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전자산업과 3D 프린팅 기술의 융합
- 한국전기연구원의 3D 프린팅 기술 개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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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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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승권 / 한국전기연구원(KERI)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 선임연구원

 
3D 프린팅 기술의 성장

3D 프린팅은 적층가공(Additive Manufacturing)이라고도 불리며, 디지털로 디자인된 데이터를 이용(3차원 설계), 소재를 한 겹 한 겹 쌓아 나가면서 3차원 구조체를 제조하는 기법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전통적인 2차원의 평면 프린팅에 공간의 축을 더함으로써 소재의 적층을 통해 3차원의 물체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인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제조공정에서 입체의 소재를 자르거나 깎는 방식의 절삭가공(Substractive Manufacturing)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은 일반적으로 원소재의 95%가 버려지나 3D 프린팅 방식은 필요한 양의 소재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원소재의 절감이 가능하여 조립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으며 맞춤형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하여 소비자 맞춤형 부품 및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대형 설비를 갖추지 않고도 아무리 복잡한 모양이라도 단일 공정으로 간편하게 한 번에 인쇄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3D 프린팅은 제조업의 혁신을 이끌 ‘21세기의 연금술’이라고 불리면서 3D 프린팅 기술의 등장이 인터넷을 통해 인류가 경험했던 변화보다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의 3D 프린팅기반 산업 및 R&D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현재 3D 프린팅 기술 개발 및 산업 전반에 걸친 응용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장난감, 음식, 옷, 인공관절, 생체조직, 자동차 차체, 터빈, 건물 등 3D 프린팅으로 만들어 내는 물건들의 종류와 크기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시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제조된 제품 관련된 직접적인 시장 외에도 서비스 시장을 포함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2018년까지 125억 달러 규모로 성장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전자소자를 인쇄하려는 새로운 패러다임
- 3D 인쇄전자(3D printed electronics)

최근 전기·전자 산업에서는 전기·전자회로들을 유연한 기판위에 더 작고, 더 집적화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2D 고집적화는 이미 물리적·기술적 한계에 접어들었으며, 집적도를 더욱 높이려면 3D 형상의 전기·전자회로 제작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전자소자 제조 과정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제조혁신의 패러다임이 일고 있다.

그 중심에는 3D 프린팅 기술과 인쇄전자 기술이 결합되는 개념인 3D 인쇄전자(3D printed electronics) 기술이 있다.

3D 인쇄전자 기술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인쇄전자를 구현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프린팅 기술만으로 구현된 완전한 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기능성 소재 잉크들(전도성, 자성 등)과 이종 이상의 프린팅 기술이 융합된 복합공정 3D프린팅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기존 인쇄전자 기술에 사용되는 2D 프린팅 기술의 경우는 평평한 기판위에 2D 패턴의 프린팅만이 가능하여 구현할 수 있는 전기·전자회로의 형상에 한계가 있었다면, 복합공정 3D 프린팅 기술의 경우는 3차원 형상의 기판(골격)을 제작할 수도 있고, 제작된 평평하지 않은 3차원 기판에 2D 패턴은 물론 3D 패턴을 구현할 수 있어 개념적으로는 다양한 형상 및 기능의 전자소자 제작이 가능한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에서도 3D 인쇄전자 분야가 향후 전자소자 제조 산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고, 3D 프린팅 전략기술 로드맵을 통해 2025년까지 전자·전기적 기능 부여가 가능한 복합소재 및 복합공정 3D 프린팅 기술 개발로 디지털 제조 신기술 우위를 확보해 관련 산업분야 세계 3위권의 3D 전자부품 제조 기업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수립하였다.

세계적으로 여러 형태의 프린터가 개발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전자소자 제작용 복합공정 3D 프린터는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제니퍼 루이스(Jennifer Lewis) 교수가 설립한 회사에서 출시한 Voxel8이다.

Voxel8은 기능성 잉크 프린팅 할 수 있는 압출기반 3D 프린팅 방식과 FDM 방식이 융합된 프린터로 이를 이용하면 수백 마이크로미터(μm)급의 전도성 은(silver) 패턴 회로를 가진 폴리머 3D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프린팅 할 수 있는 소재의 종류 및 인쇄할 수 있는 패턴 정밀도의 한계로 제조할 수 있는 전기·전자부품의 완성도가 높지는 않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3D 프린팅 기술

앞서 언급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국전기연구원(KERI)에서는 3D 프린팅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의 기능성 잉크와 고해상도의 기능성 3D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는 신개념의 3D 프린팅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들이 접목된 복합공정 3D 프린터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의 3D 프린팅 연구팀은 2011년 전도성고분자 나노와이어 3D 프린팅 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잉크기반 고정밀 3D 프린팅 기술 및 기능성 잉크 관련 기술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다.

2015년에는 세계최초로 그래핀으로만 이루어진 다양한 형태의 3D 나노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는 3D 나노프린팅 기술을 개발하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기존의 상용화된 3D 프린터로는 제작할 수 없는 나노미터(nm) 단위의 그래핀 구조물 제작을 위해 초정밀 노즐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였으며, 초미세 프린팅 과정을 실시간 고해상도(∼500nm)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3D 프린터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프린팅 기술은 저점도의 ‘산화 그래핀’ 잉크를 이용하여 추가적인 압력의 인가 없이 마치 펜으로 글을 쓰는 것처럼 3D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어 마이크로(μm) 및 나노미터(nm)급의 극미세 3차원 구조체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제작된 그래핀 미세 구조체는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전기가 잘 통하고, 화학적·구조적 안정도가 높다. 열적·기계적 특성도 우수하여 휘거나 구부러지는 등의 충격에도 강한 특성을 갖는다.

같은 해에 개발된 ‘전기도금기반 금속 3D 프린팅 기술’ 역시 세계 최초의 성과이다. 현재까지 소개된 대부분의 금속 3D 프린팅 기술은, 레이저나 전자빔 등 고에너지 열원을 이용해 금속으로 녹여 굳히는 ‘소결(燒結)’ 방식이다. 따라서 주요 연구가 금속소재의 분말화와 열원의 정밀도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소결방식은 제작의 특성상 소재가격, 가공방법, 소결온도에 영향을 받게 되고, 고에너지 열원사용에 따른 폭발 위험도 있어 일부 고부가가치 산업에만 적용된다. 이로 인해 관련 기술의 확산이 더딘 실정이다.

낮은 온도에서, 저렴하고, 간단한 공정으로, 3차원 금속 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는 ‘금속 3D 프린팅 기술 개발’이 중요한 이유다.

한국전기연구원의 3D 프린팅 연구팀이 개발한 ‘전기도금기반 금속 3D 프린팅 기술’은 금속소재를 녹여 프린팅 하는 기존의 3D 프린팅 방식에서 탈피하여 반지와 같은 장신구를 만들 때 주로 사용되던 ‘전기도금법’이라는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을 3D 프린팅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형상의 3차원 미세 금속구조체를 제작할 수 있다.

이는 금속소재를 녹여 프린팅 하던 방식에 의존하던 금속 3D 프린팅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선 두 가지 기술 관련 특허들은 미국 애틀란타에서 개최된 ‘2015 한미 한인과학기술산업 학술대회(UKC 2015)’의 IP 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여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IP를 확보했음을 인정받았다.

2016년에는 고전도도의 탄소나노튜브(CNT)와 은(silver) 3차원 마이크로미터(μm) 구조체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과 잉크를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특히, CNT 3D프린팅 기술은 일반적인 잉크젯 프린터에 사용되는 잉크와 비슷한 점도를 가지고 있는 고농도의 CNT 잉크를 이용하여 고전도도의 CNT 미세구조물을 제작한 세계 최초의 결과로 기존 인쇄전자용 저점도 잉크의 간단한 보완을 통해 3차원 미세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본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들은 모두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재료분야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트리얼즈(Advanced Materials)’, 에이씨에스나노(ACSNano) ‘스몰(Small)’지 등에 게재되었으며 국내외 연구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한국전기연구원의 3D 프린팅 연구팀은 기 확보된 기능성 잉크 및 프린팅 기술이 융합된 고정밀 복합공정 3D 프린터를 개발 중에 있다.

또한, 관련 업체들과의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를 통해 ‘전자소자를 인쇄할 수 있는 3D 프린터’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3D 프린팅의 전기전자 응용 분야에 대한 국가경쟁력 강화로 제조업 혁신과 신 시장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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