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말띠 이야기
임오년, 힘차게 내달리는 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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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년, 힘차게 내달리는 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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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2.01.07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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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과 속도를 겸비한 강인한 남성상징
말띠여성 팔자 드세다는 속설 잘못


임오년(壬午年) 말(馬)의 해이다. 새해를 맞아서 사람들은 말처럼 활기차게 이 세상을 질주하고 싶은 꿈을 간직할 것이다.

오래지 않아서 변경되거나 벽에 부딪히거나 아예 폐기되기도 하는 꿈이지만 그래도 원단에는 늘 꿈을 만들어낸다.

바로 이 ‘만들어낸다’는 것이 인간적이다. 그렇게 되지 않을지 알면서도 새롭게 목적을 정해 간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다시 도전한다는 것. 이런 과정을 겪어서 하나의 이룸은 우리에게 도달한다.

꿈을 다시 챙겨보는 새해, 그러는 중에 마주하게 되는 말. 거기 깃들인 의미들.

과연 말은 어떤 동물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우리나라 말의 역사



고구려의 주몽이나 박혁거세의 말이 신화 속에 있다면 중국에까지 알려진 과하마는 한반도 토종의 말이다.

이런 말이 있었기에 고구려의 을지문덕과 연개소문은 수나라와 당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삼국시대에 가장 많이 알려진 말은 김유신이 젊은 날 타고다니던 말이었다.

그가 어머니의 훈계를 따르기 위해 천관녀를 버리고 그걸 지켜내기 위해 말머리를 잘랐다는 대목에 이르면 입신양명과 남녀의 사랑이라는 그 뚜렷한 대조가 새삼 눈에 드러난다.

부여에서 금강을 대신하는 백마강에도 이 말이 등장한다. 백제를 침공한 소정방이 백제를 지키는 용을 낚으려고 백마를 미끼로 드리웠다는, 백마강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이르면 우리는 승자의 역사 왜곡을 보는 듯하다.

백제는 용이 백마의 미끼에 의해 낚여 버렸으므로 결국 망하게 됐다는 그런 역사 왜곡. 그런 왜곡의 흔적인 백마강이라는 말이 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쓰이는 것을 보는 것은 백제의 패망만큼이나 비극이다.

사서에 말이 자주 등장하는 때는 몽골의 침략 이후이다. 이미 말했다시피 몽골은 한반도에서 말을 사육했던 것이다. 이런 생산체제에 힘입어 고려는 말을 다수 보유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당시의 기록을 보면 고려말 공민왕 21년(1372년)부터 공양왕 3년(1391년)까지 19년간 약 3만필의 말이, 조선 태조 원년(1392년)부터 문종 즉위년(1450년)까지 58년간 약 7만필의 말이 중국의 명나라에 보내지기도 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몽골만이 아니라 그 이후의 명나라도 한반도를 중요한 말 생산지로 여겼던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마정(馬政)에 관심을 기울여 전국 각 목장에서 관리했던 마필수는 성종때 약4만여필에 달했다. 그러나 연산군때 3만여필, 중종때 2만여필로 줄어들다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고비로 급격히 줄어들어 순조때 8천여필, 철종때 1만여필, 고종때 4천여필로 감소되어 갔다. 말의 감소가 국방력의 약화와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덧붙여 우리나라 토종말을 잠시 소개해 보기로 한다. 우리나라에 현재 남아 있는 토종말들은 어깨높이 140cm 이하로서 대부분이 각 지방의 재래종이다.

체질이 강건하고 근육질로서 단단하며, 머리는 큰 편이고 귀는 작다. 등허리가 곧고 길며 다리는 가늘다. 머리와 목에 갈기가 많고 꼬리에는 털이 많다.

각 지역의 풍토에 적응하여 거친 먹이에 잘 견디며 지구력이 강한 점 등으로 체질에 따라 논갈이의 농마로서, 운반용의 역마(役馬)로서 이용됐다.

토종말 중에서도 유명한 제주마는 털빛깔이 다갈색 ·적갈색 ·유백색 등이고 어깨높이 113cm, 몸길이 122cm로서 몸 각 부위의 균형이 잡혀 있으며, 얼굴이 넓고 성질이 지극히 온순하여 사람을 잘 따르며 명령에도 잘 순종한다. 제주에서 사육되고 있는 제주마의 사육수는 한때 2만여 마리에 달했으나 현재는 1,000여 마리로 감소하였다.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1986년 2월 8일에 지정되어 현재까지 보호되고 있다.

가축으로서의 말


가축으로서의 말의 조상은, 이 분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프셰발스키말(Przewalski)과 타르판말(Tarpan)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몽골 초원에서 발견된 것이 프셰발스키말이다. 이것은 19세기 후반에 제정 러시아의 여행가 니콜라이 M.프셰발스키 대령에 의해서 몽골초원에서 발견된 초원형 야생마이다. 어깨높이 1.2m, 머리가 크고 다리는 짧으며, 갈기는 짧고 직립하며 앞머리는 없고, 꼬리 기부의 털은 짧고, 몸은 회갈색인데 배와 입끝은 백색이어서 가축인 말과는 상당히 다르다.

한때는 몽골이나 고비사막 일대에 널리 분포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몽골의 서쪽 끝의 사막에 국한되어 살고 있다.

타르판말은 동유럽에서 살았던 초원형 야생마로서 앞머리가 있고 꼬리는 기부까지 긴 털로 덮여 있다. 배가 백색이 아닌 점 등 가축인 말과 흡사하여 완전히 동일종으로 생각되고 있다. 타르판말은 1879년 우크라이나에 있던 1마리가 죽은 후에는 완전히 절멸한 것으로 추정된다.

야생마의 가축화는 소 ·개 ·양보다는 늦지만, BC 3000년경에는 중앙아시아의 고원지대에 정주하고 있던 아리안인들에 의해서 사육되었던 것으로 연구돼 있다.

말은 중요한 가축의 하나이며, 전세계에서 널리 사육되고 있다. 옛날에는 인간의 식량을 위한 사냥의 대상이었으나, 그 후 군마(軍馬)나 밭갈이에 이용되었고, 최근에는 주로 승용(乘用)이나 스포츠용으로 이용된다.

근래에도 여전히 말이 인간과 함께 살고 있으며 이런 점에서 우리는 말의 모습을 좀더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말띠에 관한 오해



말띠에 태어난 사람은 웅변력과 활동력이 강하여 매사에 적극적이라 하였다. 현재 우리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말띠 출신은 42년·54년·66년·78년생들이다.

말띠해를 앞둔 지난해 상당수 가임 연령기 부부들이 ‘말띠 여자는 팔자가 드세다’는 오해에서 나온 속설에 빠져 여아(女兒) 출산을 꺼려하여 아예 임신을 하지 않거나 출산을 해야 할 경우 수술을 통해 출산일을 무리하게 앞당기려 했다.

이런 경우는 대졸 이상 고학력자일수록 더욱 두드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어느 일간지의 보도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근거 없는 미신에 지도충이 더 빠져 있는 풍조를 보여주고 있다.

말띠 여아 기피 풍조는 통계상으로도 입증이 되는데 통계청에 따르면 말띠해였던 지난90년 남녀출생성비는 여자 100명당 남자 116명으로, 85-95년 평균 113.3명에 비해 높았다.

정말 말띠 여자는 팔자가 드센 것인가?
역술인들은 “말띠 여자가 팔자가 드세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떠들지만 이는 일본에서 건너온 속설에 불과하고 역학상으로 근거가 없는 맹신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잘 알 듯이 한 사람의 사주는 생년월일시를 종합적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해에 태어났다는 그 하나만으로 팔자의 길흉화복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하고 있다.

말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기억해서 그것을 띠에다 적용시키기 때문에 기가 세다는 선입관을 일반인들이 갖게 됐으나 설혹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대에는 그런 역동성을 도전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역술인들은 정말로 팔자가 드세다면 그것이야말로 21세기에는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팔자가 드세다는 것은 그만큼 인생을 활기차게 산다는 것이므로 아무런 도전성이나 소신없이 세월을 보내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 이를 입증하기 위해 말띠 여성 가운데는 연예인이나 예술인이 많다는 점이 들먹여지기도 한다.


12간지의 하나 신성한 동물로 우대


동양에서는 12간지가 있어서 해마다 거기에 해당되는 동물이 거론되는데 올해는 말이 거기에 해당한다.

간지는 10간12지에서 온 개념이다. 10간12지는 10천간(天干) 12지지(地支)로서 바로 하늘의 작은 왕 열, 땅의 작은 왕 열 둘이라는 뜻이다.

지상의 왕, 열 두명에게 간지라는 칭호를 붙이는 것은 그것이 고대에는 최고 권력자를 뜻하는 단어였기 때문이다.

간(干)은 거서간, 마립간, 징기스칸의 간, 칸, 한(汗)과 같은 말로 왕이라는 뜻이고, 지(支)는 막리지 등에서 쓰는 지와 같은 말로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간지는 왕, 혹은 초월자란 의미로 통한다.

12간지에서 우리가 기억에 두어야 할 것은 바로 그것이 순환된다는 사실이다. 동양 철학의 핵심을 이루는 순환을, 생물학적으로는 말하면 동형반복인 바, 우리는 새해에 다시 되새기게 된다.

12간지의 하나로서 말은, 우리의 고대사에서 초자연적인 세계와 교통하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고 제왕출현의 징표로서 신성시됐다.

신라의 시조 혁거세왕은 말이 싣고 온 알에서 태어났다. 고구려 시조 주몽은 말을 잘 탔으며 그 결과 나라를 세웠다. 또 승천할 때의 설화에도 말이 등장해서 그는 땅 속을 통하여 조천석(朝天石)으로 나아가 기린말을 타고 승천했다고 한다.

신화시대의 말의 강조는 우리 민족의 원류가 말을 중요시하는 몽골초원의 일족에서 왔다는 기마민족도래서의 기반이 되고 있다.

역사 시대에 들어서도 말은 중요하게 여겨졌다. 삼국과 고려를 통해 말이 중요하게 여겨진 것은 물론 이것이 전쟁과 역참에서 쓰였기 때문이었다.

특히 말을 절대적으로 중요시하는 몽골의 지배를 받음으로써 고려에는 말에게 제사지내는 풍습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런 유습은 몽골이 말을 기른 전남 고흥의 나로도와 제주도에 남아 있기도 하다.

조선에 이르러서도 말은 여전히 존중돼 조선 태조는 서울 동대문 밖에 마조단을 설치 길일을 택하여 제사를 지냈다. 마조란 말의 수호신인 방성의 다른 이름이다.

민간의 혼인 풍속에서 신랑은 백마를 타고 가는데, 이것은 말과 관련된 태양신화와 천마(天馬)사상과 맥을 같이 한다.

말은 세상의 지배자인 태양을 나타내고 태양은 우월한 남성을 의미한다. 무속에서 말은 하늘을 상징하며 날개 달린 천마는 하느님[上帝]이 타고 하늘을 달린다고 전한다.

12간지에서도 말은 남성신을 상징하는 것이고 이에 따라 민간에서는 말을 무신으로 여겼으며 쇠나 나무로 말 모양을 만들어 수호신으로 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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