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친환경 서민연료 LPG 산업, 고사 위기
[진단]친환경 서민연료 LPG 산업, 고사 위기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15.05.2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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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수요, 사용가구↓ LPG차도 감소 이중고
에너지믹스 LPG4%? LNG16% 최적 구성비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LPG는 배관이 공급되지 않은 지역의 취사·난방용 연료로써 보급된 대표적 민생연료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LNG(도시가스) 위주 공급 정책에 밀려 가정용 LPG 수요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도시가스와의 격차도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2001년 가스 사용 가구는 823만 가구, LNG는 859만 가구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2013년 LPG 533만가구, LNG 1637만 가구로 격차가 3배 이상 벌어졌다.
이에 따라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심화될 경우 공급 안정성 저해 등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에너지 사용량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 감안 시 에너지원의 다원화 및 에너지안보를 위해 일정 수준의 LPG 수요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PG업계는 1차 에너지원 중 가스체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6%임을 감안할 때 구성비는 LPG 4.1~4.2%, LNG 16.3~16.5%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해외서 잘나가는 LPG차, 국내선 역주행

국내 LPG자동차는 연료의 가격경쟁력과 세계최고 수준인 국내 LPG차 품질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나, 2010년 11월 245만9155대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했다.

1999년~2002년 4년간 113만대가 늘어나 LPG차 시장 확대를 견인했으나 이들 차량의 대폐차 시기가 도래하면서 차량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LPG차 등록대수는 235만5011대로 2012년 1만1000여 대 줄어든 데 이어 2013년 2만2000여대, 2014년은 한 해동안 5만 5000여대가 줄어들어 감소폭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휘발유 및 경유 차량과는 달리 LPG차량은 일반인이 승용차로 사용할 수 없으며, 택시, 장애인·국가유공자, 하이브리드·경차·RV 등 일부 계층 및 차종만 사용하도록 법으로 제한돼 있어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경유 승용차는 2005년 이후 규제가 폐지돼 시판이 허용됐으며, 특히 올해 9월부터는 경유택시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급 정책도 예고돼 있다. 도시가스 보급 확대 정책에 가정용 LPG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실에서 마지막 남은 수요 기반인 택시 시장마저 타 연료에 잠식될 경우 LPG산업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해외시장 매년 급성장, 전 세계 LPG차 2500만대 운행

우리나라 LPG자동차 보급대수 증가율은 점점 둔화돼 최근 감소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해외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발간된 세계LPG협회 통계자료 ‘Statistical Review of Global LP Gas’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일본을 비롯해 미국, 호주, 영국, 이탈리아, 중국, 인도 등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운행하고 있는 LPG차량 대수는 모두 2491만대로 전년 대비 6% 증가해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LPG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로 부각되면서 터키, 폴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지역에서 LPG차량이 늘고 있으며, 인도 등에서도 삼륜차 개조 정책 및 가격경쟁력에 힘입어 LPG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LPG자동차 보급대수는 매년 평균 10% 성장했으며, 충전소 운영개소 및 수송용 LPG 사용량도 각각 7%, 5%씩 증가했다. 750만대 수준이던 2000년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증가 증가했다.

특히 유럽은 터키, 폴란드, 이탈리아 등의 국가를 중심으로 보급이 확대되며 전년대비 8% 늘어난 1673만대, 전체 LPG차의 67%가 운행 중이다.

이 가운데 터키는 2013년말 보급대수 393만대로 보급대수 1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LPG자동차 보급대수 순위는 2000년대 중반부터 2009년까지 1위를 유지했으나 2010년 터키에 1위를 내줬고, 현재는 터키-러시아-폴란드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 친환경 LPG차 유지정책 마련 필요

유럽 중심의 시장 성장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프랑스, 호주 등 해외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저감 및 대도시 대기질 개선을 위해 보조금 지급 등 적극적인 보급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호주의 경우 'LPG Vehicle Scheme' 프로그램을 통해 LPG 신차 구입시 2000 호주달러, 엔진개조시 1500달러를 지원한다.

미국은 LPG 등 대체연료차량의 연료 충전시 갤런당 50센트의 소비세 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있고, 이탈리아는 보유차량을 LPG엔진으로 개조시 500유로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지난 2011년 3월부터 재개했다.

영국(버밍엄市)은 대기 중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 경유택시를 LPG차량으로 전환시 보조금 지급키로 했다.

해외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LPG차 보급정책은 LPG자동차가 배출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은 친환경 자동차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환경부의 차량 배출가스 등급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연료별 평균등급은 국내차의 경우 LPG 자동차 1.91, 휘발유 자동차 2.46, 경유 자동차 2.84로, LPG차량의 평균 배출가스등급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업계 전문가는 “LPG차는 미세먼지(PM10) 배출량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경유차량의 30분의 1에 불과하다”며 “셰일가스 증산 등으로 LPG 생산량이 늘어나고 장기적으로 국제가격의 하향안정세가 전망되는 만큼 친환경 LPG차 시장 유지를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LPG자동차 사용제한 완화 시급하다

경유택시 도입에 따라 LPG산업의 마지막 남은 수요 기반인 택시 시장마저 타 연료에 잠식될 경우 LPG산업의 붕괴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친환경 LPG자동차의 시장 유지를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며, 합리적인 수준에서 LPG자동차 사용제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 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LPG자동차에 대한 사용제한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규제이며, 기후변화 대응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LPG자동차의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해외 선진국들은 오히려 친환경 LPG차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또한 국가 에너지안보 및 재해 등 비상시 대응연료로서 일정 수준의 LPG산업 기반 유지도 필요하다. LPG 사용제한은 과거 정유사의 LPG 공급이 제한적이던 시절 도입된 규제로 수급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지금은 규제의 당위성이 없다는 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 셰일가스, LPG시장 게임 체인저

셰일 가스는 전 세계 LPG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꼽히고 있다.
 
셰일가스의 영향으로 LPG 가격의 동고하저(冬高夏低) 현상이 깨지며 수요가 많은 겨울철 LPG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는 효과는 국내 소비자들도 이미 체감하고 있다.

그간 국제 LPG 가격은 난방용 수요가 많아지는 동절기에 가격이 오르고 하절기에 가격이 낮아지는 동고하저 형태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겨울에는 셰일가스 기반의 LPG 생산량이 늘어나고 국제 원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LPG 가격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세계최대 LPG 소비국인 미국은 2010년을 기점으로 LPG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했다.

잉여 LPG 대부분을 남미지역 및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으나, 남미지역의 수요 증가는 제한적이어서 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ICF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북미 지역의 프로판 생산량은 2014년 1300MBPD에서 2025년에는 2200MBPD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국제 LPG가격이 하향안정화 되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국제 LPG가격 하락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LPG 수요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은 스쿨버스, 화물차 등 차량 뿐 아니라 농업 및 발전용으로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업계도 셰일가스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LPG산업 활성화 대안은 없나]
최적 포트폴리오 LPG 2 : LNG 8

우리나라는 에너지 사용량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 빈국이다.

이에 따라 국제 에너지 수급 동향과 에너지 종류별 수요 특성에 맞춘 효율적인 에너지믹스 전략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 2011년 말 발표한 ‘LPG-LNG간 적정 역할분담 방안’ 연구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적 차원에서 LPG와 LNG의 최적 포트폴리오는 LPG 2 : LNG 8로 나타났다. 즉 1차 에너지원 중 가스체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6%임을 감안할 때 LPG 4.1~4.2%, LNG 16.3~16.5%의 구성비가 적정한 수준이라는 의견이다.

당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급격한 LPG 점유율 감소는 국내 LPG 산업의 급속한 사양화가 우려되고 사회적인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국가 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며“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LPG가 1차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 감소 추세를 완화하고 4%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에너지원 다원화 및 에너지안보, 자원배분의 효율성 측면에서 LPG와 LNG간 합리적이고 적정한 역할분담을 통해 가스 산업의 균형발전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를 왜곡시키는 세제 체계를 개선하는 한편, LPG와 같은 가스 에너지에 눈을 돌리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스 에너지는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가격과 공급의 안정성 측면에서 수혜가 예상되고, LPG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휘발유 대비 10% 적으면서도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LPG와 LNG간 합리적이고 적정한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LPG는 배관망 없이 편리하게 사용가능 한 분산형 에너지원이자 기후변화 시대의 대안 에너지로 꼽히며 세계 각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에너지믹스 전략 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의 경우 일찌감치 LPG를 기후변화 시대의 대안 에너지로 인식하고 보조금 지급, 세금 감면 등 적극적인 LPG 보급 정책을 펴고 있다.

결론적으로 가스 에너지가 미래 에너지시장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국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역할을 계속 수행하기 위해서는 LPG와 LNG가 함께 균형발전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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