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용후핵연료, 한국 상황 맞는 방식 채택해야"
[인터뷰]"사용후핵연료, 한국 상황 맞는 방식 채택해야"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5.11.17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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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물 국제심포지엄’… "지역개발 프로젝트, 보상 개념 아니다"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지난 16일 개막한 ‘2015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해외 인사들은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에서부터 저준위 방폐물에 이르기까지 관련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안전성과 투명성, 그리고 국민 및 지역주민과의 신뢰 형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수용성 제고에는 특별한 왕도가 없으며, 각국의 문화적 특성과 상황에 맞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16일 기자 및 KORAD(한국원자력환경공단) 대학생 서포터즈를 대상으로 진행된 주요 해외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내용이다.

▲ Irena Mele(이레나 밀) : IAEA 특별자문위원
Irena Mele(이레나 밀) : IAEA 특별자문위원

- 한국의 고준위방폐물·사용후핵연료 처분의 저장, 처리 방식에 대해 제언을 해주신다면.

▶ 각국의 상황에 따라 기술적 옵션이 달라진다. 기술과 관련해서는 많은 국제 공동연구도 나와있지만, 한국의 상황에 맞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경우 지역소통의 문제가 매우 크다고 알고 있다. 최종처분장 결정과정에서 국민적 차원 동의와 최종처분에 대한 명확한 책임 및 관리 체계, 그리고 발생 비용에 대한 명확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과의 공감대 형성이다. 전문가, 지역주민, 정부 등 관련 이해 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를 만들고, 그 토론의 결과로 합치된 추진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최근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IAEA 간의 협력협약(PA)을 체결됐다. 이번 협약이 갖는 의미는.

▶ 원자력환경공단과의 협력협약은 앞으로 원자력발전소 해체 및 사용후핵연료 사업 추진을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단 측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공동연구과제를 추진하겠다.

-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각국에서 사용후핵연료 관리대책이 마련됐고 핀란드, 스웨덴은 영구처분장까지 마련됐다. 한국은 1986년부터 노력해왔지만 이제 막 중저준위처분장을 준공하고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수립중이다. 늦었다고 보는가.

▶ 방사성폐기물 관리방안에 대한 논의가 추진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논의 뿐만 아니라 사회정치적 논의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 사회정치적 논의가 추진되기에 적절한 시기는 국가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경우가 특별히 늦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요인들이 고려될 수 있고, 그 나라의 상황과 사회적 성숙도에 따라 관리정책이 논의되고 발전돼야 한다.

- 2050년까지의 원자력 산업의 성장에 대한 예측은 어떠한가. 원자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원전이 더욱 필요해질 것이라고 예측하는가.

▶ 현재의 원자력발전소의 사용가능 기간과 친환경 대체에너지의 개발비용, 기술발전 상황 등 다양한 요인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황 뿐 아니라 미래 발생 가능한 상황까지 고려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그에 맞는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 Dr.Gerald Ouzounian(제라드 오조니앙 박사) : 프랑스 ANDRA 국제담당 이사
Dr.Gerald Ouzounian(제라드 오조니앙 박사) : 프랑스 ANDRA 국제담당 이사

- 프랑스는 올해 고준위 폐기물 최종처분시설를 위한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 프랑스는 고준위 및 사용후핵연료 처분 시설의 인허가를 이미 신청한 상태이며, 2018년초에 최종 인허가 신청을 예정하고 있다. 최종 인허가 신청 3년 후 2021년 최종승인이 나면 2025년에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프랑스에는 중저준위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이 3군데 존재하고 있다. 라망쉬 처분시설은 25년정도 운영하고 폐쇄후 관리 중이며, 1992년부터 로브처분장을 새롭게 운영 중이다. 또한 모빌리에에 극저준위 처분장도 확보하고 있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의 건설, 운영 및 폐쇄 경험이 사용후핵연료 및 고준위폐기물사업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 프랑스가 최종처분장 부지 마련에 성공한 요소는.

▶ 프랑스 ANDRA의 방폐장 사업에서는 부지선정 및 처분 방식 논의 단계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주민 참여가 있었다. ANDRA가 추진하고 그 내용을 지역민에게 통보 혹은 이해를 구하는 일방향적 방식이 아니라 사업 추진 자체를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관점에서 진행했다.
우선 1991년 고준위폐기물 연구법을 제공해 15년 동안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관련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그 연구결과를 투명하게 지역주민과 국민들에게 공유하여 사업에 대한 신뢰를 구축했다. 이후 고준위폐기물 관리법이 제정, 사업이 추진됐다.
또한 안드라와 지역주민들이 그 지역을 함께 개발한다는 관점에서 사업을 진행했다. 부지로 선정된 지역은 생활이나 산업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었다. 지역개발의 관점으로 지역개발프로젝트가 추진됐다.
무엇보다도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됐다. 일례로 도시를 관통한 도로의 트럭 이동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철도 인프라가 구축됐다. 이 외에도 수도, 전력, 의료, 교통 시설 확대 등이 부지개발 프로젝트에 포함됐고, 사용후핵연료 처분과는 관련이 없으나 원전발전사업자가 바이오연료 시설과 같이 지역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 또한 지역개발 사업의 내용으로 추진됐다.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지역이 필요한 것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답을 찾아가기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 지역개발 프로젝트라는 보상이 최종처분장에 대한 반감을 희석시킨 것인가.

▶ 보상의 개념은 아니다. 전 국민이 전기를 쓰기 때문에 프랑스 영토 안에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프랑스 내에서 책임져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지역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자발적으로 동의한 상태에서 단계적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최종처분장 계획에는 지역의 요구가 충실하게 반영됐다. 숲의 형태를 보존해달라는 지역주민의 요구를 반영해 위치를 바꾸기도 했고, 100그루의 나무를 잘랐다면 100그루의 나무를 다른 곳에 심었다.

▲ Dr.Stratis Vomvoris(스트라티스 봄보리스 박사) : 스위스 국립 방사성폐기물 공동조합(NAGRA) 국제 서비스 및 프로젝트(ISP) 이사
Dr.Stratis Vomvoris(스트라티스 봄보리스 박사) : 스위스 국립 방사성폐기물 공동조합(NAGRA) 국제 서비스 및 프로젝트(ISP) 이사

- 유럽 최악의 기피시설로 꼽히고 있는 영국의 세라필드 원자력 단지를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은 가운데 1만 명이 넘는 지역민 고용창출 효과 및 지역발전 기여도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세라필드 단지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가.

▶ 그동안 장기간 세라필드에 보관 하고 있던 방사성폐기물의 처리는 필요하다. 세라필드에서 수 십 년 동안 근무했던 숙련된 지역 인력들은 사용후핵연료 및 고준위폐기물 관리 사업에 그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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