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초점]경유택시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이슈초점]경유택시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 김규훈 기자
  • kghzang@energydaily.co.kr
  • 승인 2014.10.13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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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국민건강 심각 위협’VS 찬성 ‘연료선택권 강화’
NOx배출 LPG택시 50배・경제성 경유차 24% 불리
‘경유차 환경오염 심각’ VS '유로6 적용 대기환경 영향없다’

[에너지데일리 김규훈 기자]  국토교통부가 내년 9월부터 경유 택시에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환경문제를 비롯해 효율성과 노사 문제 등 다양한 우려가 분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택시업계의 만성적인 적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부터 경유택시를 도입키로 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 국토부는 2015년 9월부터 ‘유로(EURO)-6’ 기준의 경유택시에 대해 화물차나 버스와 같은 리터(L)당 345.54원의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유로-6 경유차량은 ㎞당 0.08g의 질소산화물(Nox)을 배출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유로-5(㎞당 질소산화물 배출량 0.18g) 경유차량보다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에서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돼도 택시의 넓은 주행거리를 감안하면 실제로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예상보다 더욱 많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반면 자동차업계 등은 최근 경유 차량에 부착되는 DPF(매연저감장치) 기술의 발달로 대기오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 연료가격 안정위해 경유택시 도입해야

정부는 LPG와 경유 등의 연료가격 안정을 위해서도 경유택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PG는 최근 수요가 급증해 상당량을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원유 고도화 작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경유는 휘발유와 달리 남아도는 실정이다.

따라서 경유택시를 도입하면 경유를 자연스럽게 소비할 수 있고, 연비도 뛰어나 택시기사들의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 또 교체과정에서 택시 대수도 줄일 수 있다.

정부는 환경단체와 의학계 등의 환경오염에 따른 건강악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해외의 사례를 들어 국내에서 경유택시가 도입돼도 실제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현재의 LPG 가격과 경유간 가격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경유택시 보조금 제도는 반드시 정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택시 연료로 사용되는 LPG는 최근 5년새 요금이 22% 인상되면서 택시기사들의 수입에서 연료비용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20%에서 40%까지 늘었다.

또 국내에서 운영 중인 택시는 23만여대로 5만대 정도가 공급 과잉됐다. 이는 택시기사들의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

국토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버스나 화물차에만 허용하던 경유를 택시도 쓸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LPG 택시 외에도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일반형 승용자동차’ 택시에 대해서도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2015년 9월 1일부터 유가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유가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경유 사용 일반형 승용자동차‘로의 전환은 매년 1만대로 제한했다.

매년 경유 택시로 전환이 가능한 지역별 택시대수는 ▲서울 2782대 ▲부산 1018대 ▲대구 679대 ▲인천 569대 ▲광주 330대 ▲대전 ▲351대 ▲울산 228대 ▲경기 1400대 ▲강원 323대 ▲경남 525대 ▲경북 397대 ▲전남 286대 ▲전북 367대 ▲충남 252대 ▲충북 277대 ▲제주 204대 ▲세종 12대다. 적용시기는 매년 9월 1일부터 다음 해 8월 31일까지다.

●대기오염 피해 상상 이상 우려

경유택시 도입은 환경단체와 LPG업계는 물론 환경부, 기재부, 산업부 등 정부부처까지 나서 반대해 왔지만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논란의 핵심은 환경오염 문제다. 기재부와 산업부는 엄청나게 늘어날 경유 보조금 때문에 반대에 동참했다.

반대 진영에선 지난해 환경부가 수행한 연구용역 결과를 근거로 든다. 택시의 실제 운행상태를 고려한 비교실험에서 경유 차량이 배출한 질소산화물(NOX)이 LPG 차량의 50배가 넘는다는 것이다.

PM10(미세먼지)의 경우도 LPG 차량은 전혀 나오지 않은 데 반해 경유 차량에서는 ㎞당 0.0038g이 배출됐다.

여기에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로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하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매일 300~400km 이상 주행하는 택시에 경유를 도입할 경우 대기오염 피해는 상상 이상일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도입할 경유택시의 환경기준이 강화됐고, 현재 택시가 주로 사용하는 LPG(액화석유가스)와 경유간의 가격경쟁을 통한 연료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는 경유택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찬성 진영은 환경부의 실험결과가 왜곡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구 결과 폐암의 원인이 되는 초미세먼지는 LPG 차량에서 더 많이 배출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럽의 환경규제 기준인 '유로6'가 적용되기 시작하면 오염물질이 대폭 감소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기술의 발달로 DPF(매연저감장치)의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찬성 측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경유차 판매에서 고전하고 있는 자동차회사들과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는 정유사들도 경유택시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 2012년 7984대가 팔렸던 i30 디젤모델이 작년에는 5742대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i40 디젤모델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6391대에서 4434대로 약 2000대 가까이 줄었다. 기아자동차도 쏘울 디젤모델이 2012년에는 718대가 판매됐지만 작년에는 393대(신형쏘울 포함)로 판매량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매년 1만대씩 경유택시가 보급된다면 그 동안 디젤 승용차 판매에서 고전했던 자동차회사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유 업계의 경우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임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경유택시 도입을 반기고 있다.

특히 정유업계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지만 국내 경유 수요처를 확대할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생산하는 경유의 60~70%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휘발유의 경우 수출 비중이 50%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를 국내 소비로 돌리게 되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LPG업계는 경유택시 도입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저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수년째 완성차 업체들이 자가용 LPG 차량을 새로 내놓지 않아 LPG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택시 수요까지 감소한다면 LPG 시장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택시가 소비하는 LPG는 전체 수요의 약 20%를 차지한다.

LPG업계관계자는 “디젤택시의 비싼 차량가격과 유지비용, 환경문제 등을 고려하면 택시에 가장 적합한 연료는 LPG"라며 "연비 차이도 20~30%에 불과해 실제 경제성은 경유 차량이 24% 더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유 차량의 노후화는 가솔린·LPG차량보다 빠르다”면서 ”특히 국내 도로는 정체 및 저속구간이 많아 3~4년 지난 경유차의 DPF는 정상적인 작동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유택시 도입…국민건강 심각 위협 ‘중론’
1급 발암물질 배출・LPG대비 경제성도 떨어져

환경단체와 의학계 등은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경유택시가 연간 1만대씩 공급될 경우 국민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지난해 환경부가 경유차량과 LPG차량의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종합한 결과, 경유차량은 LPG대비 약 50~70배 가량 더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디젤 배기가스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국립 암연구소는 2011년 10월 디젤 배기가스에 노출된 노동자가 비노출된 노동자보다 폐암 위험도가 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고했다.

또한 최근 주요 사망원인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특히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은 비흡연자에게서 초미세먼지 10ug/m3증가당 폐암사망을 15~27%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최근 세미나에서 LPG택시가 경유택시로 전환될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연간 6만2100㎏에서 313만852㎏으로 50배 이상 늘어나고 미세먼지 배출량은 연간 5692㎏에서 1만9665㎏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가장 큰 문제로 제시되는 초미세먼지 가운데 발암성을 지닌 초미세먼지의 양을 증가시킬 우려가 가장 큰 것이 경유 차량이라며 주행량이 많은 택시에 경유차량을 도입한다는 것은 곧 초미세먼지 발생량을 증가시켜 시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며 결코 도입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서울시가 연간 1조2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수도권 대기질 개선에 노력해왔는데 경유택시를 도입할 경우 그동안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며 추진해 온 친환경정책이 물거품이 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유차 정기검진 시스템을 구축한 선진국과 달리 국내는 아직 질소산화물이나 일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장비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기적으로 차량검사를 하지만 단순히 매연양만 측정할 뿐이다.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차량검사업소에 오염물질 측정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경유차 검진 시스템이 구축되는 2015년 이후 경유택시 도입을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경제성·수익성 비교에서도 경유 차량의 수익성은 LPG차량의 87~92% 수준이며, 경제성은 LPG차량의 76~87% 수준에 머물러 경유택시 도입의 당위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이산 이문범 노무사는 “LPG택시와 경유택시의 경제성을 비교한 결과, 서울의 경우 경유택시의 추가 부담이 1507만원, 부산 1056만원으로 경유택시 도입이 경제성에서는 큰 혜택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연비의 경우 평균 1:1.5 정도로 추산돼 전체적인 경제성을 비교하면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경제성도 미흡한데다 환경 악화가 불 보듯 뻔해 국민, 택시업계, 택시노동자, 정부 어느 한 곳도 좋을 게 없는 경유택시를 보조금까지 지원하며 강행하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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