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직류송전의 재발견
[E·D칼럼] 직류송전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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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0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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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기 /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HVDC팀장

 
직류송전(High Voltage Direct Cuurent)을 일반인이 들어본 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전기를 전공한 사람도 직류송전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이유는 전기를 전공한 사람도 대부분 교류송전을 배우고 교류송전에 대한 메카니즘이 익숙해서이기 때문이지 결코 직류송전이 어려워서 그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파라데이에 의한 전기현상이 발견된 것을 제외하고, 전기가 상용화하게 된 시점을 고려하면 그것은 에디슨의 전구의 발견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에디슨은 어려운 가정 환경속에서 충분히 배우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투지로 연구에 돌입하여 전기를 상용화하고 전기분야에 많은 업적을 남긴 인물로 우리나라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에디슨에 대해 보다 더 알아보면 이러한 일방적인 찬사가 옳지 않음을 알게 된다. 물론 이러한 비평이 에디슨을 비난하고 그의 업적과 불굴의 노력을 깍아내리려는 것이 아니고, 보다 균형적인 사고를 갖게 하면서 우리와 같이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인간으로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전기를 상용화 한사람은 에디슨이 아니라 미국의 테슬라라는 사람이다. 테슬라는 전기를 전공한 사람들에게는 자속의 단위로만 알고 있지만,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의 대부로써 미국의 전기공학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테슬라에 대한 우표와 기념일이 있을 정도이며, IEEE의 가장 높은 등급의 상(Award)의 하나가 테슬라 Award이다. '빛의 전쟁'이라는 책에서도 소개되었지만 에디슨과 테슬라는 처음에는 스승과 제자, 그리고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만나 나중에는 2명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숙명적 운명을 가진 관계였다.

에디슨과 다르게 테슬라는 공학박사학위를 받고 모든 연구결과는 수학과 이론에 의해서 성립할 때 상용화나 발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반면에 에디슨은 모든 연구노력은 지치지 않는 노력과 정열로 가능하다는, 그리고 학문적인 바탕도 실험이나 노력으로 극복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었다.

처음으로 에디슨과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경쟁관계에 돌입하게 된 것은 상용전원을 직류로 할 것인가 아니면 교류로 할 것인가하는 문제였다. 에디슨은 직류송전은 간단하고 편하고 무엇보다 전압, 전류 그리고 저항이라는 3가지 요소만 알면 되기에 본인이 자신있게 이해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테슬라의 교류송전은 무효전력, 유효전력, 그리고 저항이외에도 커패시터나 인덕터에서 발생하는 임피던스 손실, 그리고 무엇보다 교류전원이 Sin파에 근본을 둔 고차원 수학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었다. 요즘도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들이 전기공학을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 중에 하나가 다른 공학에 비하여 수학적인 이해가 높아야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테슬라와 에디슨의 직류와 교류의 전쟁은 청문회와 수많은 논쟁을 거치면서 에디슨에게는 커다란 상처를, 테슬라에게는 위대한 영광을 안겨주었으며, 지금의 우리가 쓰는 전기시스템이 태동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면 실제적으로 직류와 교류의 장단점을 알아보면 그 당시 교류의 선택이 잘못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아니 정확하고 올바른 선택이었다.

직류는 교류와 다르게 단순하지만 변압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임의적으로 전압을 변성할 수 없기 때문에 멀리 전기를 보낼 수 없고 가정에서 전기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하였다. 그러다 보니 마을 하나에 발전소 한 개씩 있어야 하고 교류와 다르게 서로 연결하여 전력망을 만들 수도 없었다. 그리고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테슬라가 3가닥의 전선으로 3배의 전력을 보낼 수 있는 반면에 직류송전은 2가닥(입력과 출력)의 전선으로 3상 교류전력의 1/3밖에 보낼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전동기와 발전기를 만들때도 가격이 높아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직류는 사라지고 교류송전이 전기시스템의 핵심으로 등장하였다.

그런데, 1950년 미국의 벨연구소에서 반도체 소자의 개발을 시작으로 반도체소자의 용량이 점차로 커지기 시작하고 1960년 이후에 전력분야에도 대용량 반도체의 사용이 본격화되면서 직류송전의 가장 큰 단점인 전압변성과 전력변환이 대용량 반도체에 의해서 가능해지게 됐다. 이에 따라 직류송전에 대한 이해와 사용하는 곳이 늘어나게 되었다.

전력용 반도체는 처음에는 작은 전기기를 제어를 하기 시작하면서 현재에는 4000MW급까지 가능하고, 앞으로 30년 후에는 전체전력의 50%이상이 직류전원이나 직류송전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혹자는 모든 전원이 직류전원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 하고 질문하기도 하지만, 교류와 직류는 서로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보완하는 형태로 갈 것으로 사료된다.

직류송전은 위상이나 주파수에 상관없이 전력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국가간의 전력연계, 우리나라에서는 남북한 전력연계 그리고 동북아 전력연계와 같은 곳에 사용되어지고, 전력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와의 연계나 계통의 조류제어, 그리고 임피던스제어에 이용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기존의 전력전송망을 직류로 대체하거나, 신규 전력망을 직류로 건설하는 방안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 유럽과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를 직류로 연결하는 '21세기 세계 신전력망' 계획의 경우 단순히 계획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40% 정도의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직류송전은 세계전력망의 핵심기술로 떠오를 것 같다. 그리고 에디슨도 무덤에서 "그것 봐! 내가 뭐랬어?"라고 벌떡 일어나 한마디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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