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암묵적 지식, 그리고 에너지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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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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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호 / 한국전기연구원 미래전략실 선임연구원

 
호남고속철도가 지난 4월1일 개통식을 열고, 2일부터 운행에 들어갔다. 호남고속철의 개통으로 기존에 2시간40분 정도 걸리던 서울에서 광주 간의 운행 시간이 1시간30분 정도로 거의 한시간 가량 단축되었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광주·전남지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되면서 지역경제의 발전 및 사회적·문화적인 교류 등이 활발해질 전망이고, 기대 또한 커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생산유발 21조원, 임금유발 4조2000억원 등 전국적으로 25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교통 혼잡 및 사고 감소,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등 연간 3000억원의 사회적 비용 또한 절감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행 광주본부에서는 광주·전남 지역에서만 3000억원 정도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하고, 직접적인 고용창출 효과는 4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게 교통 및 이동 수단의 발달로 물리적인 거리가 점차적으로 축소되면서, 기술혁신이나 기술경영, 특히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 관점에서는 역설적으로 지역의 의미나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로는 지식의 암묵적(tacitness) 특성, 고급인력 유치 등에 있어서의 환경적 조건의 중요성 등을 들 수 있다.

문서나 자료 등의 형태로 나타내기 어려운 노하우(knowhow)나 경험 등을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이라고 하는데, 이는 직접적으로 설명을 듣거나 경험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전달받기가 어렵다. 따라서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고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오히려 차별화의 주요한 전략 수단으로써 암묵적 지식의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질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지리적·지역적인 중요성도 같이 커지게 된다.

암묵적 지식의 전달 방법은 직접적인 접촉에 의한 경험이기에, 이를 위해서 핵심적인 지식을 가진 기업이나 연구소가 위치한 곳에 다른 기업과 연구자들이 몰려들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벨리와 그 주변에 IT 분야의 주요 혁신 주체라고 할 수 있는 Google과 Apple 등이 자리 잡고 있고, 이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이 모여들 수밖에 없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면 이해하기 쉽다.

또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존재 자체가 사람이기 때문에 삶의 질을 높여주는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보다 좋은 교육이나 문화 여건, 인프라 환경이 갖추어진 곳에서의 삶을 원하게 된다. 실리콘벨리와 그 주변은 이러한 모든 면에서도 최고 수준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서 우수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부 기관이나 공기업 등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우수 인력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주하면서 장거리 출퇴근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이러한 환경적인 측면에서 수도권이 갖추고 있는 비교우위를 포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작년 말에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등 전기 분야의 주요 기업들이 이전한 이후에, 나주혁신도시를 중심으로 빛가람에너지밸리 조성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각종 매체를 통해서 들리고 있다. 그 지역이 에너지 수도가 되어 주요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에너지 분야의 이슈 및 미래 등에 관련된 논의의 장(場)을 많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서 많은 전문가들이 찾아 올 수 있도록 만들고 각자의 다양한 생각들이 서로 자유롭게 교환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로써 기존보다 개선되어진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도출된 결과들을 혁신의 씨앗으로 삼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에너지밸리 주변 지역의 환경적 개선을 위한 투자가 병행되어야 하는데 이는 주변 대학의 관련 분야에 대한 인력 양성 프로그램 개발이나 사회·문화적 인프라 개선 사업 등을 들 수가 있다. 아무쪼록 이러한 요소들이 체계적으로 잘 갖추어져서 진정한 에너지 수도로써 진정한 위상을 갖출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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