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저유가가 셰일가스에 미치는 영향
[이슈분석] 저유가가 셰일가스에 미치는 영향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15.02.06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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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가격 급락 …셰일가스 기업 부채 위기 심화‘ 전망
‘북미 오일가스 기업 디폴트 위기’.‘국내 기업 이중고’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최근 급성장한 미국의 셰일가스 산업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원유가격 급락'으로 흔들리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까지 떨어지면서 셰일가스 생산원가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미의 오일. 가스 회사들은 유가가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생산 중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셰일가스 붐 기간 부채를 안고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오일. 가스 회사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규모는 1990억 달러 수준에 달하고 있는 등 예상치 못한 침체상황이 발생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의 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과 맞물려 미국 셰일가스에 투자했던 한국석유공사와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들의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동 VS 미국 '치킨게임' …유가하락 가속도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셰일가스는 전통적인 원유보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청정에너지로 알려지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은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셰일가스 개발로 석유생산량이 30% 이상 증가하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셰일석유의 엄청난 공급 확대는 OPEC이 주도하는 국제 유가 하락의 기폭제가 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석유공사와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들도 미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셰일가스 개발에 투자했다.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 미국 앵커사 등 북미지역 등에 수 조원을 들여 셰일가스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도 3000억원 넘게 미국 셰일가스에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석유수출국기구인 OPEC이 미국 셰일가스 산업을 본격적으로 견제하면서 우리 기업들마저 투자만 하고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다.

국제유가가 셰일가스 생산원가인 배럴당 60달러 선까지 하락해 운송비 등을 빼면 생산해도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올해만 40% 넘게 빠진 국제유가가 더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제유가 이렇게 급락했는데도 OPEC이 감산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건 셰일가스 회사들을 문 닫게 하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북미 특히 미국 셰일오일 회사들의 생산차질 리스크가 상당히 커졌다“면서 ”미국 셰일오일 회사들의 생산원가가 배럴당 65달러 수준인데 그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북미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은 생산량을 20% 가까이 줄이는 등 본격적인 경영난에 돌입했다.

업계에선 이번 국제유가 하락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와 미국의 '치킨게임'에서 찾는다.

에너지 최대 수입국 중 하나였던 미국은 2010년 이후 셰일오일 개발에 박차를 가해 세계 2위의 산유국으로 변모했다. 지난주 기준 미국의 일간 산유량은 910만배럴, 사우디의 975만 배럴에 근접했다.

석유에너지의 패권을 쥐고 있던 중동에 도전장을 낸 것. 미국이 지난해 우크라이나 점령사태 이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견제와 더불어 에너지 패권국 자리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사우디 등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감산불가'로 맞불을 놨다. 지난해 11월말 열린 OPEC 총회에서 기존 산유량을 유지키로 한 것이다. 중동국가들이 치킨게임을 선택하면서 유가 하락에 가속도가 붙었다.

경제적 문제에 미국과 중동 산유국, 러시아 등을 둘러싼 정치적인 충돌이 더해졌단 의미다.

이 같은 중동과 미국 간의 거대한 에너지 패권 다툼에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석유공사 등 국내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 북미 오일업계 유가 폭락에도 생산 지속

북미의 오일?가스 회사들은 현재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미만으로 폭락한 가운데에도 생산 중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에너지 붐 기간 부채를 안고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외교부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에 따르면 북미의 오일가스회사들은 에너지붐 기간에 부채를 안고 투자를 진행해 대출은 2010년이래 55% 증가했고, 지난해 3/4분기 기준 부채규모는 1990억달러 수준에 달했다.

미 오일/가스 업계는 예기치 못한 침체상황 발생으로 재무구조 문제가 불거져 채무불이행(디폴트)의 위기를 맞고 있으며, 주가 하락으로 인해 회사 매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오일·천연가스 생산 부문으로의 자본 투자는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재정 압박이 덜한 대형 회사들은 2015년도에도 여전히 시추와 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 내 전반적인 석유생산량의 감소 여부 및 시기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오는 4월부터 오일회사들의 융자 금액 한도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이었던 지난해 10월 이후 석유 보유매장량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 석유 생산에 대해 충분히 헤지하지 않거나 부채가 너무 많은 경우를 적발한데에 근거하고 있다.

은행은 채무자들이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행동’을 취하도록 강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오는 4월부터 일부 회사들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일회사들의 자본지출(capital expenditure) 규모는 통상 자신들의 현금유동성(cash flow)보다 20~30% 많은 금액을 필요로 하며, 지출 규모(level)가 낮아지면 현금 유동성 또한 떨어지는 악순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오일회사들은 자본지출 규모를 감소함으로써 부채 의존도를 어느 정도 낮출 전망이며, 재정 상황이나 수익률이 좋지 않은 노스다코타주 바켄 지역 등의 유전은 포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요 셰일 생산 업체들은 올해 신규 또는 계획 중인 투자계획을 재평가하거나 취소하는 형식으로 대폭적인 투자 감소가 예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OPEC의 특성상 단기적으로 공급량감소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이 2015년도 이후로도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 E&P 지출 급감

저유가 상황에 따라 전 세계 E & P 지출 급감이 예상되고 있다. 전 세계 오일/가스 산업의 탐사 및 생산(E&P) 부문의 지출은 올해 약 17% 감소해 571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1985년도 이후 세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일례로 서부텍사스중질유(WTI)기준 배럴당 70달러로 가정했을 때에 기초,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로 떨어질 경우 지출 감소폭은 30%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국제유가를 배럴당 70달러로 볼 때, 미국 업체들은 평균 22% 정도 지출을 줄일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출 삭감은 주로 주변지역이나 중요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수직채굴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나, 이글포드, 퍼미안, 바칸 지역 핵심부의 채굴은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우디, UAE, 쿠웨이트 등 중동국가의 자본 지출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증가할 것이며, 7대 메이저 회사들은 LNG 프로젝트의 완료/취소로 9~15% 정도 지출을 줄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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