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내 정유사 1분기 결산
[기획] 국내 정유사 1분기 결산
  • 이진수 기자
  • 1004@energydaily.co.kr
  • 승인 2016.05.16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유사, 유가 안정·비정유 부문 강화 '실적 증가'
정제마진 확대 등 영향… 정유·윤활·화학 고른 성장
차입금 감축 등 재무지표 대폭 개선… 2분기 지속 예상

[에너지데일리 이진수 기자] 국내 정유사 1분기 실적이 정제마진 확대, 산유국 신증설 차질, 운전자금 축소 등의 영향으로 올 1분기에 영업이익 2조원이 넘는 ‘실적 훈풍’을 이어갔다.
최근 증권업계 및 각 회사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S-Oil)·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의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실적은 정유·윤활유·석유화학 사업의 전반적인 호조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세부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GS칼텍스를 제외한 국내 정유 3사의 지난 1분기 실적을 각 사별로 정리했다. / 이진수 기자
● SK이노베이션 : 영업이익 8448억원
석유·화학·윤활유 등 각 사업부문 호조
사업구조 혁신 가속화 해 기업가치 높여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액 9조4582억원, 영업이익 8448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3%(1조4097억원) 감소했으나, 영업익은 206%(5690억원)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1분기는 양호한 정제마진, 주요 화학제품 스프레드 강세, 윤활기유 마진 상승 등으로 각 사업이 고른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분야별로는 석유사업의 경우 매출 6조6460억원, 영업이익 4905억원을 기록했다. 저유가로 인한 석유제품 가격 하락으로 매출은 줄었지만, 정제마진의 강세와 유가 회복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 축소에 따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055억원 늘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원료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공장 운영을 최적화하는 등 수익구조를 혁신한 결과 석유사업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며 “향후 정제마진이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그간 다져놓은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사업은 에틸렌, 파라자일렌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 강세에 따라 22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역내 에틸렌 설비 정기보수와 중국 파라자일렌 설비 가동 중단 등으로 화학제품 스프레드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활유사업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개선으로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상승, 2011년 3분기 이후 최고인 1322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다. 2분기에도 윤활유 성수기 도래 등으로 안정적인 시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개발사업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카자흐스탄 잠빌(Zhambyl) 광구 관련 일회성 비용 소멸로 2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일일 원유 생산량은 5만5000배럴로 전분기 대비 약 9000배럴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근의 실적 호조는 견조한 시황 외에도 선제적 투자, 글로벌 파트너링 등 사업구조 및 수익구조 혁신의 성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신규 글로벌 파트너링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구조 혁신을 가속화해 기업가치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 현대오일뱅크 : 영업이익 1769억원
15분기 연속 흑자… 모기업 흑자 견인
현대중공업 영업익 54.2%가 오일뱅크 몫

 

현대오일뱅크가 15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며 모기업 현대중공업의 흑자전환을 견인했다.

현대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1분기 기준 연결기준 매출 10조2728억원, 영업이익 32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의 흑자전환은 10분기만의 일이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현대오일뱅크의 선전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매출액 2조3657억원, 영업이익 1769억원을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이 연결기준 전체의 54.4%에 달한다

현대오일뱅크의 흑자행진은 정제마진 호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 하락에 따라 매출액은 줄었지만, 마진이 높아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실제 현대오일뱅크의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5.5%, 전년동기 대비 28.0% 하락했다. 중공업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4.3%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익은 전분기 1551억원 대비 14.03%, 전년동기 950억원 대비 86.2% 증가했다. 정제마진이 연초 대비 다소 하락했으나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분기 5.2%, 전년동기 3.0%와 비교하면 배 이상 오른 7.5%를 기록했다. 모기업인 현대중공업 영업이익과 비교해도 두 배가 넘는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이노베이션과 S-OIL 등도 정제마진 호조로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또한 2011년 하반기 제2고도화설비를 완공, 고도화비율을 업계 최고인 39.1%까지 끌어올려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린 점과 2014년 저유가 도래 이후 원유도입선을 다변화하는 한편 저가 원유를 도입하는 등 원가를 절감한 것도 수익 개선의 요인으로 손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를 십분 활용해 저유가에 초경질원유 도입을 확대하거나 도입처를 다변화하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우수한 실적을 내왔다”며 “현재도 양호한 정제마진이 이어지고 있어 유가가 급락하지 않는다면 2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에쓰오일 : 영업이익 4914억원
전년 대비 흑자전환… 높은 영업이익률 시현
매출액은 유가 하락세 지속 영향 감소

 

S-OIL이 정유·석유화학·윤활기유 부문에서 마진강세를 보이면서 전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됐다.

S-OIL(대표 나세르 알 마하셔)은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올해 1/4분기 매출액이 3조4284억원, 영업이익 4914억원, 순이익 4,3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OIL에 따르면 주요 생산시설의 최대 가동률을 유지하고, 시설 개선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을 극대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2004년 4분기(14.5%) 이후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14.3%)을 시현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액 비중은 정유부문 72%, 비정유부문 28%(석유화학 18.5%, 윤활기유 9.5%)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비중은 비정유부문에서 55.3%(석유화학부문 29.3%, 윤활기유부문 26%)를 거뒀다.

정유부문은 국내·외 정유사들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겨울철 따뜻한 날씨에 따른 계절적 수요 약세로 정제마진이 전분기 비해 둔화됐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5달러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해 영업이익 2198억원의 마진을 보이면서 3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은 2013년 3분기(1536억원) 이후 최대인 14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12.2%에 비해 대폭 상승한 22.7%를 달성했다.

이는 중국 일부 시설의 트러블 장기화와 파라자일렌을 원료로 하는 PTA(고순도 테레프탈산)공장의 가동률 개선에 힘입어 아시아 지역 내 파라자일렌 마진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윤활기유부문은 고급윤활기유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전분기 고급윤활기유 공정의 정기보수로 감소됐던 생산 및 판매물량이 크게 증가해 2005년 이후 최고의 영업이익률 39.2%를 기록했다.

S-OIL은 2분기에도 각 부문에서 마진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판매량·마진 최고 수준 유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월 국내 석유제품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7% 증가한 3832만3000배럴을 기록했다. 1월과 2월을 합친 수출물량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2.5% 증가한 7637만8000배럴로 나타났다.

수출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량도 크게 늘었다. 2월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3859만7000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7.4% 증가했다. 1월과 2월 합친 소비물량은 8027만5000배럴로 전년대비 11.2% 늘어났다.

수출단가는 저유가 영향으로 하락했다. 2월 평균 수출단가는 배럴당 38.9달러로, 전년 동월의 65.9달러보다 24% 하락했다. 하지만 저유가는 오히려 정유업계에 이득을 주고 있다. 기름값이 저렴해지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원료가격이 적게 들면서 판매마진이 높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유사들이 지난해 대대적인 차입금 감축에 나서면서 재무지표가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정유업계의 지난해 연말 합산 순차입금이 5년내 가장 낮은 수준인 10.5조원을 기록했다. 차입금 감소로 부채비율, 차입금 의존도 및 차입금 커버리지 등 핵심 재무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 재무 건전성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정유업계의 차입금 축소는 지난해 견조한 정제마진에 의해 사상 최고 수준의 이익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수익성과 영업현금창출력(OCF)이 개선되면서 현금 보유고가 늘어났고, 저유가에 의해 운전 자본 부담이완화된데다 종전 대비 설비투자 및 배당규모 축소 등 자금유출 최소화 노력과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로 풀이된다.

정유사업의 수익은 기본적으로 '정제마진(精製 margin)'과 직결된다. 정제마진(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기준)이란 수입하는 원유 가격과 제품가격의 차이에 공정운영변동비를 제외한 것을 의미한다.

정유업계는 통상 3.5~4달러 수준의 정제마진을 손익분기점으로 여기는데, 올 1분기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5.5~6달러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