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허경구 / 한국전력(KEPCO) 해외사업본부장
"성과·소통·융합으로 글로벌 무대 기초 다진다"
[인터뷰]허경구 / 한국전력(KEPCO) 해외사업본부장
"성과·소통·융합으로 글로벌 무대 기초 다진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3.05.06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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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 수주경쟁력 강화 & 차별화·맞춤형 전략'
해당국가·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동반관계 구축

과거 일각에서는 한국전력의 해외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한전이 왜 해외사업을 해야하느냐는 비판적인 물음이었다. 그러나 몇년사이 그같은 부정적인 시각인 크게 축소됐다. 국내 전력산업의 성장이 둔화되고 해외사업의 기반이 확산되면서, 한전의 브랜드 가치와 경험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가 힘을 얻게 된 것이다.
허경구 한전 해외사업본부장은 지난 연말 부임했다. 허 본부장은 한전에 입사한 이후 뉴욕사무소 부장, 해외사업처 부처장, 해외사업전략실장, 아주사업처장 등을 역임했다. 한전내 손꼽히는 해외사업 전문가라는 평가다.
허 본부장은 "한전의 현재까지 해외사업은 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였다"면서 "이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본부장님은 한국전력 내에서도 손꼽히는 해외사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한전 해외사업본부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실 생각이신지.

▲ 1995년 이후 시작된 KEPCO의 해외사업은 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였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그동안 축적된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중요한 기로에서 해외사업본부장의 역할을 맡게 돼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지난 한 해 해외사업본부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조직을 바라보고 생각했던 것들을 실천에 옮기고자 한다.
조직운영의 첫 번째 원칙은 ‘성과(Performance)로 말하자’를 꼽겠다. 치열한 수주경쟁에서 2등은 패배와 다름없기에 직원들에게 승부근성을 가진 프로페셔널이 돼 승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할 수 없는 이유’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긍정적인 마인드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꼭 해야만 하는 이유’ 한 가지를 찾아 성과를 창출하는 조직으로 만들고자 한다.
두 번째는 ‘소통과 융합’이다. 해외사업은 개개인이 아니라 KEPCO라는 한 팀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치열한 수주경쟁에서는 무엇보다 내부구성원 간의 자유롭고 편안한 소통으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최고’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소통은 저절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시야에만 갇히지 말고, 서로의 영역을 이해하고 융합해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자 한다.

- 일각에서는 지난해 한전의 해외사업이 주춤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한전의 바람직한 해외사업 추진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요 국가의 입찰프로젝트가 지연 혹은 취소되는 등 전반적으로 해외 비즈니스 기회가 축소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한 해 KEPCO의 해외사업 확대 노력은 올해 베트남 석탄화력사업(1200MW), 요르단 풍력사업(90MW) 수주라는 결실을 맺었다. 이밖에 중동·동남아·중남미 등 세계 전 지역에 걸쳐 사업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공익성이 강조되는 국내사업과는 달리 해외사업은 철저히 수익성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해외사업은 일반적으로 막대한 자금과 20년이상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최초 투자 의사결정시부터 체계적으로 수익성을 분석하고, 리스크를 관리해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또한 운영중인 사업도 주기적인 수익성 재평가를 통해 사업구조를 내실화해야 한다.
그리고 KEPCO는 국내 대표 공기업으로써 해외사업에서도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경영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국내 건설사 및 중소 기자재 업체 등이 동반진출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에 수주한 베트남 사업은 그 모범적 사례로, KEPCO와 두산중공업 및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시너지를 발휘, 약 12억달러의 국내 경제효과와 함께 연간 최대 3000여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해외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력양성 및 확보도 중요하다. 이를 위한 전략은.

▲ KEPCO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000여명 이상의 인재 Pool을 구축하고 집중적 교육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사업에서 일하던 직원 중 우수인력을 해외사업 분야로 이동시키기 위한 '해외사업 기본과정' 교육을 통해 어학능력 향상 등을 지원해 인적자원의 폭을 넓히고 있다. 또한 기존 해외부서 직원을 대상으로는 심화된 '직무역량 강화과정'을 실시, 실무인력의 업무능력을 배양하는 등 수요자별 맞춤형 인적자원관리를 시행해나가고 있다.
또한 해외사업전문가 과정(해외사업 및 신성장 동력분야에 즉시 투입 가능한 전문인력 육성), 해외사업전략지역 현지화 과정(전략목표지역 언어·시장에 능통한 전문인력육성), KINGS(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원자력발전 전문인력육성) 등의 외부 위탁교육을 통해 앞으로 KEPCO의 해외사업을 이끌 글로벌 미래인재를 확보해가고 있다.
이와 함께 법률, 국제계약, 금융, 기술 등 전문분야에서 외부 우수인력을 채용해 약점 보완 및 조직문화의 변화를 도모하고, 성과창출 기여자에 대한 보상강화 등 우수인재 확보를 위한 우대정책을 마련해가고 있다.

- 한전의 해외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방안은 무엇인지.

▲ 앞으로 KEPCO는 2020년까지 해외사업의 지속적 확대를 통해 국내 전력산업 성장둔화에 대응하고, 한전의 브랜드 가치와 그동안 쌓아온 국내 및 해외사업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활용해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할 비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화력, 원자력, 신재생, 자원 및 송배전 사업을 5대 축으로, 주력사업 전반의 수주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맞춤형 진출전략을 통해 세계 전력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계획입니다.
우선 화력발전에서는 기존 IPP 중심에서 ROMM, EPCM 및 IWPP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저평가된 해외 발전설비의 전략적 M&A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남아공·사우디 등에서 제2의 원전수주를 달성하고, 신재생 전원의 단계별 시장진입전략을 마련해 향후 신재생 시장 성장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자원개발분야에서는 물량확보 위주에서 수익성을 강화하는 질적성장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자원트레이딩 사업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규 전략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 한전이 지난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면서 해외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적지않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극복해 나가고 있는지.

▲ 최근 5개년간의 적자는 KEPCO가 해외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장애요소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국제입찰은 사전적격심사(PQ)를 통해 본 입찰에 앞서 참여사의 재무능력 등을 심사해 부적격자의 입찰자격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또한 PQ 통과 이후에도 KEPCO의 적자 누적은 금융기관의 대출심사단계에서 ‘재무능력 및 신용도’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해 금융비용이 증가하는 등 입찰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KEPCO는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발주처를 대상으로 사전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재무능력 평가기준 완화를 위한 수차례의 협상과정을 통해 국내 전기요금 규제와 관련된 KEPCO의 특수상황을 설명하고, 우수한 국제신용등급 등 기타 재무적 건전성을 부각시켜 사전적격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발주처를 설득하고 있다. 또한 외국 파트너사와 전략적 컨소시엄 구성으로 경쟁력있는 금융조건을 만드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 해외사업본부장으로서 재임 기간 동안 바람을 피력해주신다면.

▲ 먼저 글로벌 무대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KEPCO의 발걸음에 그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고 싶다. 물론 계량화된 실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해외사업을 확대시킬 수 있는 추진기반을 정착시키고 싶다. 이를테면 선배의 지식과 경험이 후배에게 이어지는 문화, 과거의 실패가 오늘의 성공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업무프로세스, 구성원이 수평적인 협력관계에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맹목적으로 KEPCO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해당국가 및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동반자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 협상과정에서는 상호 이익을 위해 한걸음씩 양보하고, 책임감 있는 사업수행과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으로 KEPCO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장기적으로 보다 큰 협력의 장을 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당부말씀이 있으시다면.

▲지난 시간 KEPCO는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사랑으로 대한민국 전력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KEPCO는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께 보다 높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답을 찾아가고 있다. 글로벌 Top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세계 전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KEPCO의 새로운 도전에 국민여러분께서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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