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또 거짓말
1조5천억 투자유치 MOU '공수표'
MB 또 거짓말
1조5천억 투자유치 MOU '공수표'
  • 이진수 기자
  • 1004@energydaily.co.kr
  • 승인 2015.09.0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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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의원, "총 12건 중 6건 투자 철회 or 7년째 유보" 지적

▲ 백재현 의원
[에너지데일리 이진수 기자] “해외 양해각서(MOU) 교환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결과까지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누가 한말일까. MB정부 당시 초대 지식경제부(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었던 이윤호 전 장관이 2009년 3월 직원과의 대화에서 해외 MOU가 전시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이 전 장관의 이 말은 과연 지켰을까. 불행히도 그러지 못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경기 광명 갑)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MB정부 당시 체결된 투자유치 MOU는 총 12건 중 절반에 해당하는 6건이 투자가 아예 철회되거나 체결된 지 7년이 지나도록 유보된 상태라고 1일 지적했다.

백재현 의원에 따르면 이렇게 공수표가 되어버린 MOU 투자 규모는 12억 9000만 달러에 달하고, 이는 현재 환율로 우리 돈으로 환산해 보면 무려 1조 5천억 원을 넘는 규모다.

산업부가 백재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 및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미일 순방 당시와 2009년 당시 한승수 총리와 이윤호 지경부 장관의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 참가 당시의 지경부(현재 산업부) 보도 자료를 통해 본 MB 정부 당시 투자유치 관련 MOU 체결 현황은 다음과 같았다.

2008년 4월 14일부터 22일까지 이명박 대통령은 미일순방을 떠난다. 같은 해 4월 16일 방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투자환경설명회에서 미국 기업인 400여명을 대상으로 직접 코리아 세일즈에 나섰다.

그 결과 세계 유수 5개 기업과 11억 8,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는 과년 신고 된 외국인 투자금액 105억 달러의 11.2%에 달하는 규모라며 청와대는 당장이라도 투자를 받은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현재에 와서 확인한 결과는 처참하기까지 하다.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투자규모 11억 8,000만 달러 중 물류기지 관련 10억 달러는 이미 투자가 철회됐다.

또 반도체 제조시설과 디젤차량 생산공장 관련 투자는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투자가 유보된 상태이다. 당시 체결된 전체 MOU 금액의 86% 가량이 실제 투자로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이어진 이 대통령 방일 기간 중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4월 21일 일본의 도쿄의 한 호텔에서 한국투자환경설명회가 개최됐고, 이를 통해 약 5억9000만 달러의 투자유치 성과를 올렸다고 당시 지식경제부는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그 중 성남 분당의 특급 관광호텔을 신축하겠다는 1억 달러는 결국 투자가 철회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건국 60주년 기념사에서 “2%인 신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2030년 11%, 2050년 20% 이상 높이도록 총력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는 그에 화답하여 2009년 4월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에 참가해 한승수 총리와 메르켈 총리의 회담을 진행함과 동시에 한국 투자환경 설명회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분야 1억7000만달러를 포함, 총 2억달러 규모의 투자유치 MOU를 체결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오스트리아 태양광업체가 투자하기로 한 1억2000만 달러 및 풍력발전설비 분야 세계 1위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덴마크 업체의 5000만 달러 투자, 즉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들은 모두 없던 일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장담은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 산업부가 백재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1차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와 비재생폐기물로 얻은 에너지를 합친 비율이 2.1%로 OECD 국가 중 꼴찌로 OECD 평균 9.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백재현 의원은 “작년 말부터 올 해 초까지 이어진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통해 MB정부 내 자원외교 MOU 총 96건 중 본 계약을 맺은 것은 16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고 상기시키며, “이러한 행태는 투자 유치 관련 MOU에서도 똑같이 반복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백 의원은 “마치 당장 투자를 정말로 유치한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했음에도 불구하고 MB정부 당시 체결했던 투자유치 관련 MOU 가운데 1조 5천억 원이나 없던 일이 되고, 한 행사에서 체결된 금액 중 86% 가량이 실제로 투자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자못 충격적”이라며, “빈 수레가 요란했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백재현 의원은 “이러한 행태에서 현재에도 MB 정부 당시 지경부 장관을 했던 최경환 부총리나 지경부 차관을 했던 윤상직 장관이 요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대통령 순방 등에 맞춰 홍보에 이용하기 위하여 졸속으로 급조되는 MOU로 국민을 속이는 행위는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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