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한전 배전공사, '페이퍼 컴퍼니' 검증 안돼
[국감] 한전 배전공사, '페이퍼 컴퍼니' 검증 안돼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6.10.05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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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실사 없이 서류 중심 심사… 안전·품질 기대못해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중복 낙찰이 금지되는 한국전력의 배전공사 시공업체 선정결과를 분석해본 결과 2015~2016년 사이 추정 도급액 1.8조원 규모의 한전 배전공사 시공업체 다섯 개 중 한 개 꼴로 업체의 주소 또는 전화번호가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 파주을)은 5일 한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2016년 한전 배전공사 협력회사는 총 757개 업체이며, 이 가운데 147개 업체의 기본 정보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정 의원에 따르면 전남 지역에서 5개 부문(총 192억)을 낙찰받은 업체들의 경우 4곳은 주소가 일치했고, 한 곳은 주소는 달랐으나 전화번호가 일치했다. 경북 지역에서도 5개 부문(총 120억원)을 낙찰받은 업체들의 전화번호 또는 주소가 일치했다. 전북 지역에서 총 107억원을 낙찰받은 세 개의 업체의 경우 주소는 모두 다르지만, 한전에 등록된 업체 정보에 따르면 팩스번호, 대표자 휴대폰 번호, 대표자 이메일이 일치했다.

한전은 '배전공사 협력회사 업무처리기준'에서 중복 낙찰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은 단순히 사업자 등록번호가 다르다는 이유로 주소 또는 전화번호가 일치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제출 서류 검토 외에 제대로 된 실사를 벌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났다. 특히 지역 업체의 경우 관할 본부, 지사에서 업체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을 수밖에 없음에도 자격 요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북 지역의 세 업체의 도급액은 지중 22억원, 고압 43억원 정도다. 이 경우 무정전 전공 4명, 배전 전공 7명, 총 11명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은 한전 자료에 따르면 전공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시 종업원이 상근 인원이 3명에 불과하다.

결국 이런 상황에 놓인 업체들은 낙찰 후 긴급히 자격 요건을 갖춘 전공을 찾거나, 자격증만 빌리고 일용직을 고용하거나, 불법 하도급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돼 공사의 안전과 품질을 기대하기가 힘들어진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전은 2017년도 배전 협력회사 선정을 앞두고 금년 4월 한국전기공사협회에서 ‘2017년도 배전공사 시공체제 개선방향 설명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현재 배전협력회사제도가 1인이 여러 개 기업을 보유할 경우 낙찰에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페이퍼 컴퍼니가 양산되고 있으며, 장비나 인력이 없는 회사가 낙찰됐을 때 불법 하도급을 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2017년도 업체 선정을 앞두고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나,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현행 제도가 크게 잘못이 없다는 전제 하에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정 의원은 “전기공사업체들은 2년 후 경쟁입찰에서 떨어지면, 일감이 사라지기 때문에 투자나, 상시 전공 확보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협력업체를 선정할 때만 기준을 맞추면 되기 때문에 업체별로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의 명의만 빌려와 채워놓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협력회사에 대한 정확한 실사를 통해 배전공사 협력회사 제도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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