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
[데스크칼럼]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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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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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국영/에너지국장

 
[변국영 에너지국장]

정부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을 확정했다. 이 로드맵은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2030년 BAU(배출전망치) 대비 온실가스 37% 감축을 달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실행계획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리고 국제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우리가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현실적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래서 빨리 로드맵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일단 내용을 보면 2030년 8개 부문에서 2억1900만톤을 감축한다는 것이다. 그 중 발전부문이 가장 많은 6450만톤을 줄여야 하고, 산업부문에서도 5640만톤을 감축해야 한다. 발전과 산업이 이른바 온실가스 감축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로드맵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환경운동연합은 즉각 졸속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합리적인 비판인지, 아니면 대안 없는 비판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BAU에 대한 불신이다. 불명확한 BAU에 근거한 감축목표 설정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2014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되는 등 저성장에 따른 예측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22%로 급증할 것으로 배출전망치를 설정한 뒤 이를 37%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부터 논란이 됐다. 그런 면에서 환경운동연합의 주장이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와서 BAU 자체를 다시 산정하게 된다면 온실가스 감축 계획 전체를 흔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

환경운동연합은 석탄화력발전소 신규증설을 취소하지 않는 한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은 요원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부분은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많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지고 있는 발전부문에서 과연 지금의 석탄화력 계획을 유지하고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정부 계획에서도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목표를 달성해도 현재 2억5000만톤에서 2030년 2억6900만톤으로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무엇 때문일까. 이유는 석탄화력의 증설 때문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가동되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지난해 53기에서 건설 중인 11기가 2017년까지 준공돼 64기로 늘게 되고 2022년까지 추가로 9기를 더 건설할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노후발전소 10기를 폐지하더라도 석탄발전소 추가 증설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52%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하고 있다. 석탄화력을 줄이지 않고 단순히 기술적인 방법으로 발전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정부가 인정해야 한다.

다음은 산업계에 대한 특혜 논란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산업계가 온실가스 배출전망의 57%로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문별 감축률은 12%로 농축산(4.8%) 부문 다음으로 가장 낮다고 지적한다. 이 부분 역시 그동안 수많은 논란을 거듭했다. 온실가스 감축이 국가경제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 하자는 정부 방침과 산업계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이 부분은 시각차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진행과정에서 산업계의 감축 목표를 조정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2030년 온실가스 목표 달성이 ‘극히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동의하고 있다. 근본적인 변화가 없이는 안된다는 얘기다. 로드맵은 말 그대로 로드맵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정·보완해야 한다. 이제 우리가 어떤 선택할 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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