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LS산전, 해외시장에서 성장의 길을 찾다
[기획] LS산전, 해외시장에서 성장의 길을 찾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5.05.26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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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등 중동 지역 전력 인프라 시장독주체제 가속화
수출신장률 '주목'… 차단기·EES 등 북미 공략 확대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인 측면에서 유럽 다국적 전력업체를 선호하던 중동지역에서 LS산전이 수 년 째 수주성과를 거두면서 국내·외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LS산전은 최근 한화건설 추진하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뉴 시티 프로젝트(Bismayah New-City Project, BNCP)의 GIS(Gas Insulated Switchgear, 가스절연개폐장치) 변전소 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총 1억4700만달러 규모로, 글로벌 사업 가운데 단일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LS산전은 이에 앞선 2011년 이라크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까지 만 3년간 이 지역에서만 거둔 수주액이 5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사업 수주를 포함하면 올 상반기까지 일찌감치 6억달러를 훌쩍 넘어선 셈이다.
중동은 타 대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 인프라 상황이 열악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중전기업들에게 있어 시장 잠재력이 무한한 곳으로 꼽힌다. LS산전은 한국기업이 주도하는 신도시 사업에서도 대규모 수주에 성공, 이를 계기로 중동 전력 인프라 사업에서 독주체제를 확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까지는 순조롭다. LS산전은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지속적으로 글로벌 영업활동을 전개한 결과 2000년대 후반부터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 LS산전이 이라크에 구축하고 있는 GIS 변전소 전경
비 유럽권 기업 최초 이라크 사업 수주

LS산전이 중동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후반 시리아에서부터다. 2010년시리아 배전청 PEDEEE(Public Establishment for Distribution and Exploitation of Electric Energy)와 72.5KV GIS 변전소 구축을 위한 33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LS산전은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비롯한 총 6개 지역에 GIS 변전소 10개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생산부터 변전소 설계, 조달,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전담하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and Construction) 턴 키(Turn-Key) 베이스로 수주하며, 전력시스템 전 분야를 아우르는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LS산전의 중동 공략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시리아 사업 수주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LS산전은 전후 복구 및 대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는 이라크의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에 진출했다. 이라크는 전력 분야를 전후 복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매년 여름 전력부족으로 인해 이라크 전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국민 지지도 확보를 위해 전력 확충을 우선과제로 추진 중이며, 단기간 내에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디젤 발전소, 배전급 변전소 건설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LS산전은 2011년 이라크 전력부(MOE, Minister of Electricity)가 추진하는 33kV 변전소 구축사업의 첫 발주 물량 35개를 모두 수주하는 등 총 1억15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전력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한 이라크 재건사업 진출을 본격화 하기 시작했다. 비 유럽권 기업으로, 이라크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을 수주한 것은 6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후 LS산전은 33kV 변전소 100개소 구축사업 중 70개를 변전소를 수주하고, 2013년 DCC와 132/33kV 급 GIS변전소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는 등 현지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어 같은 해 10월 132kV/33kV GIS 3개 변전소 구축사업, 2014년 5월 AMI 구축 프로젝트, 2015년 5월 비스마야 신도시 GIS변전소 구축 프로젝트 수주를 이어가며 대(對)이라크누적 수주액이 6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LS산전이 지난 2014년 5월 수주한 ‘이라크 AMI 국제 입찰 프로젝트’는 5224만달러(한화 약 536억원) 규모로 스마트그리드 분야 세계 최대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변전소를 비롯한 DCC등송변전과 배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 이어 AMI 사업 수주로 사업 영역을 최종 수용가로까지 확대하며, 발전을 제외한 전력 인프라 전 분야에 대한 통합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이 계약에 따라 LS산전은 계량정보 운영(MDM, Meter Data Management)과 전기요금 과금(Billing), 고객관리(CRM, Customer Relation Management) 등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적용된 AMI 센터 19개를 이라크 전역에 걸쳐 구축하고 있다.

또한 바그다드 및 주요 지역의 변전소와 수용가에스마트미터 11만 대를 보급해 전력운영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DCC와 공유하고, DCC를 다시 CCC(중앙제어센터, Central Control Center)가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그리드 적용 솔루션을 구축해 쌍방향 전력수요 관리 및 전기요금 부과가 가능케 할 예정이다.

▲ 2011년 바그다드 구자균 부회장 이라크 방문 당시 방탄조끼 착용 모습
구자균 회장의 스킨십 수주 활동

구자균 LS산전 회장은 2011년 11월 이라크 바그다드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LS산전은 당시 이라크 정부가 추진하는 100개 변전소 프로젝트 중 35개소에 대한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계약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라크는 정국 불안으로 인해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 계약을 인근의 다른 나라에서 진행하던 시기다. 하지만 이라크 MOE 측은 첫 대단위 수주인 만큼 이를 기념할 만한 계약식을 바그다드에서 갖자는 제안을 해왔고, 구 회장은 이에 대해 직접 이라크로 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60년만에 비 유럽권 기업으로선 처음으로 전력 인프라 사업을 수주한 만큼 해당 기업의 대표로서, 향후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반신반의하던 MOE 관계자들도 구 회장이 직접 바그다드 공항부터 방탄복을 입고, 방탄 차량을 탄 채 MOE 본사에 나타나자 놀라움을 나타냈다. MOE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도 가능한 이라크 본토에 발을 들이지 않으려 하고, 일부 바이어들은 공항에서 회의만 갖고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기업 오너 경영인이 직접 악수를 나누고, 사업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강한 신뢰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계약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와 함께 계약식 전후로 구 회장과 MOE 장관, 차관이 통역 없이 장시간에 걸쳐 나눈 대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큰 성과를 이끌어 낸 셈이 됐다. 구 회장은 변전소 관련 솔루션은 물론 스마트그리드의 경제성을 소개하며, 전력 인프라 구축 초기단계부터 스마트그리드를 도입할 수 있는 여지를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카림 아프탄 당시 장관과 아메르 압둘마지드 당시 차관 역시 “당장 대대적인 투자를 할 수는 없으나 구 회장의 조언에 따라 장기적 관점에서 스마트그리드를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검토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2012년 압둘마지드 차관은 사업 수행역량 평가를 위한 실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압둘마지드 차관은 방한 당시 사업장 실사는 물론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와 함께 LS산전의 스마트그리드 솔루션을 참관했고, 한 해 뒤인 2013년 5월에는 카림아프탄 장관 역시 방한해 제주 스마트그리드 및 HVDC 실증단지를 둘러 보고, 이라크 전력 인프라 사업에 있어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등 그린 비즈니스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난 2014년 5월, LS산전은 이라크의 첫 AMI 사업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 2013년 MOE 카림 아프탄 장관이 LS산전 부산사업장을 방문하고 있는 모습
'그린 비즈니스' 이제는 북미 시장

LS산전은 최근 3년간 50%가 넘는 수출신장률을 기록했다. 해외 수출액은 2011년 2억8393만달러, 2012년 3억6318만달러, 2013년 5억4926만달러에 이어 2014년에는 6억달러에 육박했다.

LS산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해외시장 개척에서 성장의 길을 찾겠다는 의지로 수출특공대를 운영하는 등 현지화 마케팅 강화 전략을 펼쳐 기존 동남아 중심의 수출시장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미주, CIS, 러시아, 일본 등으로 다변화한 결과 구 회장 취임 전 25% 수준이던 매출대비 수출비중이 40%를 넘어섰다.

LS산전은 전력설비 노후화에 따른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북미지역 전력·자동화, 그린비즈니스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신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UL인증 취득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LS산전은 주력제품인 차단기와 EES(전기저장장치, Electrical Energy Storage)의 UL인증 획득을 진행, 향후 북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한 VCB(진공차단기, Vacuum Circuit Breaker)와 배전반의 UL인증 획득을 위한 기술, 품질 테스트를 마친 상태로 조만간 인증서 발급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인증은 VCB분야에서 아시아 최초로 추진, 인증 획득 시 VCB 배전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LS산전은 이를 앞세워 1200억원 규모의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EES 역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북미 현지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UL인증을 적극 추진, 향후 1년 내 취득을 완료하고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LS산전 EES사업은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선정 R&D 역량을 집중, 현재 3kW급부터 1MW급 EES용 PCS 기술을 확보하는 등 LS산전 그린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LS산전은 일찌감치 EES 시장확대를 감안해 기존 사업 분야에서 중점 개발해온 자동화, 전력전자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EES용 PCS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지난해 부산 스마트그리드 보급지원사업 EES 공급사업, 2014년 10월 한전 주파수조정용 EES 시범사업 등에서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결실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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