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C, 국가정상들 참여 기구로 격상시키겠다”
“WEC, 국가정상들 참여 기구로 격상시키겠다”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13.11.12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훈 회장, 각국 정부・에너지 대기업 CEO 참여 투 트랙 방식으로

 
"WEC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에너지 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하는 일이다"

세계에너지협의회(WEC) 공동의장으로 취임한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1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강조하며 “WEC를 국가정상들이 참여하는 기구로 격상시키겠다”는 향후 포부를 밝혔다.

김영훈 회장은 최근 폐막한 대구 세계에너지총회에서 임기 3년의 WEC 공동의장으로 선출됐다. 2016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총회 때부터는 2019년까지 3년간 WEC 단독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김 회장은 "그동안 민간이 에너지 산업을 주도해왔지만 정부가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면서 "세계에너지총회를 APEC(아세아 태평양 경제협력체)처럼 각국 정부와 전 세계 에너지 대기업의 CEO(최고경영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투 트랙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현재 에너지 분야는 혁신적인 에너지 기술 개발이 부족한 기술정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 창의적인 사고와 혁신적인 기술력을 지닌 젊은 과학자, 기술자, 에너지 벤처 기업가들에게 WEC 문호를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혁신을 추진해 WEC가 제3차 산업혁명을 이끄는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에너지총회는 에너지 기업, 연구소, 학계 등 민간분야와 각국의 에너지 장차관급 에너지 정책 책임자들 중심으로 운영돼 세계 에너지 정책 등에 영향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단독 의장으로 취임하는 2016년 이스탄불 에너지총회부터 글로벌 에너지 서밋이라는 형식의 각국 정부와 민간의 합동회의 형식으로 진행하겠다는 게 김 회장의 구상이다.

특히 총회에서 전 세계 에너지 산업 방향을 설정하는 공동선언문도 발표해 WEC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회장은 "WEC는 에너지를 넘어서서 '식량-에너지-물 연쇄'(Food-Energy-Water nexus)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내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차기 회장으로서 제 비전"이라고 강조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뛰면 화학비료 값이 오르면서 식량 값도 동반상승하는 악순환을 보이게 되는데 이를 막아 전 세계적인 식량-에너지-물 부족 현상의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석탄 등 화석연료 시장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석탄은 양이 많고 값이 싼 데다 깨끗한 석탄(clean coal) 기술이 발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천연가스 비슷한 수준으로 내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값이 더 떨어지면 당분간 석탄 시대가 더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또 "WEC가 중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에너지 수급 및 가격안정화와 같은 전세계적 에너지 이슈에 대한 대안을 논의하고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WEC가 에너지 시장의 지속적 안정화를 주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WEC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할 일이 에너지 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WEC가 상호신뢰의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이해집단간의 대화와 토론을 촉진해 원하는 사람에게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셰일 가스혁명 등으로 에너지 시장은 급변하고 있는데 지난 수십년간 세계 에너지 시장을 주도해 오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국제에너지기구(IEA) 같은 에너지관련 국제기구들이 시장안정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에너지시장의 구조적 불균형과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이어 “미국이 그동안 천연가스를 수입해왔으나 이제는 셰일가스를 통해 자체 생산하다보니 수입이 급감하고, 대신 미국에 들어가는 가스가 유럽으로 가고 있다”며 “또 미국의 석탄이 유럽으로 수출돼 유럽은 다시 러시아에서 오는 가스 수입량을 줄이는 연쇄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등 전 세계 에너지 수급 구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에너지 수급구조가 나타났다"며 ”이를 계기로 에너지 시장이 판매자 시장(seller's market)에서 수요자 시장(buyer's market)으로 전환되고 있으므로 한국도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3일 방한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오는 것은 극동, 즉 한국ㆍ중국ㆍ일본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것에 목적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러시아, 중동, 호주의 가스가 한국 등 극동시장으로 넘어오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하면 가스 시장을 바이어스 마켓으로 구조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방한이 한국 에너지 시장에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중동 등에 국한된 국내 에너지 수입구조를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해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구매력과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의 천연가스 가격을 유럽 수준까지는 낮출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김회장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또 “캐나다에서는 천연가스 등 에너지가 남아 수출기지를 짓고 있는데 행선지는 역시 극동아시아”라며 “각국이 이번 푸틴의 방문을 주시하고 있어, 우리는 이런 부분들을 정치적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3차 산업혁명을 이끌 에너지에 대해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가 석탄 석유같은 혁명을 일으키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현재 에너지분야는 혁신적인 에너지 기술개발이 부족한 기술정체 국면으로, 블랙박스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곳은 바이오에너지"라며 "쓰레기 매립 후 1~2년 후면 가스가 나오는데 바로 바이오의 힘 덕분이다. 보이지 않는 바이오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세계 최대 에너지 민간 기구의 수장으로서, 한국과 세계의 에너지 분야를 잇는 가교 역할을 통해 우리 에너지 산업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이같은 희망을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