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길수 /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
[기고]장길수 /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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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0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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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DC 시스템 최적 활용을 위한 제언

"송전망의 확충이 어려워지면서 경제적인 건설 보다는 적기 준공이 더 중요한 현 상황의 문제점이 더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엽적인 해결 방안으로서의 HVDC 시스템 적용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서의 HVDC 시스템 적용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 송전선로, 불확실한 현실

우리나라 전력시스템은 다른 나라와의 전력망 연계가 없고, 발전 지역과 대규모 부하지역이 원거리에 위치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작은 국토 면적을 고려할 경우 장거리 송전선로를 가진 큰 규모의 단일 시스템이다.

이러한 특성은 큰 예비력의 확보, 안정도 문제 등 여러 운영상의 어려움을 유발하고 있으며, 신뢰도 향상을 위해 루프화된 송전망은 고장 전류를 크게 하여 수도권 부하 증가에 따른 추가 송전선로 건설에 대한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대규모 화력발전 단지들의 추가 건설이 예정된 상황에서 민원 등으로 인해 계획된 송전선로의 적기 준공마저 불확실한 현실은 송전망 계획을 더욱 어렵게 하여 전력시스템의 안정 운영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송전망에 FACTS(Flexible AC Transmission System)와 HVDC(High Voltage DC) 시스템을 도입하는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 H/W 개발 집중 '재고돼야'

고전압 변환설비 등으로 구성된 FACTS와 HVDC 시스템 중 HVDC 시스템은 한국전력이 알스톰사와 Joint Venture를 만들어 국산화 중이며, LS산전과 효성에서도 기술개발 중이다. 현 단계에서는 HVDC 변환 설비 등 주요 H/W의 국산화에 큰 노력을 쏟고 있으며, 국산화되면 우리나라 전력시스템에서 활용 가능할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류에 기반한 전력시스템에서의 일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전자 설비의 도입이 필수적이지만, 각각의 목적에 따라 FACTS와 HVDC 시스템을 다수 설치할 경우 의도한 목적들의 달성이 어렵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전기회로 법칙에 따라 자동으로 전류 즉 전력이 배분되는 교류 선로와 달리 제어 가능한 HVDC 시스템은 어떻게 제어하는가에 따라 그 효과가 결정된다. 자동차로 예를 들면, 운전을 잘 하는 사람이 수동 기어를 쓰면 효율적인 운전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자동 운전이 더 나을 수도 있게 된다.

제어 가능한 설비들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하고, 이러한 검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해당 인력을 키우는 것이 H/W의 국산화만큼 중요한 당면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전력 분야의 대형 과제들이 H/W 개발에 집중되는 현실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 근본적 해결방안으로서의 HVDC

▲ LS산전의 HVDC 시스템
     
 
또한 송전망의 확충이 어려워지면서 경제적인 건설 보다는 적기 준공이 더 중요한 현 상황의 문제점이 더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엽적인 해결 방안으로서의 HVDC 시스템 적용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서의 HVDC 시스템 적용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바다를 통해 우리나라를 아우르는 대용량 해저 직류 송전망의 건설은 그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비용 부담은 크지만 민원을 고려할 때 건설이 가능한 방안이며, 직류시스템이기 때문에 수도권 연계 시 고장 용량 증가도 없는 송전용량 증대 방안이 된다.

현재 RPS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되는 대규모 해상풍력단지의 전력망 접속점 연계가 풍력 사업자에게 큰 부담이 되는 현실 하에서 해저의 대용량 직류 송전망은 해상 풍력단지의 전력망 연계를 용이하게 하여 이러한 부담을 덜게 한다. 적용될 HVDC 시스템의 적정 용량과 타입을 포함한 해저 송전망 설계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래 전력시스템의 모양이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현재처럼 단일 주파수로 운영되는 전력시스템은 아닐 것이라 여겨진다.

▲ LS전선의 해저케이블
▲ 큰 개념의 신 전력시스템

필자는 예전 전압의 품질에 대해 물을 예를 들며 정수된 물과 그냥 수돗물의 용도가 다르듯이 좋은 전압 품질이 요구되는 곳에만 추가적인 보상을 통해 고품질 전압 유지를 한다면 더 효율적인 전력시스템 운영이 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이는 주파수에 대해서도 같은 개념이 적용 가능하다.

단일 전력시스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HVDC 등을 이용한 비동기 연계로 몇 개의 전력시스템으로 분할한다면 다른 주파수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주파수를 규정 범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비용을 고려해 볼 때, 주파수 변동에 민감한 부하들이 포함된 산업체 밀집 지역은 주파수 변동 폭이 작도록 유지하고, 주파수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부하들로 이뤄진 지역은 주파수 유지 범위를 더 넓게 운영할 경우 더 효율적으로 전력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

안정적인 전력시스템 운영 측면에서도 몇 개의 독립적인 전력시스템 운영이 고장의 파급을 막아 더 효과적일 수 있다. HVDC 시스템을 이용하여 전력시스템의 다원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큰 개념의 새로운 전력시스템 구조를 설계하고 그에 따른 운영 방안을 이제는 고려해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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