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불원천불우인(不怨天不尤人)과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데스크칼럼] 불원천불우인(不怨天不尤人)과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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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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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준 / 편집국장

 
불원천불우인(不怨天不尤人)이라는 말이 있다. 고난이나 역경을 만나더라도 하늘이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제 분수를 지켜 자기 발전과 향상을 꾀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잘못을 탓하는 공방전이 벌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당사자는 상황에 책임을 돌리고, 방관자는 당사자에게 모든 책임을 지라고 한다.

그러나 성숙한 사람은 남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내 탓이오!'라며 자신이 책임지는 자세를 견지한다. '불원천(不怨天)! 하늘을 원망하지 말라! 불우인(不尤人)! 남을 탓하지 마라!' 선비들이 인생을 살다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할 때 마다 외쳤던 인생의 화두였다.

세상을 살다보면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치기 마련이다. 그럴 때 마다 나를 돌아보기보다  남 탓만을 하게 되면 결국 그 힘들고 어려운 일은 더욱 나를 옥죄게 할 뿐이다.

세상의 모든 잘못은 결국 나에게 있다는 생각이 외려 마음을 편하게 할 것이다. 남을 탓하거나 원망하는 것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야 말로 진정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의 모습이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회고록을 펴냈다. 총 12개장 798쪽 분량이다. 회고록 중 일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조금 성급했다거나, 해명성으로 일관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고록에서는 재임 시절 추진한 국정 가운데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거나 책임을 남 탓으로 돌렸다.

특히 자원외교 부실 논란과 관련해 “국내·외 복잡한 현안은 내가 담당했지만 해외자원개발의 총괄지휘는 국무총리실에서 맡았다”고 책임을 떠 넘겼다. 하지만 당시 자원외교를 통해 체결된 양해각서는 MB가 사인한 게 28건이지만 한승수 전 총리는 4건에 불과했다.

물론 자원외교의 총체적 평가는 진상조사를 통해 밝혀야겠지만 이달 초 감사원 발표에서 드러났듯이 벌써부터 졸속과 부실의 실상이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사과 한 마디 없이 변명과 자기합리화로 일관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그렇게 할 말이 많으면 당당히 증인으로 출석하면 될 텐데 이를 거부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있다는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세상을 살다보면 힘들고 피하고 싶은 일들이 닥치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남탓 만을 할 수는 없다. 남에게 책임을 묻지 말고 스스로 책임지고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기이불구어인즉무원(正己而不求於人則無怨)!,  “나를 먼저 바르게 하고 남을 탓하지 말라! 그러면 누구에게도 원망을 사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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