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Lock-in 시키되, Lock-in 되지 않아야 한다
[E·D칼럼] Lock-in 시키되, Lock-in 되지 않아야 한다
  • 에너지데일리
  • webmaster@energydaily.co.kr
  • 승인 2016.01.28 1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성호 / 한국전기연구원 기술경영정책팀장

 
'Lock-in Effect'라는 용어가 있다. 어떤 제품 및 서비스에 소비자들을 묶어두는 것을 의미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정 제품군에 대하여 애착과 충성심을 갖게 되거나, 이미 투자한 비용이나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로 옮겨가는 것에 대한 귀찮음 및 두려움 때문에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계속해서 사용하게 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애플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사람은 그 플랫폼이나 사용법에 대한 익숙함 및 다른 스마트폰 제품으로 옮길 때에 발생되는 변환비용(Switching cost) 때문에 대부분 계속해서 아이폰을 사용하고, 삼성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사람 역시 같은 이유로 계속해서 갤럭시를 사용하는 경우를 설명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소비자들을 최대한 자신들의 제품 및 서비스에 묶어 두기 위한 전략들을 세우고, 자사 브랜드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를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하고자 노력한다.

이 'Lock-in'이라는 단어를 생산자적 측면에서 적용하여 사용되게 되면 약간 부정적인 의미를 띄게 되는데,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제품 및 서비스에만 집중하여 새로운 방향으로 혁신하지 않고 제한적인 영역 안에 갇혀 있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필름 사업에서 확실한 브랜드파워를 보유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수입을 올려 오던 Kodak이 디지털 카메라의 출현으로 인해 시장의 판도가 변화될 것임을 사전에 감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억제 전략을 펼치는 등 기존 필름 사업에만 집중하여 결국 파산보호 신청에까지 이르게 된 경우를 설명하는 데에 사용될 수 있다.

사회적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면, 기존의 것을 무조건 고수하기 보다는 새로운 변화 방향에 맞추어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 경쟁력을 유지 및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재의 에너지 시장은 판을 뒤엎을 가능성이 충분한 다양한 요소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스마트 디바이스의 확산 등으로 사람들의 에너지 소비 패턴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으며,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스마트팩토리 및 전기자동차의 등장과 영역 확장으로 인한 에너지 시장의 변화가 다양한 방향으로 예측되고 있다.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로 최근 몇 년 동안 주춤하고 있던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작년 말 파리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합의를 시발점으로 다시 한 번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익숙한 패러다임에만 고착되어 묶여 있게 된다면(Lock-in), 다양한 첨단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는 이 시대에 흔적도 없이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작년 10월에 인천공항에서 세계 과학기술장관회의에 참석하는 각 국가의 장차관 중 몇 분을 의전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중 한 분이 테슬라가 발표한 파워월(Powerwall) 영상을 보여주며, 에너지 산업의 Rule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얘기한 기억이 난다.

테슬라의 CEO인 엘런 머스크(Elon Musk)의 말처럼 에너지 산업의 판이 바뀔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그것이 확실해진 다음에 움직이기에는 너무 늦는다. 지금 현재 Lock-in 되어 있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고,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그려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