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조석 제7대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취임했다.
고리 1호기 사고은폐부터 잇따른 사건·사고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한수원에게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일 것이다. 이로 인해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는 과거의 유물이 됐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원전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의구심까지 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모든 문제의 해결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문제를 외면하거나 일시방편으로 덮으려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한수원은 시간에 쫓겨 문제 해결에 나서서는 안된다. 그랬다가는 자칫 문제의 해결은 커녕 오히려 독소를 키울 수 있다. 고난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활기찬 미래 구현을 우선순위에 두고 적절한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조석 사장이 취임사에서 "지금이야말로 위기의 원인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자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은 바람직한 첫걸음이라고 보여진다.
또한 단순한 제도의 마련보다는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한수원이 비리 척결을 위한 제도가 부재해 현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물론 제도의 미비함도 있었겠으나, 제도를 어떻게 살리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 정착을 위한 구성원들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아울러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공기업이 그렇듯 한수원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과 정부의 협조가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또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에 따라 한수원의 경영현안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는 과거 MB정부에서 효율성을 우선순위로 삼았을 때와 안전성이 우선순위로 대두되는 현 상황을 봐서도 확연하게 할 수 있다. 국가 기간산업에 관한 한 정책의 일관성은 담보돼야 한다.
머지않아 한수원과 구성원들이 환골탈태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재평가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