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5의 에너지’를 만드는 ‘사람’
[기자수첩]‘제5의 에너지’를 만드는 ‘사람’
  • 김규훈 기자
  • kghzang@energydaily.co.kr
  • 승인 2013.01.11 1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0일 정부가 실시한 ‘2013년 겨울철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 결과 총 773만kW의 전력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훈련은 지난해 6월 최초로 실시된 여름철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의 절감 실적인 548만kW를 200만kW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정부는 국가적인 전력수급 위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전국민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산업체가 421만kW, 상가·사무실이 208만kW, 가정이 34만kW를 감축하는 등 전력소비자들이 골고루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고 이와 함께 순환단전 예고 SMS 발송(18만통)을 비롯해 아파트·승강기·병원·지하철에서 시행된 단전훈련도 차질없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절전, 내복입기 등 하루에도 몇 번씩 보고 듣는 말이 ‘전기 아껴 쓰기’일 것이다. 올 겨울들어 영하 10도가 넘는 날이 수두룩했고 이같은 날씨 때문에 폭발적인 전열기 등의 사용으로 전력수급 상황이 아슬아슬한 상황도 여러차례 발생했었다.

그러지 않아도 겨울철에는 항상 전력수급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번 겨울에는 날씨까지 도와주시니(?) 관계자들은 '피가 마른다'는 말을 실감했을지도 모른다. 아직 겨울은 안 끝났지만 다행히 별 큰일 없이 아직까지는 잘 견디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 발맞춰 정부도 에너지사용에 대한 강력 조치에 나서 더욱 강력한 에너지절감을 유도하고 있다.

에너지사용 제한조치 주요내용을 보면 계약전력이 100~3000kW사이인 6만5000여개소의 전기다소비 건물과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2000석유환산톤(TOE) 이상인 476개 에너지다소비건물은 겨울철 난방온도를 건강온도인 20℃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특히 1만9000개소의 공공기관은 실내온도를 18℃제한하고 개인전열기 사용이 금지된다.

또한 난방기를 가동한 채 출입문을 열어 놓고 영업하는 행위가 금지되며 오후 피크시간대인 5시∼7시에는 네온사인 사용도 제한된다.

에너지사용 제한조치를 위반하거나 대규모 전기사용자가 전력사용 제한조치를 위반할 경우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아울러 예비전력이 400만kW 이하로 떨어질 경우 오전 10시∼12시에 1만9000개소의 공공기관과 476개소의 에너지다소비건물은 난방기를 순차로 운휴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계약전력이 3000kW 이상인 6000여 수용가는 피크시간대 전기사용량을 작년 12월 사용량 대비 3~10%까지 의무적으로 줄여야한다.

또 각 공기관들도 시민들을 대상으로 거리로 나가 정부의 정책과 에너지절감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등 저마다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기업과 대형건물 등에서 이같은 실내온도 제한 권고사항을 잘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 지난해 보다는 월등히 좋아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는 에너지절감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행동이 만들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또 지난주에는 지식경제부의 ‘국민발전소 건설주간 선언’과 함께 서비스업계와 산업계 등이 한자리에 모여 에너지절감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전력수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비스업계와 산업계의 자율적인 절전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하면서 “각 업계의 ‘에너지절약’ 동참은 범국민 절전분위기 확산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업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더욱 두텁게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절감’은 불, 석유, 원자력, 신재생에너지에 이은 ‘제5의 에너지’라고 한다.

지난 1997년 뤽 베송 감독이 만든 ‘제5원소’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는 불, 물, 바람, 흙의 4원소와 가장 중요한 ‘제5원소’로 위기에 닥친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의 타이틀이자 가장 중요하다고 나오는 ‘제5원소’는 여 주인공의 역할로 쉽게 말해 ‘사람’이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기존의 4가지 에너지와 함께 ‘제5의 에너지’인 ‘에너지 절감’ 역시 영화 ‘제5원소’에서처럼 ‘사람’인 것이다.

어디서 캐고 만들어서 나오는 에너지가 아닌 사람이 만드는 에너지, 인간의 의지로 만드는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전력 고립국’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전기가 없으면 어디서 끌어다 쓸데도 없다는 말이다. 우리가 먹을것을 우리가 만들고 아껴서 잘 먹고 살아야 한다. 그만큼 ‘아껴쓰자’라는 말이 중요한 의미로 와 닿은 요즘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국민들의 관심과 호응 없이는 힘든 일이다. ‘제5의 에너지’로 위기에 닥친 지구도 지구지만 일단 위기에 닥친 겨울철 전력 수급문제를 구하고 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