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력계통 신뢰도 관리기구의 필요성 (2)
[기고] 전력계통 신뢰도 관리기구의 필요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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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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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보 / 전력거래소 계통운영처 운영기준팀장

 
송전선로의 고장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든 이유로는 송전선로는 전국에 산재되어 있고 특히 산악지역을 경과하기 때문에 태풍, 낙뢰 등 자연재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재해가 예전에 비해 훨씬 강력해지고 있는 점, 수요의 급증에 따라 전력망이 날로 복잡해지고 있는 점, 환경관련 민원이나 밀양사태에서 보듯이 님비(NIMBY)현상에 따른 송전망 건설의 지연으로 전력계통의 안정도 문제의 발생소지가 많아진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전력계통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우선 전기요금이 가스나 석유 등 다른 에너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산업구조도 에너지 다소비 업종 위주로 되어 있어 수요는 매년 급증하고 있으나, 신규발전기의 건설은 이에 미치지 못하여 최근 몇 년간 수급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전력수요의 약 42%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에 발전기는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해안가 일부지역에 집중되어 수도권으로 전력을 수송하는 주요 송전계통의 고장이 발생하면 수도권에 정전이 발생할 위험성이 상존한다.

발전단지의 대규모화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발전소 입지여건 및 민원 등으로 발전사는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발전기 옆의 유휴 부지를 이용하여 발전기를 계속 건설하고 있어 발전단지의 규모가 대규모화 되고 있는데, 발전력 인출 송전선로의 고장이 발생하면 대규모 발전단지의 전력이 갑자기 끊기게 되어 전력공급의 안정성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전력의 수요증가 대비 전력설비의 확충은 지연되고 있어 설비 과부하 개소가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의 전력설비도 이제는 노후화 되고 있어 향후에는 전력설비의 고장 확률이 점차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전력계통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제고하여 국민에게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전력산업을 둘러싼 제반 환경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환경규제의 강화, 전력설비 건설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발 증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원자력 발전기 추가건설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의 약화,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가 어려워 상당기간 에너지 다소비업종 위주의 산업구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 물가안정에 묶인 전기요금, 배출권거래제 시행 및 발전출력이 바람이나 일사량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신재생에너지의 증가 등이 향후 지속적으로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현재의 전력계통 신뢰도 관리 체제에서는 전력계통의 문제점은 날로 쌓여가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원인들이 누적되어 순환정전 사태의 재발이나 또는 해외의 사례와 같이 일부지역 송전선로의 고장이 연쇄 고장으로 파급되어 대정전이 발생할 위험이 내재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여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관리체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전력계통의 신뢰도 기준을 개발하고 그 기준에 따라 감시·평가·집행 등의 신뢰도 관리는 고도의 공학적인 전문성과 계통운영 및 설비관리의 경험을 필요로 한다. 주기적으로 순환보직을 하는 정부조직으로는 전문성을 유지하기 어려워 정부가 직접 신뢰도 관리를 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고, 해외의 선진국도 정부가 신뢰도 관리에 대한 권한을 가지면서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을 설립하여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제고하여 지금과 같은 전력난을 해소하고,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중립성을 확보한 계통신뢰도 관리기관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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