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종인 /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인터뷰] 이종인 /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5.09.02 11: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완성도와 전문성 갖춘 세계적 시설… 안전 관리 최선"
부지선정부터 처분방식까지 민주적 절차와 주민참여 통해 결정
안전성 객관적 입증… 3단계 이후는 활용도 등 감안 추후 확정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지난달 28일 경주에서는 역사적인 행사가 진행됐다. 1978년 원자력 도입 38년만에 확보한 국내 유일의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시설인 경주 방폐장 준공식이 거행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행사에는 황교안 국무총리, 김관용 경북도지사, 문재도 산업부 제2차관, 정수성 국회의원, 최양식 경주시장을 비롯해 원자력 전문가, 건설사 관계자, 그리고 1000여명이 넘는 경주시민이 참석해 축하의 마음을 나눴다.
19년간 9차례 실패를 겪은 후 준공된 만큼 경주 방폐장은 갈등사업에 대한 민주적 의견수렴과 합리적 갈등조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고,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의 계기도 마련해 원자력이용 책임 완성에 실마리를 제공했다.
경주 방폐장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방폐장 반입수수료는 80만 드럼 기준 약 5100억원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75%인 3825억원은 경주시가, 25%인 1275억원은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이 지역지원사업으로 집행한다.
이종인 공단 이사장으로부터 방폐장 준공의 의미와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 방폐장 준공 소감을 말씀해달라.

▲ 지난해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사용승인을 받은 이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전 임직원은 처분시설 운영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시범운전을 거듭해왔다. 마침내 국가 숙원사업인 방폐장을 전 세계에 공개하고 준공하게 돼 기쁘기 그지 없다.

준공식을 계기로 주민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걱정하지 않도록 방폐장을 안전하게 관리할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

- 방폐장 준공이 갖는 의미는.

▲ 경주 방폐장은 대한민국의 역사에 길이 남을 커다란 성과이자 안전을 진일보시킨 대표적인 시설이다. 방폐장 준공으로 우리나라는 원자력 이용에서 '발전부터 폐기물 처분까지'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특히 그 과정 면에서 민주적인 절차와 주민참여를 통해 부지선정부터 처분방식을 결정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경주 방폐장은 대한민국의 ‘갈등조정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민주적인 사업의 전통’을 꾸준히 이어가 지역민, 국민과 투명하게 소통하고 열린 마음으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안전과 신뢰’의 상징으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대한민국에서 유례없는 대규모 공사였던 만큼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룬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경주 방폐장은 총 면적이 214㎡로 핀란드 방폐장 시설 3배 규모나 되는 대규모 공사였으며, 세계 최고의 건설기술과 많은 근로자들이 대한민국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경주 방폐장이 우리 건설역사에 하나의 이정표가 될 역사적 지하구조물로 평가하고 있다.

방폐장 안전성에 대해 세계 유수의 전문가들로부터 객관적 입증을 받았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지난해 방폐물 안전 국제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경주 방폐장을 방문한 IAEA 담당자는 경주 방폐장은 안전수준이 매우 높은 시설이라고 평가한 바 있으며, 얼마전 열린 IAEA 제5차 '사용후핵연료관리 안전 및 방사성폐기물관리 안전 공동협약 검토회의'에서도 우수사례로 꼽히고 전문가들로 호평을 받았다.

경주 방폐장은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완성도와 전문성을 갖춘 시설이며, 원자력이용 책임을 완성하는 첫단추라고 할 수 있다.

 
- 경주 방폐장에는 어떤 시설이 있는지.

▲ 경주 방폐장은 지상시설과 지하시설, 환경친화단지가 조성돼 있다.

지상시설은 방폐물의 인수 및 검사를 위한 인수저장건물과 폐기물 재포장을 위한 폐기물건물 등 9개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2010년 6월30일 준공돼 사용중이다.

지하시설은 방폐물을 인간생활과 완전히 격리하기 위한 시설로, 건설·운영·하역동굴 및 처분고를 갖추고 있다. 2014년 6월말 공사가 완료됐으며, 이번 준공식부터 본격 처분이 시작됐다.

또한 환경친화단지는 방문객센터인 코라디움과 빛테마공원, 전망대 등을 갖춘 청정누리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지난해 6월 준공,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 방폐장 운영과 관련한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신다면.

▲ 공단은 200리터 드럼 기준 총 80만 드럼 처분을 목표하고 있다. 이번 1단계 완공에 이은 2단계 표층처분시설은 현재 종합설계중이며, 2019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또한 3단계 이후 처분시설은 표층처분 방식을 원칙으로 하되, 기존 처분시설의 활용도 및 효율화를 감안해 추후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방폐물 처분과 관련해서는 현재 고리, 한빛, 한울원자력발전소의 임시 저장고에 보관중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전용 운송선박과 트럭을 이용해 원자력환경공단 환경관리센터로 운반하게 된다. 이후 '인수/검사 → 영구처분 → 폐쇄'의 과정을 거쳐 처분하게 되며, 환경감시 및 부지감시를 통해 방사선을 관리하게 된다.

처분된 폐기물은 시간이 지나 방사능이 감소돼 자연 상태로 돌아가게 될 때까지 처분시설 주변의 환경감시를 통해 처분시설 운영기간은 물론 폐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철저히 관리한다.

방폐장 주변은 총 8대의 환경방사선감시기가 설치돼 있으며, 주변 토양, 곡류, 어류 등 시료를 정기적으로 채취, 분석해 주변환경에 방사선 영향이 있는지 감시한다.

방폐장 주변 방사선량은 연간 0.01mSv(밀리시버트) 미만으로 자연방사선량인 연간 2.4mSv보다 휠씬 낮게 관리된다. 이 수치는 일반인의 연간 허용 방사선량의 100분의 1, 가슴 X선 1회 촬영시의 방사선량인 0.1mSv의 10분의 1 수준이다.

- 향후 과제를 꼽는다면.

▲ 아직 국가적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사용후핵연료 처분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원전에서 원료로 사용하고 난 뒤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는 장기간 많은 열과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안전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를 각 원전 내에서 습식저장·건식저장 등 임시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있으나, 매년 700톤 가량 발생하면서 현재 저장용량 대비 70%이상 저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고리는 2016년, 한빛은 2019년, 한울은 2021년, 월성은 2018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를 전망이다. 저장조밀화, 호기 간 이송 등을 통해 포화예상연도를 미룰 수 있는 시한도 최대 2028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월성도 2038년이면 포화상태에 도달한다.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선정과 준공에만 30년이 소요된 사례를 감안했을 때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사용후핵연료 처리 결정 시기와 방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는 올해 6월말 공론화 권고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으며,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사용후핵연료관리 기본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다.

해외의 경우 현재 영구처분장을 운영중인 국가는 없고 1965년부터 10개국에서 26개의 지하연구시설을 운영중이다. 인력양성, 부지 및 안전규제 기술개발, 기술축적을 위한 지하연구시설 건설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 방폐장 및 청정누리공원을 경주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방폐장은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한 시설이다. 국민의 안전을 어떠한 경우에도 최우선할 것이며, 국민이 안전을 확인하고 아이디어를 내 개선할 수 있는 ‘열린 방폐장’ 운영을 목표하고 있다.

공단은 쉼터와 유물전시실을 갖춘 방폐장 전시관 ‘코라디움’, 그리고 주변 6만7000㎡(약 2만평) 면적의 ‘청정누리공원’에서 사계절 꽃단지,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안전·과학 체험장으로의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지자체, 코레일 등 유관기관과의 MOU를 통해 문무대왕릉, 주상절리 등 풍부한 관광자원과 방폐장 연계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는 한편 주변 정비사업을 통해 직접 고용 창출, 마을기업 추진 및 특산품 브랜드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실제 영국은 1956년 세계최초 상업용 원전인 ‘콜더 홀’은 홍보관과 인근 레이크드릭국립공원을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 한해 평균 16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스웨덴의 포스마크는 세계 유일의 해저 동굴처분시설의 방폐장 운영을 통해 인구가 30배 증가, 1000명 일자리 제공, 시설견학을 위해 평균 3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 지역사회와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은.

▲ 공단은 주변지역 소식지, 시청 홈페이지, SNS, 사보 등을 통해 방폐장 관련 정보를 시민들과 실시간 공유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지방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최초로 당초 계획보다 3년 빨리 본사를 경주로 이전했으며, 공단 신입사원 가운데 비수도권 채용률은 정부 정책(50%)보다 상회하는 평균 60% 수준이다. 특히 2009년 설립부터 신입 직원의 20%를 할당, 방폐장 유치지역인 경주 출신으로 채용하고 있다.

공단은 앞으로도 각종 문화행사와 사회공헌활동, 협력기업과의 동반성장 등 상생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