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력발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기고] 수력발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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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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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봉원 /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 수력운영실장

 
[에너지데일리] 지난 여름은 기상관측 기록에 남을 최악의 가뭄으로 각종 용수공급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었다. 국민들에게는 상세보도가 되지 않았지만, 며칠 더 가뭄이 지속되었더라면 이천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권 용수공급을 부분적으로 제한해야 하는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가 비상사태였던 당시 용수 제한공급이 시행되었다면 국가적 혼란이 더욱 가중되었을 것이다.

기상이변에 따른 홍수, 가뭄 등의 증가는 비단 우리나라 만의 현상이 아니라 최근 기후 변화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세계 각국은 수자원관리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하천유출량의 65%가 여름철에 홍수기에 집중되고, 경사가 급한 산악지형으로 하상계수가 커서 수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투자가 중요한 국가이다.

최근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주목 받고 있는데, 사실 이보다 훨씬 먼저 인류 문명과 함께해온 오래된 에너지원이 있다. 바로 수력발전이다. 수력발전은 무한하게 사용 가능한 재생에너지일 뿐 아니라 홍수조절, 용수공급, 전력계통 품질유지, 전력계통 최초복구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팔방미인이다.

홍수조절은 하천법 및 관리지침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한강홍수통제소의 통제 하에 한강수력본부 제어소에서 한강계 7개 각 댐의 수문방류량과 발전방류량을 조절함으로서 홍수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강수력 제어소의 발전·수계운영시스템(PAROS)을 통하여 유역면적, 강수량, 유입량, 방류량에 따른 각 댐 및 한강의 시간별 수위변화를 실시간 예측하여 홍수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홍수발생시 한강 잠수교의 차량통행 수위초과를 방지하기 위해 퇴근시간을 피하여 최대방류를 실시하는 것이다.

용수공급은 댐과 보 등의 연계운영규정에 의하여 시행되고 있으며, 발전용댐과 다목적댐의 연계운영협의회를 통하여 용수공급량을 결정한다. 그 중 팔당댐은 서울과 경기도를 포함하는 수도권의 용수 하루 700만㎥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 가뭄시에는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의 하천유지용수를 초당 124㎥에서 80㎥로 감소시키는 2단계 대책기간 중 용수공급량의 65%를 한수원 댐에서 공급하여 가뭄을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발전용댐에 대하여 오해하기 쉬운 부분 중 하나가 발전용댐은 발전기능만을 한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발전용댐과 다목적댐으로 구분되어 건설되었으나, 현재는 발전용댐도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하여 홍수조절, 용수공급 등 다목적댐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홍수조절, 용수공급 뿐 아니라 각 댐의 수위 조절을 통하여 취수시설, 내수면어업, 수상레져업, 낚시터 등 강과 관련된 이해관계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긴밀한 업무협조를 하고 있다.

또한 전력계통의 측면에서는 첨두부하 담당함으로써 주파수 안정을 통한 전기품질 향상에 기여하며, 만약 전국의 전력계통이 Black-out된 상태가 되면 최초로 송전선로를 가압하고 지역별 핵심발전소에 기동전원을 공급하는 시송전발전소의 역할을 하게 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국수력원자력이 보유하고 있는 양수발전소는 수력발전의 일종으로 전기를 저장하는 방법(ESS, Energy storage system) 중 가장 대규모 설비로 전력계통 운영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원자력이나 화력 등 대규모 전력설비고장에 의한 계통탈락시 3분내 계통에 병입하여 전력계통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도 빼놓을 수 없는 우리의 임무다. 치어방류사업, 장학사업, 문화지원사업, 환경개선사업, 사회봉사 등 매년 약 60억원을 지역사회발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용량에서 수력/양수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6.67%(6468MW)인데, 이 중 82%를 한수원이 가지고 있다. 한수원은 10개 발전소 35개 호기 605MW의 수력설비와 7개 발전소 16개 호기 4700MW의 양수설비를 보유한 국내 1위의 수력기업이다.

최초에 수력발전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는 1905년으로 평안북도 운산수력에 500kW급 발전소가 건설되었다. 남한지역에는 섬진강 운암수력이 1931년 건설되었고, 한강수계는 1943년 청평수력, 1944년 화천수력, 1960~1980년대 춘천, 의암, 팔당수력, 청평양수가 건설되며 한강계 수력발전소가 현재의 모습을 완성하였다. 한강수력본부 수력발전소의 역사는 한국경제 성장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한수원 내 한강수력본부의 수력발전소 역사가 긴 만큼 발전소 근래에 발전설비가 한계수명이 도달하여, 노후수력 현대화사업을 통하여 계속운전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2009년 춘천수력 현대화를 시작으로 청평수력, 괴산수력, 의암수력 등 9개 호기 193MW를 완료하였으며, 2025년까지 섬진강수력, 화천수력, 삼랑진양수 등 12개 호기 1140MW의 현대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노후수력 현대화사업을 통하여 앞으로 약 40년간 친환경에너지를 계속 생산하고, 친환경방식으로 설비를 개선하여 수도권 수질보호를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발전소 신규건설 분야에서도 2000년도 이후 2001년 산청양수를 시작으로 양양양수, 청송양수, 예천양수, 2012년 청평수력 4호기 증설까지 3160MW의 발전설비를 확보하게 되었다.

한강수력본부가 다른 발전회사와 차별되는 점은 자체 정비다. 원자력, 화력발전과 다른 수력발전회사의 경우 발전설비의 유지보수 업무를 외부의 정비업체에게 맡기고 있다. 이에 비해 한강수력본부는 2003년 전사업소 자체수행을 경상정비를 시행하였고, 2007년 괴산수력 A급 Overhaul(수차발전기 완전분해 후 정비점검)을 시작으로 섬진강, 화천, 춘천, 팔당, 보성강의 A급 Overhaul을 완료하고 전 발전소에 확대 시행 중이다. 자체 정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설비에 대한 완벽한 기술적 이해가 필요하며 다년간의 경험축적을 통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한강수력본부는 자체 정비를 통하여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50여개의 민간소수력발전소에 기술지원 및 정부위탁 A/S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화사업, 신규건설, 자제정비를 통하여 다양한 경험을 가진 우수한 인력자원을 보유할 수 있었고, 인력관리를 통하여 해외수력개발 및 노후수력 현대화사업 등에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한수원은 자체정비 기술력, 현대화사업 및 신규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수력 개발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신규 수력건설은 포화상태로 회사의 성장동력을 해외로 확대하여, 현재 네팔 차밀리아에 총사업비 4800만달러를 투자, 30MW급 수차발전기를 신규 설치중이며, 키르키즈스탄, 파키스탄 등에 수력자원개발을 진행 중이다. 신규 설치 뿐 아니라 노후설비 현대화사업도 사업개발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북한 또한 중요한 시장이다. 북한은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기에 좋은 장소가 많이 있어 일제강점기 때부터 부전강, 장진강, 허천강, 압록강 등에 많은 발전소가 세워졌고, 1945년 해방 이후에도 수력발전소 건립은 계속되었다. 북한의 주된 발전원이 수력발전인데 상당수의 수력발전설비가 여러 사유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수원에서는 장래 남북관계 개선시 즉시 북한 노후수력발전소 개보수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수력발전 건설, 운영, 정비의 역사는 긴 반면에, 우리나라에는 아직 수차와 발전기의 설계, 제작능력이 없다. 엄밀히 말하면 설계나 제작할 능력은 갖추고 있으나, 개발에 필요한 세부 경험이 부족하고 이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 수력발전소 신규 건설지점을 찾기 어려워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수력개발 및 대북수력 등 대외적으로 볼 때 수력발전은 큰 시장이다. 한강수력본부는 국내 최초로 섬진강 2호기를 대상으로 266억원의 연구비를 통하여 15MW 프란시스 수차발전기를 개발 중이며, 2016년 5월 상업운전을 계획하고 있다. 전력연구원, 효성, 대양수력과 공동연구를 통하여 국내최초 수차발전기 설계, 제작과 이에 대한 실증시험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강수력본부는 일반수력, 양수발전설비를 모두 갖추고 펠톤, 프란시스, 카플란, 프로펠러, 벌브 형식의 다양한 수차를 보유하고 건설, 운전, 정비경험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회사이며, 국내 1등을 넘어 앞으로 열릴 해외 수력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수력사업은 신기술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이 충분하고 물을 사용하는 인류의 문화가 지속되는 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이다. 우리 한강수력본부는 ‘대한민국 수력의 역사’라는 사명을 가지고, 이제 세계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시작하였다. 앞으로 세계 유수의 에너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우리 수력의 찬란한 미래를 열어갈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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