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전히 녹록치않은 원자력계에 대한 시각
[기자수첩] 여전히 녹록치않은 원자력계에 대한 시각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4.07.30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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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8일, '7.30 보궐선거'에 나서고 있는 후보자들의 환경 의제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 결과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기자의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노후원전 폐쇄'에 대한 부분이었다. 물론 4대강 청문회, 환경규제 완화 반대 여부와 관련한 부분도 그에 못지 않는 중요한 의제였으나, 아무래도 기자의 직업과 관련된 부분임을 양해해주기를 바란다.

이에 따르면 노후원전 폐쇄에 대해 답변자 35명 중 29명(82.9%)이 고리 1호기의 즉각적인 가동 중단과 폐로 절차의 시행,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승인 반대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환경운동연합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들의 안전 의식이 높아지는 것 등을 감안한 후보들의 적극 행보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는 기자에게 적지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최근 10여년 사이 원자력계를 보는 시각이 정말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계속운전이 승인된 고리원자력 1호기. 고리 1호기의 계속운전 논의가 진행됐던 2000년대 중반의 국내 분위기는 해당 지역을 제외하고는 큰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발전이 시작된 이후 국내 원전의 안전성, 그리고 원전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으로 이해됐다.

그런데 그 사이 원자력발전을 바라보는 인식이 급속도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후쿠시마원전 사고, 국내 원자력계에 벌어졌던 각종 사건·비리 등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고 보여진다.

그래서인지 지난 2012년 운영허가가 만료된 이후 계속연장을 신청한 월성원자력 1호기에 대한 심사결과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올해가 아닌 내년 중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 또는 불허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 역시 원자력계를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이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기자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노후원전 폐쇄의 옳고 그름이 아니다. 우리 원자력계가 처해 있는 상황이 여전히 녹록하지 않다는 사실을 재확인 했다는 점이다.

어떠한 사안에 발생했을 때 그 사안의 이해관계자들을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이해관계자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 그들이 하는 말을 국민들이 올곧게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잃은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국내 원자력계가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의 말이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하는 발언으로 들리게끔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그동안 묵묵히 현장에 일해온 대부분의 원자력계 종사자들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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