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소연 /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장
[인터뷰] 김소연 /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장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7.05.22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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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존중 세계 최고 방사선보건 전문기관' 도약
비전 달성 '4대 핵심전략·15개 세부 전략과제' 추진 중
원전종사자·국민안전 기여… '객관적·과학적 정보 판단'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지난 1996년, 한 병원에서 3명에서 출발한 조직이 있다. 그리고 그 조직은 이제 '2025년 세계 최고 방사선보건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낼 만큼 성장했다. 20년만에 이뤄낸 성과이자 '괄목상대'라는 사자성어가 걸맞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조직의 수장인 김소연 원장은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이 이같이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유일의 방사선보건 전문기관은 방사선보건원은 원자력계는 물론 의료계에서도 국가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국내·외 유수기관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속에 '생명을 존중하는 세계 최고 방사선보건 전문기관'으로 자리잡는데 역점을 기울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소연 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장으로 부임하신지 3년이 지났다. 그동안 재직하시면서 느끼신 점은 무엇인지.

▲ 한수원은 국민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우리 나라 경제에 큰 혜택을 주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곳이다. 24시간 365일 성실하면서도 묵묵하게 일하는 한수원 및 방사선보건원의 직원들과 함께 보람있고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여기고 있다.

- 아직은 국민들에게 방사선보건원이 생소한 면이 있다. 방사선보건원의 업무를 소개해주신다면.

▲ 방사선보건원은 한국수력원자력 산하 연구기관으로서 국내 유일한 방사선보건 전문기관이다. 1996년 한일병원 병실 한 켠에서 3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방사선보건원은 어려운 가운데도 전 직원이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마음으로 일한지 20년이 됐다. 그 동안 원전 종사자들의 건강관리, 방사선비상 대비 체계구축과 방사선비상에 대한 교육과 훈련, 저선량방사선의 인체영향 연구, 방사선역학, 원전 주변주민의 방사선보건에 관한 기술지원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건강관리 업무는 그동안 원전종사자의 ‘통합건강프로그램’을 체계화했으며, 최근에는  원전 주요직무별 업무적합성 평가시스템 확장개발과 ‘털어요! 속마음’ 같은 원전종사자의 직무스트레스를 풀어 줄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있다.

방사선의 인체영향에 대한 연구는 방사선보건원핵심 업무 중 하나이며, ‘인과확률 프로그램’ 개발은 가장 큰 성과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통해 방사선에 의한 업무상 질병의 산재평가가 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국가 기틀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 수준의 논문을 지속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최근 원전주변 지역주민들의 갑상선암 소송과 삼중수소 인체영향 등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방사선의 인체 영향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알기 쉽게 알리는 일도 하고 있다. 방사선은 일반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야인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방사선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만들고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 100mSv이하의 방사선량에서 암 발생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아주 작은 양의 방사선 피폭도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막연한 불안감을 바꾸기 위해 '방사선량의 의미'를 제작하고 특허를 신청한 바 있으며, 국민들에게 방사선량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는 등 방사선에 대한‘긍정적 이용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만일 방사선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방사선보건원은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며, 또 관계기관과의 협조체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는 원전의 비상을 대비한 비상대응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비상대응 조직 내에서 방사선보건원은 원전사업자로서 원전종사자에 대한 비상의료를 책임지고,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는 원전주변주민에 대한 비상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2014년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비상의료 부분에서 세 가지 일을 집중적으로 수행했다. 하나는 방사선보건원의 숙원사업이었던 원전종사자를 위한 비상의료지원센터(Radiation Emergency Medical Center, REMC)를 4개 원전본부에 구축하는 일이었고, 둘째는 과피폭환자 발생에 대비한 전문치료체계를 완성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기존의 소수 과피폭환자에 대한 피폭선량평가 체계를 다수의 과피폭환자 및 동시 복합사고 발생에 대비, 대폭적으로 개선하는 일이었다.

회사 경영진의 적극적인 후원하에 방사선보건원은 2014년 말에 동시에 4개 원전본부에 REMC를 구축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선비상시 현장에서 신속한 원전종사자 응급의료 초동대응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고 있다. 방사선보건원이 만일의 경우 발생할지도 모르는 원전 방사선 비상사태, 방사능오염사고를 대비해 24시간 대응체계와 원전에서 즉각적으로 처치할 수 있도록 전문시설인 REMC와 의료진, 앰뷸런스 등 전문조직을 갖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방사선보건원은 지난해 2월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방사선보건원이 사옥을 이전한 가장 큰 배경은 대형병원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 만일의 경우 방사선 과피폭사고 발생시 골수이식에서부터 감염치료, 화상치료 등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분당서울대병원과 협진 네트워크를 구체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다수의 방사선 피폭 사례가 없어 한 두명의 과피폭 환자를 가상한 피폭선량평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다수의 동시 복합사고에 대비해 피폭선량체계를 개선하고 있다. 이전의 방사선량 측정시에 치아를 발치한 후 가루로 만들어 선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한계가 있었고, 염색체로 하는 생물학적 선량평가에도 48시간 이상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새로 도입·운영 중인 In-vivo ESR 선량평가 시스템은 치아에 검출기를 직접 대고 5분 이내에 피폭선량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차량에 싣고 사고현장으로 이동할 수 있어 긴급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가 가능하다. 현재 서울성모병원과 MOU를 맺고 실증실험 단계에 있다. 아울러 사고현장에서 신속한 내부선량을 평가하기 위해 내부피폭선량 평가 시스템을 갖춘 대형 트레일러도 올해 말에는 운영되는 등 국제 수준의 과피폭환자 선량평가 체계가 조만간 완성될 예정이다.

- 전력그룹사에서 보기 힘든 여성 1직급 원장이다. 방사선보건원을 운영하는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 전력그룹사에는 많은 여성들이 일하고 있으며, 고위직에서도 적은 수이지만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내과전문의, 핵의학전문의로 일하면서 여성·남성 보다는 한 사람의 의사로서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처음 방사선보건원에 오면서 3가지에 중점을 두었다. 첫째는 안전하고 연구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안전한 실험실, 우수한 실험실이 좋은 성과를 가져 온다고 생각하며, 직원들이 출근할 때 기분 좋은 방사선보건원이 되도록 구석구석 살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둘째는 연구원들의 연구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끈기,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원들과 대화하며 생명을 존중하는 세계 최고 방사선보건 전문 기관이 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 국내·외 기관과 연구 협력으로 서로 배우고 방사선보건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셋째는 방사선보건원 직원들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협력하는 일입니다. 서로 소통하고 서로 이해하면서, 방사선보건원 전체가 한 팀이 되어,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직장이 되도록, 힘쓰고 있다. 그리하여 한수원 직원들로부터, 또 국민들로부터 고마운 방사선보건원, 가까운 방사선보건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 한수원은 방사선보건원을 최고 방사선보건 전문기관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위한 로드맵과 실행계획이 궁금하다.

▲ 2014년 1월 취임한 후 곧바로 시작한 업무가 방사선보건원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업무였다. 그리고 그 해 7월, 2025년 로드맵과 실행계획이 포함된 새로운 발전전략이 탄생했다.

‘생명을 존중하는 세계 최고 방사선보건 전문기관’으로의 도약이라는 비전을 모든 직원의 의지와 다짐을 담아 선포했다. 또한 연구조직에서 실행조직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기관 명칭을 기존의 방사선보건연구원에서 방사선보건원으로 개명했으며, 작년 2월에는 쌍문동에서 현재의 위치로 사옥을 확장 이전했다.

방사선보건원은 비전 달성을 위한 4대 핵심전략으로 ▶방사선 비상의료 시스템 고도화 ▶원전종사자 건강평가와 모니터링 강화 ▶국민안심형 방사선생명연구 기술가치 창출 ▶방사선보건 국내·외 위상강화, 그리고 15개 세부 전략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외 유수기관과 연구협약 및 국제교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립암센터, 한국원자력의학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등과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미국 NCI-REB, 일본 RERF와 후쿠시마의과대학, 프랑스 IRSN, IARC(국제암연구소) 과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 외에도 최근 4차 산업과 관련한 연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 업계와 독자분들께 한말씀.

▲ 우리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이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자연·생활·의료방사선을 이용하는 만큼 방사선보건은 중요한 연구분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갑상선암 집단소송, 경주 지진, 삼중수소 등으로 국민들은 더욱 불안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글로벌 Top 수준의 원전운영에도 불구하고 원전에 수반되는 방사선에 대한 불안감이 그 원인이라고 여긴다.

방사선보건원에서는 저선량에 대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국민들에게 정확한 과학적인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 불필요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학생들에게도 방사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2025년에는 세계 최고 방사선보건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고자 모든 직원들이 힘을 모아 원전종사자와 국민의 안전에 기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방침이다. 이제는 국민들도 객관적·과학적으로 정보를 판단해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앞으로도 방사선보건원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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