에 불과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투자 확대를 통해 2030년대까지 11%로 늘릴 예정이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에서 2035년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30%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수치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목표치이다.

궁극적인 대용량 녹색에너지

이와 더불어 신재생에너지의 비중 한계를 채워줄 수 있는 미래 대용량 에너지원의 개발이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늘어가는 전력수요를 채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대표적인 미래 에너지원이 핵융합에너지이다.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핵융합에너지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금세기 중반까지 핵융합 기술 개발을 통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이룰 중장기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상용화까지 아직 20여년 이상 연구가 지속되어야 하지만 근본적인 녹색에너지원으로 꼽을 수 있어 미래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의 확대와 함께 반드시 지속해나가야 하는 분야이다.

핵융합은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로, 이를 지구에서 구현하여 인류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이다. 바닷물에서 추출하는 중수소와 흔한 자원인 리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삼중수소를 원료로 하는 핵융합발전은 신재생에너지보다 훨씬 고밀도 대용량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며, 이산화탄소의 배출이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발생이 없는 친환경적 에너지이자 연료가 풍부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기존 에너지원의 한계를 뛰어넘는 궁극적인 녹색에너지로 기대되고 있다.

‘ITER’, 그리고 우리의 위상

1950년대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핵융합연구는 기초연구단계를 지나면서, 1990년대 EU와 일본의 핵융합연구장치에서 핵융합에너지 방출에 성공함에 따라 급속히 발전해왔다. 이후 세계 핵융합 연구계는 핵융합에너지 실용화 가능성을 기술적·공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선진 7개국이 국제 공동으로 ‘ITER(이터)’라 불리우는 핵융합실험로를 건설을 추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비교적 뒤늦게 핵융합 연구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1995년 '국가 핵융합 연구개발 기본계획'의 일환으로 태동하게 된 KSTAR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당시 소규모로 진행되어 온 국내 핵융합연구 수준을 단숨에 도약시키기 위한 정부의 '중간진입전략'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후 약 12년만인 2007년 세계적 수준의 초전도핵융합장치인 ‘KSTAR’의 개발에 성공한 후 매년 세계를 놀라게 하는 빠른 연구 성과 달성을 보여주면서 핵융합 연구 리더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현재 KSTAR는 세계 유일한 신소재 초전도 핵융합 장치로 ITER가 운전을 시작하기 이전까지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에 기여할 중요 연구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KSTAR의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핵융합상용화를 위해 해결하여야 하는 난제 해결에 의미있는 성과들을 달성하며 향후 ITER 등 미래 핵융합로의 운영에 가장 큰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STAR를 ITER의 사전 실험 장치이자 국제 공동연구장치로 운영하면서 우리나라가 핵융합 선구자로서 2040년대 핵융합에너지 자립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기반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핵융합분야의 국제적 위상은 미국, EU,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ITER 사업 참여를 통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ER 사업은 지난 40년간 세계 핵융합실험 장치들이 이루어 낸 실험결과들을 종합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공학적으로 점검하는 것으로, 이후 실증로를 거쳐 상용화 발전에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ITER 참여를 통해 핵융합 선진국들이 20년간 축적한 핵융합로 공학적 설계기술을 습득·도입할 뿐 아니라 ITER 조달품목 납품을 통한 핵융합로 제작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미래 시장 선점 위한 중요한 시점

현재 우리나라는 핵융합 에너지를 세계에서 최초로 상용화 하는데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초전도 핵융합 장치 KSTAR를 보유하고 있으며,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국제 공동 프로젝트인 ITER의 참여국으로 세계 핵융합 연구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또한  KSTAR는 기대이상의 성능을 보여주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어 국제 핵융합 공동연구 장치로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KSTAR를 비롯한 국내 핵융합 기술이 인정받게 됨에 따라 주요 선진국들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ITER 회원국 사이에서도 리더로 자리잡게 되었다. 비록 선진국보다 수십년 늦게 핵융합 연구를 시작하였지만, 단시간에 기술을 따라잡으며 핵융합 선도국으로 떠오른 우리나라가 이제 세계 최초의 핵융합 발전 달성 국가가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통해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에 있는 가운데, 핵융합 원천기술의 조기 확보하고 핵융합 상용화를 이루기 위한 체계적인 정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기술도입을 통해 원자력발전 보유국이 되었지만, 핵융합은 적극적인 국내 연구와 국제 공동개발 참여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면 우리나라가 제일 먼저 상용화하고 세계 시장도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식에너지 시대로 변화하는 21세기에 궁극적인 녹색에너지인 핵융합에너지의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가 진정한 에너지 수출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