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외 광산 원격 관리 가능해진다
[기획] 해외 광산 원격 관리 가능해진다
  • 이진수 기자
  • 1004@energydaily.co.kr
  • 승인 2015.05.26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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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레오 광산에 첫 정보통신기술(ICT) 접목 효과 입증
안전 관리 및 생산성 향상 목표로 안전관리 시스템 작동 중

[에너지데일리 이진수 기자]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멕시코 볼레오 동 광산에 갱내 작업자와 장비의 위치를 추적하는 안전관리 시스템을 올 초부터 적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기업이 해외 광산에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ies)를 접목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광물공사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중소기업인 ㈜빅파워솔루션과 공동으로 광산운영?안전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개발된 시스템은 무선주파수를 인식해 실시간으로 ▲광산 갱내 작업자 및 장비의 위치 추적, 광산 갱구 출입이력 관리 ▲갱내 양방향 음성통화 및 비상상황 전파, 본사와 현장 간 원격 관리 ▲근로자 및 장비의 작업 효율성·광석 생산성 종합 분석 등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물공사 개발 기술 첫 운영 사업 볼레오 광산 단계적 적용

현재 원격 통제 가능한 상황실을 광산 외부에 설치하고, 작업자 120명과 장비에 신호 송수신을 위한 RFID Tag를 부착해 시험 운영 중이다.

과거에는 갱도에 들어가기 전 각 작업자가 본인의 ID카드(신분증)를 입구에 걸어두고 입갱했다. 현재 갱도 안에서 누가 작업 중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현재는 각자의 ID 카드에 부착된 태그를 자동인식해 상황실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갱도 안에 누가 작업 중인지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각 작업자가 언제 갱도 안에 들어오고 나갔는지 이력 조회는 물론 클릭 한번으로 해당 작업자에게 전화를 걸거나, 전체 작업자에게 비상상황을 알릴 수 있다. 이는 상황실 모니터 뿐 아니라 이동형 단말기를 이용해 갱내와 외부에 있는 관리자 간에도 가능하다.

▲전 작업자 자신의 ID 카드 통해 출입이력 관리

 

갱도 안에 있는 작업자 현황을 본사와 현장 상황실에서 모니터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출입시간 등 개인이력을 조회하는 것은 물론 음성통화나 비상상황을 전파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현재 단말기는 관리자급에만 지급된 상태. 이 단말기는 테블릿PC에 개발한 프로그램을 탑재한 것으로 상반기 동안 시험 운영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이어 하반기에는 소형화, 경량화한 단말기를 제작해 전 작업자에게 공급하고 운용할 계획이다.

또한 하반기부터는 갱내 뿐 아니라 노천의 각 작업자와 장비에도 확대 적용하고 향후에는 안전관리 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 환경 모니터링 등에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갱도 상부에 설치된 LED 전광판에, 입갱하고 있는 한 직원의 아이디와 이름이 자동으로 인식·표시되고 있다. 사진 하부는 이 직원에 손에 들고 있는 단말기 화면으로, 갱도 안 각 작업장의 상황과 작업자, 온도와 습도 등 작업환경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전 작업자에게 단말기가 지급되면 클릭 한번으로 모두에게 비상상황을 전파하거나 각 작업자와 음성통화 등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관리자는 상황실에 설치된 모니터로 갱내 상황을 살펴고 지시할 수 있다.

최근 세계적인 광업 기업들은 안전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장비의 무인화·자동화, 원격제어시스템 등 정보통신기술 활용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광산은 오지에 위치해 통신환경이 열악한 곳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제2차 광업기본계획의 5대 추진전략 중 하나인 탐사 및 개발기술과 ICT 융합 등 “광업 전주기와 ICT의 융합”에 따른 것으로, 국내 광산의 친환경, 고효율, 저비용, 무재해 자원개발에 기여한다.

또한 개발된 기술은 볼레오 광산에서 실증화하는 작업을 통해, 갱내 채광 중인 국내 석회석 광산에도 올해 안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ICT와 광산운영과의 접목은 국내 중소기업에게 연구비를 지원해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된 기술을 실증화해 상용화시킨 사례로써 기술개발 성과창출 및 동반성장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천㎞ 밖 무인트럭 조종 시스템 도입 … 리오틴토, 인력·생산성 문제 해결

 

광산 깊숙한 곳에서 광물 채취가 한창이다. 기계가 돌을 깨고, 깨진 돌은 화물열차에 실려 이송된다. 한 쪽에서는 작업 중 발생한 폐기물을 실어 나를 대형 트럭이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런데 어디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무인 자동화 광산이기 때문이다. 작업자는 수천㎞ 떨어진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아 이 모든 일을 원격 조정하고 있다. 공상 과학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글로벌 광산업체 리오틴토 얘기다.

2000년대 초반 리오틴토는 인력 부족과 높은 비용, 생산성 부진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신흥국 수요 증가로 생산량을 늘리고 싶지만 채광 인력이 부족했다. 외딴 광산에 작업자를 상주시키는데 드는 비용과 안전 문제도 고민거리였다. 묘수를 찾던 리오틴토는 무인 시스템을 광산업무에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미래 광산’이라고 이름 붙였다.

오랜 준비를 통해 2008년 리오틴토는 미래 광산 프로그램을 호주 웨스트 안젤라스 철광석 광산에서 시험해보기로 했다. 무인 트럭 5대가 폐기물을 실어 나르고 1500Km 떨어진 퍼스의 사무실에서 한 사람이 원격 조정하는 방식이었다.

가능성을 확인한 리오틴토는 2011년 호주 필바라 지역 최대 광산인 얀디쿠지나 광산으로 시스템을 확장했다. 폐기물 처리에만 활용했던 무인 트럭을 철광석을 나르는데도 쓰고, 총 10대의 무인 트럭을 한 사람이 원격 조정하도록 했다.

한 번에 290t을 실을 수 있는 이 대형 트럭은 위성항법장치를 통해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어 운송 비용과 인력을 크게 줄였다. 최근에는 지하 터널 굴착, 채광, 광물 분류 작업 등에도 무인 자동화 기술의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노동 집약적이고 대규모 장비가 투입되는 광산업에서 무인 자동화 시스템은 생소했다. 광산업은 디지털과 연관성이 적다고 생각하는 업체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리오틴토의 뒤를 이어 여러 업체가 속속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추세다. 리오틴토는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2015년 하반기까지 필바라 지역 철광석 생산량을 연간 3억3300만t, 장기적으로는 4억300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140년 전통의 리오틴토가 광산업계의 디지털 선두주자가 된 비결은 변화를 재빨리 내 것으로 만든 데 있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를 무심히 지켜만 보던 광산업계에서 가장 먼저 변화를 내 것으로 만든 혁신이었다.

리오틴토는 최근 미래 광산을 구리·석탄에도 도입하고, 미국·몽골 등에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언젠가는 날아다니는 로봇을 업무 현장에 투입하겠다고도 한다. 리오틴토의 혁신은 계속되고 있다.

▲ICT 융합으로 자동화·무인화 추진 등 제2차 광업 기본계획 확정

국내 광업이 100여 년 아날로그 시대를 마감하고 미래광산을 모델로 ICT 기술 융합에 나선다.

우선 핵심은 광석을 캐내는 채광과 운반의 자동화·무인화. 채광은 전통적으로 광부의 역할이지만 앞으로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대신하게 된다.

광석을 캐내는 포크레인이나 운반하는 트럭에는 작업자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원격으로 한 명의 작업자가 모든 것을 모니터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

또 채광된 광석량이나 품위 등 기초정보를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고, 어느 장소에서 채광된 광석이 몇 번 트럭을 통해 어느 저광장으로 이동했는지 경로도 자동으로 추적된다. 정부는 이와 같은 무인 원격조정 시스템을 개발, 국내 민영광산에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자원 처리 과정 자동 모니터링 제어 가능

 

분쇄기, 부선기, 광학선별기 등을 자동제어 하는 장비는 음향이나 진동, 광학신호를 수집해 처리 상태를 자동으로 인지하고 필요한 신호를 내보내거나 분석결과를 보여줌으로써 효율적인 공정개선을 가능하게 한다. 지반침하, 갱내수 유출, 분진 등 각종 환경 영향 요소도 사전에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안전관리’에도 ICT를 활용한다. 우선 작업자 안전관리를 위한 모바일 기반의 실시간 위치 확인과 호주, 미국의 안전통합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단계별로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핵심기술의 하나인 ‘근접 탐지 시스템 기술’은 3D 정보로 주변 사물?사람의 위치와 고도, 모션을 자동으로 감지해 장비의 이동이나 정지를 자동으로 결정한다. 보통 갱내는 어둡고 시야가 흐리기 때문에 장비와 장비, 장비와 사람 간 충돌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민관이 협력해 관련 기술을 개발·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은 광업계와 연계하여 광산안전에 관한 채광장비 근접 탐지 시스템 및 탄광 내 메탄가스 연속 모니터링 기술 등 안전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부는 무인·원격 자원탐사기술로 데이터를 수집해 신규광체를 확보하는 등 ICT 기술 융합으로 생산량 증대, 재해율 감소, 무재해?친환경 자원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국내 광업은 선진화 정책을 통해 중대형 광산 육성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일인당 생산성 향상의 둔화(최근 5년 연평균 2.5% 증가)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해 한계에 부딪혀왔다.

일인당 생산성의 경우 지속적으로 향상되어 왔으나 선진국과 비교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광업선진국의 생산성은 평균 45톤/인데 비해 한국은 37톤/인 수준이다.

광산재해율 역시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다. 백만인당 재해율은 2010년(28.6명)에서 2013년(28.6명)으로 최근 들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는 재해 감소를 위한 교육 및 제도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국내 광산이 점차 지하로 깊어지는 등 작업여건이 열악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와 정부는 정체된 광업계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광산개발 전 과정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광산개발 전주기를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개선하는 전략을 골자로 한 ‘제 2차 광업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그 중 ICT 융합 전략은 해외 메이저 광업 기업의 채광 및 운반장비 자동화?무인화, 원격제어기술 등을 들여와 안전한 광산운영과 비용절감 등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 따라 산업부는 광업 생산성을 2013년 38톤/인에서 2025년 47톤/인으로 24% 향상시키고 백만인당 재해율을 2013년(28.6명)에서 2025년(25명)으로 13% 감소시킨다는 목표다. 또한 개발기술과 ICT의 융합으로 친환경, 고효율, 저비용, 무재해 자원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산업부 관계자는 내다보고 있다.

이외에도 ‘제 2차 광업기본계획’는 국가 지질정보 통합관리, 북한 내 광물자원 남북 공동 개발, 광물원료 소재산업 육성 등의 청사진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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