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한국남부발전 - 풍력, 전기로 저장된다
[창간기획] 한국남부발전 - 풍력, 전기로 저장된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6.05.16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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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100기+에너지신산업 = '남부발전 풍력연계 ESS'
아마존 프로젝트, 지속적인 난관… 2년 대장정 마무리
해상풍력 결합도 추진… 에너지공기업 전사적 역량 결집

국산풍력 100기 프로젝트. 이는 한국남부발전(사장 윤종근)이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한 우리나라 풍력산업 발전과 궤를 함께 하는 야심찬 계획 중 하나다.
2009년 당시 국내 상용 풍력발전기 200여기 중 단 4기만이 국산인 상황이었다. 이에 남부발전 주도하에 국내 풍력기자재사, 시공사와 함께 국산풍력 Track Record 확보를 통해 국내 풍력 기자재사의 해외사업 진출 기반을 조성하고, 온실가스 저감에 적극 나서겠다는 목표하에 시작된 것이다.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듯 상황에 따라 부침이 있고, 수많은 난관이 있지만 남부발전의 ‘국산풍력 100기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중이고, 여기에는 또다른 요소가 수반되고 있다. 바로 대표적인 에너지신산업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가 그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간행된 '2015 공공기관 경영 우수사례집' 가운데 남부발전의 '풍력연계형 ESS 시스템' 관련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 풍력연계 ESS가 설치될 예정인 평창풍력 전경
'아마존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2013년 11월15일 남부발전 본사 대회의실에는 남부발전 경영진과 설비운영 담당 실무진이 모여 '아마존 프로젝트 추진회의'를 진행했다. 경제성장 둔화와 경기침체로 인한 전력수요 침체, 그리고 이는 곧 복합화력 발전설비의 이용률 저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복합 점유율이 50%에 가까운 남부발전의 전력판매량 저하에 따른 수익 악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아마존 프로젝트'는 신기술 개발을 통한 회사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이 회의에서 남부발전 경영진과 실무진은 풍력설비 보유 및 운영경험이 풍부한 남부발전의 특성을 고려,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 기술개발을 아마존 프로젝트 추진과제로 선정·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은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되는 불규칙한 전력을 에너지저장시스템에 저장해 두었다가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전력피크시간대에 양질의 전력으로 방전하는 시스템으로,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고 전력계통 안정화 및 국가 신재생에너지원의 활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었다.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남부발전은 사업추진을 위한 본격적인 검토작업에 돌입했다. 사업추진에 가장 큰 걸림돌은 에너지저장시스템 사업의 경제성과 대규모 전력을 저장하기 위한 배터리 기술이었다. 우리나라의 리튬이온 전지 제작기술은 세계적 수준이었지만, 리튬이온 전지는 대용량의 전력을 순식간에 방전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남부발전이 도입할 예정이었던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의 개념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남부발전 실무진은 본격적인 장시간에 걸친 안정적인 방전성능을 가진 전지를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나트륨과 황을 기반으로 한 일명 NaS 전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전지는 일본의 NGK에서 약 90% 세계 점유율을 가진 전지였고, 신기술 개발을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에 외국기술을 도입해 사용할 수는 없었다. 이후 국내 연구진을 찾았지만 그 역시 현실적은 어려움은 만만치 않았다.

NaS 전지 상용화에 기대를 걸었던 남부발전 실무진은 실망을 거듭하면서도 포기하지는 않았다. 다시 세계 최고의 제작 기술을 보유한 국내 리튬이온 전지로 방향을 선회했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제작업체들과 기술검토를 거듭했다.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에 적합한 전지특성에 대해 수차례에 걸친 논의끝에 전지 제작사들은 마침내 장시간 방전 특성에 적합한 기술 및 운영방법을 도출해 내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또 하나의 시련이 닥쳐왔다. 바로 경제성이었다. 당시 MW당 30억원에 달하는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시스템으로는 사업 추진의 기본이 되는 내부수익률 확보가 거의 불가능했던 것이다.

해답은 'REC' 가중치

이와 관련 남부발전 실무진은 신재생에너지인증, 즉 REC에 주목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주어지는 REC를 통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 경제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남부발전 실무진은 REC 정책을 주관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의 실무진 접촉을 통해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의 효과와 경제성 확보를 위한 정책 수립 지원에 착수했다. 그리고 인위적 출력조정이 불가능한 신재생에너지원의 단점을 보완하고 국가 신재생에너지원 생산 효율성 제고를 위한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4년 11월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 설치 시 REC 가중치를 5.5로 인정하는 신재생 공급의무화 제도 및 관리에 관한 산업부 고시가 개정,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 사업추진의 밑그림이 완성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015년 3월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 도입 기본계획을 수립, 순시출력 2MW, 충방전용량 8MWh 규모의 상업용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제작업체를 대상으로 구매입찰을 진행한 결과 리튬이온 배터리는 삼성SDI, 전력변환설비는 LS산전이 제작·납품하기로 하는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6월 말 본격적인 부대건물 건축 및 에너지저장시스템 설치에 착수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본격적인 에너지저장시스템 설치가 시작되던 2015년 7월 신재생에너지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저장시스템이 발전설비로 인정받아야 하고, 발전설비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발전사업허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에너지저장시스템 또한 정부로부터 발전사업허가증을 교부받아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자칫하면 에너지저장시스템을 설치해놓고도 상업운전을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닥칠 수 있었던 것이다. 남부발전 실무진은 당장 해당 부처로 달려가 에너지저장 시스템이 발전사업허가 대상이 아닌 현행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지속 제기했지만, 법령개정을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 하면 가중치 5.5는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남부발전 실무진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주무부처에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 관련 규정 문제점을 요약 보고하고, 현안사항 해결을 위한 실무협의회 개최를 요청했다. 마침내 2015년 8월 말 정부, 남부발전, 에너지관리공단, 전기안전공사, 전력거래소 실무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안사항 해결을 위한 협의회가 진행됐다. 협의회 결과 발전사업 허가증은 기존 풍력발전설비 사업허가증으로 대체하고, 사용전 검사는 전기설비 특별안전점검으로 갈음하며, 전력량계 설치를 위해서는 전력거래소가 전력시장운영규칙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 상업운전의 토대가 마련됐다.

제주의 모든 바람이여 오라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 상업운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자 시스템 설치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2015년 8월 말에는 에너지저장시스템 수용을 위한 건축물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9월 초에는 배터리의 공장시험 및 현장입고를 시작으로 전력변환설비, 계통연계를 위한 수배전반들이 하나둘씩 설치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2015년 9월25일 모든 시스템의 설치가 완료, 종합적인 시운전에 착수했다.

▲ 머지않아 풍력연계 ESS가 설치될 남부발전 창죽풍력
시운전 당일 에너지저장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전력계통에 연결되자 현장에 있던 남부발전 및 제작사 기술진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최초로 풍력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이 전력계통에 연결되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약 일주일에 걸쳐 종합 시운전 및 전기안전공사의 특별설비점검을 수검한 후인 2015년 10월2일 마침내 성산풍력 2단계 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이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아마존 프로젝트' 선정 후 2년에 걸친 대장정이 마무리 된 것이다.

남부발전은 성산 2단계 연계형 에너지저장시스템 도입을 통해 연간 약 12.4kREC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약 7.7억원의 추가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전력피크 시간대 화력발전 대체를 통해 연간 약 2000여톤의 CO2 절감효과 또한 거둘 수 있어 기후변화에 대응한 정부의 에너지신산업 육성정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와 함께 하는 지역동반 협력형 사업모델은 물론이다.

남부발전은 향후 태백, 창죽 등 육상풍력은 물론 현재 추진중인 대정해상풍력 등 대규모 해상풍력에도 에너지저장시스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 국내 연관산업 활성화 및 정부의 에너지신사업 육성정책에 에너지 공기업으로서의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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