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리더] "BPM 중점 추진중… 혁신 확대·재생산해낼 것"
[혁신리더] "BPM 중점 추진중… 혁신 확대·재생산해낼 것"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3.01.02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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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비리 원인은 소통 부재, 안전성은 국민의 눈에서
제도개선 마무리 후 조직문화 혁신 위한 의식개혁 추진

전영택 / 한국수력원자력 경영혁신실장


정부에서 전력거래소, 그리고 지난해 외부공모를 통해 한국수력원자력에 몸담은 전영택 경영혁신실장.
국민들로부터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한수원이 지난해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전부문에 걸친 혁신이다. 따라서 전영택 실장은 향후 한수원이 어떻게 국민들의 의식에 자리잡을지, 그 방향타를 설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인사인 것이다.
전 실장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수원이 성공적인 원전 운영자라고 믿었으나, 여러 사건을 통해 전반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의 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전 실장은 이어 "원전의 안전성은 기술적 안전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이 돼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원전의 안전성은 한수원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영택 실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한국수력원자력 경영혁신실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 원전 사업은 그 무엇보다 안전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은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인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땅에 떨어진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찾기 위해서는 뼈아픈 자성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거듭나는 자기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경영혁신실은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고 대대적인 의식개혁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현재 경영혁신실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업무는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의 도입이다.

BPM은 주요 업무의 현재 프로세스를 진단해서 표준화·최적화하고, 전산시스템을 통해 업무의 진행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가시화해서 업무처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업무프로세스 혁신기법이다.

BPM이 도입되면 업무담당자에게 업무처리에 필요한 각종 규정과 지식이 실시간으로 제공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업무의 진행상황을 항상 점검할 수 있다. 따라서 문제의 소지를 미리 예방할 수 있고, 각종 보고업무가 불필요해져서 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업무프로세스에 대한 자동적인 분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합리한 부분을 미리 찾아내 개선해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BPM은 그야말로 혁신을 확대·재생산하는 혁신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 실장님은 외부인사 공모를 통해 한수원에 몸담은 인사 중 한명이다. 한수원 외부에서 볼 때와 내부에 들어와서 볼 때의 차이점은.

▲ 고리 1호기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한수원은 그야말로 성공한 원전 운영자였다. 원전 이용률과 호기당 고장정지 건수가 세계적 수준이었다. 국민들은 한수원의 원전 운영능력을 믿었고 저 역시 그랬다.

한수원에 들어온지 3개월이 지났다. 고리 1호기 사건과 납품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만 해도 이러한 비리가 국부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말해주듯이 한수원이 전반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같은 문제의 근저에는 제도적인 문제와 사람, 즉 의식의 문제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소통의 부족이었다고 생각한다.

소통은 단순한 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해결방향에 대한 생각을 모으고, 전직원의 힘을 한 방향으로 결집하는 진정한 대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며 서로의 공통분모를 뽑아내는 노력이 소통이다.

조직에 있어서 소통은 인체의 핏줄과 같다. 핏줄이 막히면 그 부분의 살이 썩듯이 소통이 안되는 조직 역시 반목, 갈등, 의욕 상실, 도덕적 해이와 같은 병리현상을 낳게 된다고 생각한다. 김균섭 사장님께서도 소통을 안전, 청렴, 혁신과 함께 4대 경영방침으로 정하셨다.

 
- 일각에서는 한수원에 대해 ‘원자력 마피아’라고까지 칭하면서 한수원의 폐쇄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지난해에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실시한 조직문화 진단에서도 한수원 내부의 문제점으로 ‘지나친 기술적 자신감’과 ‘폐쇄성’이 거론된 바 있다.

원자력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수한 분야이다 보니 내부적으로는 원자력직군 중심으로 경영이 이루어지고, 외부적으로는 ‘잘 모르면서 괜히 문제를 제기한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보니 정보 공개를 꺼리게 되고, 공개하는 자료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고…. 그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원전의 안전성은 기술적 안전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이 돼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전의 안전성은 한수원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판단한다는 의식의 전환, 국민들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한수원에서 경영혁신실을 만들고 경영혁신실장을 외부에 공모한 것도 그런 취지라고 이해하고 있다.

-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초 조직 및 구매 등의 분야에서 대대적인 개편방향을 밝힌 바 있다. 이 방안의 의미는 무엇인지.

▲ 앞서 말씀드린대로 경영혁신은 제도적인 측면과 의식 측면의 두 가지 방향에서 추진돼야 한다. 지금 한수원에서는 1단계로 인사, 구매, 평가 등 각종 제도들을 재점검해서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일을 먼저 추진하고 있다. 잘못된 제도의 개선은 더 이상 비윤리적인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해 혁신에 대한 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발생한 비리의 근원지인 자재구매의 경우에는, 예상할 수 있는 모든 비리의 유형을 하나하나 분석해서 원천적으로 그 가능성을 막을 수 있도록 조직, 업무프로세스 개선, BPM 구축을 포함한 종합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제도 개선에 이어 2단계로는 의식 개혁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각 부서별로 의식개혁을 이끌고 갈 변화선도그룹을 선발하고, 'Let's Talk & Change Meeting'의 날을 정해서 소통과 변화의 길을 열어가려 한다. 그리고 'Back to the Basic'이라는 모토 하에 팀단위까지 과거의 업무행태를 자성하고, 경영방침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목표와 실천계획을 수립하는 핵심가치 내재화 운동을 전개해, 직원들의 주인의식과 근무열정을 고취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원자력교육원에서는 지금까지 직무교육 위주로 시행해온 사내교육체계를 개선해서 청렴·인성교육과 리더쉽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교육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2월에 이러한 제도 개선과 의식 개혁, 청렴·인성·리더쉽교육 강화를 포함하는 조직문화 혁신계획을 설명드렸던 것이다.

- 한수원을 둘러싼 각종 비리와 사건으로 국민들의 원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

▲ 무엇보다도 먼저 불미스러운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한수원의 체질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원전 운영을 한수원에게 맡길 수 있도록 깨끗하고 정직한 한수원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 그리고 지역주민들과의 열린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한수원에서는 민간환경감시기구의 활동 지원, 지역청책위원회 구성과 같은 여러 대책을 마련해서 추진하고 있고, 좀더 지역에 다가가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들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는 일은 오로지 한수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 현실여건상 원전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대다수 국민들께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한수원이 자기혁신과 진지한 소통에 적극 노력해간다면 머지않아 국민들의 믿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2013년도 업무계획과 국민들게 부탁드릴 말씀이 있다면.

▲ 현재 경영혁신실에서는 자재구매 등 제도 개선과 BPM 도입을 위한 업무프로세스 진단에 주력하고 있다.

새해에는 3월말까지 자재 구매관리, 발전소 정비, 품질관리, 건설관리 등 4개 주요업무를 대상으로 BPM을 구축하고, 4월부터는 전사 업무로 BPM 구축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한 조속한 시일 내에 각종 제도개선을 마무리하고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의식개혁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경영혁신의 강력한 추진을 위해 사장님을 위원장으로 하는 경영혁신위원회를 이미 구성했으며, 앞으로 혁신과제들의 이행도와 개선도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측정해서 그 성과가 조기에 가시화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들께는 한수원의 불미스러운 일과, 추운 겨울에 전기사용에 어려움을 끼쳐드린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뼈아프게 자성하고 탈바꿈하는 한수원의 모습을 질타와 더불어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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