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석유류 전자상거래 활성화 방안 마련해야
[기자수첩] 석유류 전자상거래 활성화 방안 마련해야
  • 이진수 기자
  • 1004@energydaily.co.kr
  • 승인 2014.01.24 14: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1년 4월, 정부는 경쟁을 통한 석유제품 유통시장의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석유제품 전자상거래가 가능한 사이트를 한국거래소(KRX) 내에 개설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KRX는 시장원리에 입각한 전자상거래의 성공적 개설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2012년 3월 말 경쟁매매를 기반으로 한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를 개설했다.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전자상거래가 시행되면서 한국에 석유시장이 형성된 이후 최초로 주유소 사업자들은 다양한 공급자 중 하나를 선택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매력을 가지게 됐다.

정유사의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주유소를 제외한 무폴 및 알뜰주유소 사업자에 한해 시행됐지만, 석유시장에 새로운 거래시장으로써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는 평가다.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 시행 초기 1년 동안, 수입업자에 대한 정부지원책에 힘입어 공급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수입업자에 의해 시장가격이 형성되고 경쟁매매 또는 협의매매를 통한 거래가 활성화됐다.

이는 시장에서 유가안정화를 유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정유사의 경우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통망에서 형성되고 있는 석유제품 가격으로는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도 동시에 갖고 있다.

정부가 정유사의 전자상거래 시장 참여를 독려하는 상황에서도 정유사가 전자상거래에 제시한 매도가격은 전혀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간혹 보이는 정유사의 매도물량 거래실적은 해당 정유사의 석유대리점이 매수 체결해 사실상 통정거래라 할 수 있다. 이는 경쟁을 통한 석유시장 안정화라는 전자상거래의 시행 배경과 취지와는 동떨어진 결과다.

또한 지난해 5월 수입석유에 대한 바이오디젤 혼합의무 완화가 폐지되면서 수입석유의 공급 물량이 감소해 결국 전자상거래에 유입되는 공급량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전자상거래 시행이후 매월 2억 리터(100만 드럼) 이상의 거래량을 유지하던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3년 6월(85만 드럼), 7월(94만 드럼)으로 감소했다.

그 원인으로는 정유사에 대한 제도적 지원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수입업자의 역할이 감소한 점이 꼽히고 있다. 결국 시장에서 주요한 공급자의 경쟁력이 상실되면서 석유시장 현물 전자상거래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게 된 것을 의미한다.

이후 정부는 석유제품 수입부과금에 대한 환급제도가 정유사 전자상거래 물량에 적용해 기존에 비해 공급가에 대한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는 여전히 수입사, 석유공사에 비해(2013년 10월 기준) 경유 49.3원, 휘발유 27.1원 높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상표주유소에 대해 전자상거래 참여가 제한됐다. 따라서 상표주유소가 전자상거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유사와 체결한 전량공급계약을 파기하고 혼합공급 계약으로 바꾸어야 전자상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약자인 주유소 사업자가 거대기업인 정유사를 상대로 혼합판매계약을 채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협의상대거래 가격 제한폭을 대폭 조정했지만, 이 또한 상대적으로 협상능력이 있는 매수자에게 유용한 조건이다. 대부분의 주유소 사업자는 개별 매수 시 협의상대거래 조건(500드럼 이상 구매)을 충족할 수 없다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참여하고 있는 주유소 사업자 이외에도 상표사업자, 즉 정유사의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주유소 사업자가 전자상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법적 검토를 해야 한다.

전자상거래에서 매수 물량 대부분을 구입하고 있는 석유대리점이 구매한 물량이 어떤 유통형태를 통해 소비되고 있는지에 대한 충분히 조사 역시 이루어져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