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빼앗기는 ASEAN 시장
월드컵 이후 국가 이미지 활용 고급화 주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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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2.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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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분야 시장경쟁 치열 대책마련 시급

KOTRA(사장 오영교)가 최근 아세안 주요 4개국(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한국 상품과 중국 상품의 경쟁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 따르면 ‘ASEAN 시장에서 한국 상품이 중국산에 빠른 속도로 밀려나고 있으며 시장고수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걸로 드러났다.

현재 ASEAN 4개국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100대 수출 품목 중 경합하고 있는 125개 품목(싱가폴 38, 인니 32, 말련 25, 태국 30)에 대해 최근 수출 증가율을 중심으로 경합관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45개 품목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으나, 이미 51개 품목에서 중국에게 밀리고 있고 현재 경합을 벌이고 있는 29개 품목에서도 곧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우려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시장 점유율도 중국에 빠른 속도로 빼앗기고 있다.

실예로 ASEAN의 대표시장인 싱가포르에서 한국상품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99년 3.8%(7위)에서 지난해 3.3%(9위)로 떨어진 반면,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중 5.1%(5위)에서 6.2%(5위)로 늘어났다.

ASEAN의 주요시장에서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낮아지고 있는 반면, 중국은 늘여가고 있다. 그나마 유일하게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빠른 속도로 따라잡히고 있어 곧 추월 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전기전자 분야에서의 경합이 가장 치열하고 경쟁력을 크게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기타 기계류와 섬유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나, 기계류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급기술 제품이나 첨단장비를 필요로 하는 분야는 우리가 비교적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 분야에서도 중국의 진출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의 시장별 현황 및 대책

KOTRA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분야별 품목 특성에 따라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지만 가격인하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보다 고급·첨단 이미지로 중국산과의 차별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며 “시장세분화와 고객군별 차별화된 제품으로 마케팅을 강화, 시장점유율을 고수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KOTRA는 각 시장별 현황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했다.

싱가포르

중국 상품과의 차별화를 통한 한국상품 경쟁력 강화



연간 총수입의 40%를 재수출,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수입하며 높은 비중의 관광산업과 다양한 소득계층을 지닌 싱가포르에서 한국 상품은 전기·전자, 기계류 등에서 중국 상품과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기업들의 투자업종이 의류, 신발 등 단순경공업 분야에서 벗어나 전기·전자 및 기계류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으며 저가제품으로 인식되던 중국 상품이 고가·고기술 제품으로 발전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주력수출품목인 전기·전자, 정보·통신 분야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경쟁력이 낮은 한국산 품목들은 중국 상품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가격 조정보다는 중국 상품과의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 신규 제품 출시, 브랜드 이미지 구축, 상품의 고급화, 철저한 사후 관리를 통해 우리나라 상품의 인지도를 개선시키고 싱가포르 시장에서의 위치를 높이는 것이 요구된다.

인도네시아

다양한 계층 소비자 대상, 한 제품 개발 및 품질 개선, A/S 확충 통한 한국 상품의 이미지 향상 필요



인도네시아 수입시장에서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는 한국과 중국은 최근 3년 동안 인니 수입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4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인니의 경기회복 추세와 루피아화 가치의 상승세로 가격 중심의 구매에서 품질 중심의 구매로 변하고 있는 바, 저가의 중국산 제품보다는 우수한 품질의 한국산 제품의 수입 확대가 예상된다.

단 인니·중국 관계가 각국의 인사 방문으로 인해 호전될 것으로 전망, 중국 상품의 수입 또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계류 및 전기기기, 섬유 및 섬유제품, 비 금속제품 등과 같이 가공도가 높은 상품은 한국 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화학공업 제품 및 플라스틱, 가공도가 낮은 식품류 등에서는 중국 경쟁력이 한국보다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낮은 생산비용을 통한 가격 인하, 현지 화교와의 긴밀한 연대를 통해 판매망 확장 및 고객 사후 관리, 중국 내 다국적 투자 기업의 향상된 제품 생산능력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으나 기존 중국 상품에 대한 저가 상품 이미지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중국에 대한 악감정이라는 장애물도 존재한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이미 선진국 제품에 이은 중·상급 제품으로 자리잡은 한국 상품이 품질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있는 중국 상품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품질 및 가격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고가, 중가, 저가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부족한 A/S망을 확충, 한국상품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노력해야 한다.

말레이시아

중저가 제품 경쟁 상대국 많아 제품 이미지 높여 차별화된 제품 포지셔닝 강구해야



경기위축으로 인해 지난 2000년부터 대 말레이시아 수출 규모가 감소한 한국과는 달리 중국은 저가제품의 공략으로 한국의 말레이시아 시장 점유율을 앞질렀다.

중국 외에도 말레이시아의 상권 대부분을 장악한 중국계 인구와 문화적, 언어적 교감을 갖고 있는 대만과, AFTA의 발효로 인해 한국보다 상대적 유리한 위치에 있는 다른 아세안 국가들이 한국의 점유율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의 경쟁을 보이고 있는 품목은 전기·전자, 기계류 부문으로 이 중 컴퓨터 부품, 반도체집적회로, CRT 등의 경우 중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이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 저렴한 가격으로 말레이시아로 수출하고 있어 대응방안을 모색하지 않는 한 중국 상품에 대응하기에는 더욱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국산 제품 가격은 태국, 대만, 중국 등의 제품과 경쟁하기에는 너무 높아 제품의 품질 수준을 고급화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일본과 서구 등지의 제품과 동등한 시장을 겨냥하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또 현지 투자와 기술이전을 통해 한국 상품의 신뢰성을 높이고, 한국의 주력상품이지만 말레이시아로의 진출이 적은 품목을 집중 수출해 틈새 시장을 겨냥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태국

좋은 품질 유지, 가격 인하로 중국 상품에 대응



지난 97년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한국의 대 태국 수출 규모는 대폭 줄어들어 아직까지 그 전의 수출 규모를 회복하고 있지 못하는 반면, 중국은 지난 99년과 2000년 동안 빠르게 회복, 현재 태국 시장에서 한국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태국에 대한 주요 20개 수출품목과 중국의 주요 20개 수출품목을 살펴보면 14개의 품목이 동일하며 이들 대부분이 중국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복되는 품목은 전자제품, 철강, 혁제품, 화학제품 등이며 특히 전자제품 부문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중국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중국 제품이 저가에 생산되며 생산 기술이 향상돼 품질 면에서도 경쟁력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상품의 경우 우수한 디자인과 높은 기술을 요하는 제품 개발, 대량 생산을 통한 가격 등으로 반도체, 집적회로, 산업용 기계, 철강, 혁제품 부문에서 중국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

중국 상품과의 경쟁 대응 방안은 상품을 품질적인 면에서 향상시켜 고가 시장으로 타깃을 바꾸는 것과 기술 증진으로 가격을 낮춰 중국 상품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것이다.

한국산 혁제품의 경우 이미 품질을 인정받고 있어 제품에 대한 개선보다는 고객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전자부품의 경우 중국 제품과의 가격 차이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최동혁 기자 free@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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