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에너지와 환경, 그리고 국가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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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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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환 / POSTECH 첨단원자력공학부 교수

 
부조리한 금융 시스템, 인구의 급격한 증가. 사람들은 지금 전 세계가 처한 경제 위기에 대한 원인을 이와 같은 다양한 곳에서 찾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화석연료를 근간으로 구축된 산업인프라가 맞이한 한계가 이런 경제 위기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 있게 들린다. 또 이런 결과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기후 변화와 앞으로 닥쳐 올 생태계의 심각한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우리는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셰일가스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석유와 석탄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셰일가스를 포함한 화석 연료에 의한 환경 파괴, 세계 경제의 회복과 중국과 인도 등의 산업화에 의한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향후 에너지에 대한 전망은 결코 희망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세계 인구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지구 곳곳에서 지금도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우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인류가 지금 만큼의 풍요로움이라도 유지하기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은 이미 부족한 상태이며, 그나마도 심각하게 자연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의 인류가 함께 번영하기 위해서는 확보된 에너지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적재 적소에 사용해야 할 뿐 아니라 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에너지 공급 방안을 강구해야만 한다.

이번 겨울 우리는 ‘모스크바 보다 서울이 더 기온이 낮다’는 기록적인 한파를 맞으면서 전기사용량 급증과 전력수급의 부족으로 인하여 많은 불편을 경험했다. 이와 관련한 최근의 여론이나 관련부처 등에서 거론되고 있는 장기전원개발계획을 보면 경제성과 친환경적인 측면보다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더욱 중시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필요한 정책이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본다면 반드시 재고되어야만 한다.

한 국가의 에너지 정책은 국가 경쟁력이며, 미래 경제 성장과 복지의 근간이 되는 기본 정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산업 발전에는 에너지의 타당한 가격과 안정적인 수급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가격 경쟁력 있는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며, 친환경 에너지 정책 수립 여부 또한 탄소배출권 의무대상국 지정이 가까운 현 시점에서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비단 탄소배출권을 들지 않더라도,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친환경 에너지 정책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에너지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무엇보다도 강조되어야 할 것은 산업과 개인의 에너지 사용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장하면서, 기후 변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 구조를 형성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화석 연료,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원자력 에너지 등에 대한 각각의 장단점이 가감 없이 충분히 논의되어야 한다. 또 단순히 그 개념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각 에너지의 신기술 개발에 대한 전망 역시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평가, 반영해야만 한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단기간의 어려움이나 불편함을 해소하는 차원이 아니라 새롭게 개발되는 기술의 실효성까지 충분히 고려한, 최소 향후 10년 이상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근시안적이고 임시변통에 불과한 에너지정책으로는 끊임없이 지금과 같은 에너지 수급 문제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계획은 에너지 정책으로 흔들리고 있는 국가 경쟁력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 기존의 화석 연료,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원자력에너지 등에 대한 적극적이고 꾸준한 연구 개발 역시 중요한 사안이다. 국내 에너지 공급 체계의 효과적인 구성은 물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함으로써 에너지 산업이 수출산업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에너지 절약에 관한 연구개발과 상용화 역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위한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적절하고 효과적인 에너지 확보라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한다. 그러나 그 각론을 논의하기 시작하면 향후 에너지 소요 전망에서부터 에너지원 구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도 상이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수많은 의견들의 홍수 속에서 어떤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야 할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에너지를 책임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라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에 안전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방안을 구상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후와 생태계 변화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에너지 공급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세울 에너지 정책의 수혜자이자 당사자는 우리 세대가 아닌 우리의 후손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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