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전기차, 에너지 산업 지각변동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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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2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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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호 / 한국전기연구원 기술경영정책팀장

 
'텔레비전'이란 말은 1900년 파리에서 열린 국제전기기술총회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그러나 1927년에야 시제품이 발명될 정도로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렸고,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다. 당시 우리나라 월평균 소득이 1만2000원인 데에 비하여 텔레비전 가격은 6만원으로 5개월 치의 월급에 해당하는 상당히 고가의 제품이었다. 그만큼 주위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희귀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양적인 면에서 확산되었을 뿐만 아니라, 화질이나 부가적인 기능 등 질적인 면에서도 초창기 텔레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한 기술혁신을 이루어 왔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희귀하고 다른 핸드폰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고가인 제품이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각종 어플리케이션들을 자기 맞춤형으로 구성하여 사용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기술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고가 시장을 먼저 형성하고 점차 대중화 되는 방향으로 확산된다. 이러한 기술 확산 특성을 전략적으로 이용한 기업이 2004년 설립된 '테슬라'다. 테슬라는 구매력이 충분한 부유층을 겨냥하여 소량 생산으로 기능이 뛰어나며 아주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 고급 전기 자동차를 먼저 개발했다. 이후 더 많이 팔 수 있는 전기자동차 모델을 만들어가며 점차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대량 생산해 나가는 전략을 세웠다.

이들의 전략대로 2006년 최초 공개한 로드스터 모델은 계약금만 10만달러였음에도 많은 유명인사 및 부자들이 줄을 섰다. 이후 2009년에 공개한 모델S는 2012년부터 소비자들에게 양산차가 인도되기 시작하였는데, 6만~8만달러 정도인 고가 제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닛산 리프 다음으로 많이 팔린 순수 전기자동차 모델이 되었다.

사실 전기자동차의 개념은 100년도 더 되었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가솔린 엔진 자동차와 관련하여 다양한 기술 혁신이 일어나는 동시에 연료로 사용하는 휘발유의 가격이 점차 내려감에 따라 전기자동차를 제치고 먼저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다.

이처럼 자동차 산업은 에너지 산업과 그 관련성이 매우 크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다시 한 번 전기 자동차에 대한 기술 개발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에너지 안보 및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의 증대 뿐만 아니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배터리 기술 등이 기존보다 상당히 발전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의 창업 타이밍은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딱 들어맞았다.

전기자동차는 앞으로 연관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점차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고, 결국 미래 교통수단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글이나 애플이 전기자동차 시장에 뛰어든 만금 바퀴 달린 컴퓨터라는 개념으로 기존의 자동차에 대한 인식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장 변화 및 국내의 전기자동차 확산에 따라 에너지 산업도 많은 지각 변동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전략적 대응 방안의 마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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