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무환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장
[인터뷰] 김무환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장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4.01.02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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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안전, '또다른 문제 없나?' 끊임없이 진화해야"
세계 최고 수준의 규제역량…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소통과 협업'
매트릭스 조직 활성화 조직개편… 2014년 '스마트경영' 활착 총력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그리고 이후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한 원전 관련 사고와 비리. 이같은 사례들은 국민들에게 원자력과 관련한 경각심을 일깨웠을 뿐만 아니라 원자력계 스스로에게도 자성을 요구하게 됐다. 특히 원자력과 관련한 '안전' 문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자력안전규제전문기관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NSSC)와 함께 우리나라 원전 안전을 책임지는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2일 제10대 KINS 원장으로 취임한 김무환 원장은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불거진 이유는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정도와 속도가 사회의 정의와 가치의 척도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며 "'또 다른 문제는 없겠는가?'라는 질문에 끊임없이 답하며 진화하는 마지노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무환 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대해 독자들에게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 KINS는 원자력과 방사선의 이용과 생산에 따른 방사선재해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국토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설립된 원자력안전규제전문기관이다.

원자력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업자가 원자력과 방사선 시설을 안전하게 설계, 제작, 건설,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원자력과 방사선을 이용하고 있는 기관, 시설, 종사자 등에 대한 독립된 기관이 안전을 철저하게 확인·감시하는 법적, 기술적, 제도적, 행정적 활동을 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KINS의 임무인 안전규제활동입니다.


- KINS 원장으로서 규제철학과 소신을 말씀해 주신다면.

▲ 원자력의 이용은 안전이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다. 원자력과 방사선에 관한 한 안전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최고의 가치다. 그래서 KINS는 Technical Authority로서 보다 철저한 업무수행을 위한 체제를 한상 갖추고 있어야 하며, 이에 필요한 기술역량, 규제 철학과 가치, 패러다임 등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규제 가치의 방향성도 사회적 정의와 윤리의 추구에 더 비중을 크게 둘 방침이다. 규제기술 개발도 KINS의 기술 및 목적 지향적인 분야와 내용에 사회에서 요구하는 분야와 내용도 충분히 고려할 예정이다. 원자력안전규제 패러다임도 기기 안전성이나 운영 결과만을 중시하는‘목적 지향적 원자력안전규제’에서 철학, 이념, 조직, 사람, 문화, 의사결정까지 중시하는 ‘과정 중심적 원자력안전규제’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KINS는 신규원전의 상업운전 인·허가, 노후 원전에 대한 가동연장, 부품 품질검증서 및 시험성적서 위조방지를 위한 구매 관련 다중 감시시스템 구축, 해외 원전 및 연구용원자로 수출에 따른 안전 인프라 지원 등의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 후쿠시마원전 사고와 국내 원자력계의 각종 사건·비리들로 인해 원자력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따가운 것이 사실이다.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 제2차 세계대전에서 프랑스는 독일군의 우회적전에 허를 찔려서 무너진 것이 아니다. “마지노선은 난공불락이다.”는 과신과 자만 때문에 더 이상 방어를 위한 진화의 노력을 멈추었던 것이 패배의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설계오류, 인적오류, 자연재해, 안전문화, 조직문화 등에 이르는 다중의 마지노선을 구축했다. 나아가 그 외에 모든 위험요인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방호벽을 둘렀다. 그렇지만 예측된 것들을 방어하는 노력만으로는 불가지의 영역인 안전을 완전하게 확보할 수 없다. 원자력산업에는 보편적인 법칙과 추론을 빗나간 어떤 위험요소가 또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의 마지노선이 최선이다.”고 심리적 무장해제를 하는 순간 더 나은 마지노선을 구축하려는 진화의 노력은 멈추게 되고,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고 생각하는 순간 위험은 우리를 찾아온다.

‘사고’를 방지하며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이제는 됐다.”라고 만족하는 마지노선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또 다른 문제는 없겠는가?”라는 질문에 끊임없이 답하며 진화하는 마지노선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 행복감과 안전감까지 높여주는 신뢰받는 원자력안전규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원전운영과 관련 안전성 강화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KINS의 역할과 책임도 더욱 막중해졌다. 원자력안전 강화를 위한 방안을 소개해주신다면.

▲ 23기의 가동중인 원자력발전소, 6000여 개 기관의 방사선동위원소 이용업체, 주변국 사고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체계 구축 등 최근 원자력 규제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또한 폐로 준비가 본격화되면 이에 따른 규제수요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늘어난 규제수요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규제역량 문성이 가장 중요하다. 다행이 KINS는 이미 개개인이 자기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전문가 조직이다. 다만 이를 뒷받침해 개인의 전문성이 조직의 역량으로 통합되는 체계가 조금 부족하다고 여겨진다.

개인이나 개인이 속한 단 혹은 실의 이익보다 조직 전체의 관점, 나아가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모든 행동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협력하도록 이끌어주는 체계가 필요하다. 부서 간 업무 불균형이나 의사결정체계의 복잡성을 해소하고, 개인이 아닌 ‘시스템이 움직이는 체계’를 구축 해 나갈 필요가 있다. '소통과 협업'이 지금 KINS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다.

앞으로도 KINS는 ▶최신 안전정보 습득 및 규제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했는가? ▶규제 환경 변화와 규제 수요 증가에 대해 신속한 대응 체제를 마련했는가? ▶과거 규제업무 절차 및 제도가 최선이었으며, 관습의 관성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는가?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규제 결과를 공개하려 노력했는가? ▶규제자 개인의 전문성 및 조직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했는가? 등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규제자 본연의 자세를 견지하며 Technical Authority로서의 자긍심과 책임감으로 임할 것이다.


- 지난해 연말에 대폭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셨다. 조직개편과 인사의 원칙은.

▲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우선 KINS의 강점인 매트릭스 조직을 최대한 활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려고 했다. 물론 매트릭스 조직의 활성화는 매우 어렵고 도전적인 일이며, 실패 경험도 많이 있다. 그러나 만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면 개인 역량의 전문화와 사업의 효과적 달성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훌륭한 조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조직의 근력과 성과를 최대화하는 데 역점을 기울였다. KINS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부와 구성원 각자의 능력 개발과 경력 관리를 위한 인재개발실을 신설했으며, 유사조직을 통폐합해 효율적 의사결정 및 유연한 조직운영을 추구했다.

한 마리의 말은 보통 2톤을 끄는데, 2마리의 말을 최적의 상태로 배치하면 12톤까지 끌고 간다고 한다. 창조와 혁신의 메신저인 프란스 요한슨은 "각기 다른 영역 배경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을 공유할 때 창조적 혁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하고 있다. 어떻게 우리의 힘을 배가 시킬 수 있는지는 매우 어려운 숙제이지만, 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재들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데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그래서 '적재적소, 적성과 역량개발, 협업과 소통'이라는 원칙에 따라 인사를 하려고 노력했다.


- 2014년 KINS를 이끌어 가실 계획을 말씀해달라.

▲ KINS에게 필요한 것은 무모할 정도로 창조적이며, 도전적인 청년의 기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늘 푸른 KINS, 일의 경중과 선후, 그리고 완급을 가려 효율적으로 일하는 KINS가 필요하다. 또한 KINS는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협력을 중시하며, 500여명 전 직원 모두가 각각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성을 지향하며 자신을 브랜드화 하고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동기가 부여되는 2014년을 기대한다.

그리하여 직원 개개인 모두가 “나는 세계 최고의 전문성을 지향하고 있는가?”, “나는 업무절차와 결과에 대해 당당할 수 있는가?” 등 전문성과 윤리성에 대한 2대 화두를 항상 스스로에게 던지며 규제자 본연의 자세에 충실하도록 할 계획이다.

“Work hard, also work smart” 열심히 일하되, 똑똑하게 일하는 KINS가 될 것이다. “Working smarter is doing right things right” 일을 똑똑하게 잘한다는 것은 올바른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다. Smart Right 시대에는 윤리와 청렴이 중시된다. 윤리와 청렴, 즉 투명성은 곧 KINS의 생명이자 국민 신뢰와도 곧바로 이어진다. “Work should be fun” 일은 반드시 재미있어야 몰입하고 몰입을 해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된다. KINS인의 아름다운 영혼들의 활짝 웃는 얼굴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KINS를 구현할 방침이다.

개인-집단-조직으로 이어지는 정도경영, 윤리경영과 함께 스마트경영이 활착돼 KINS에게는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제공하고, 국민에게는 원자력안전규제에 대한 신뢰를 제공하며, 세계인에게는 글로벌 원자력안전의 중심에 서 있는 KINS를 만드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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