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제역·AI, 살(殺)처분 대안 없는가
[사설] 구제역·AI, 살(殺)처분 대안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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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0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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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이 발생하면 가축을 키우는 전국 농가에 비상이 걸린다.

현재 정부의 AI 및 구제역 등 가축질병 방역 개선대책을 보면, AI 발생시 초기부터 심각 수준의 위기단계를 발령, 민·관·군이 총력 대응한다고 한다. 또 동절기 및 위험지역 일부 사육제한, 밀식사육 개선, 축산차량 등록 대상 확대 및 위치정보시스템(GPS) 미장착 신고포상금 도입 등의 방안도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정부 대책도 핵심은 빠져 있는 듯하다. 2000년 이후 구제역과 AI가 발생한 반경 3km 이내에 살처분, 매립된 가축은 총 8524만여 마리로 총 4조4038억원이 투입됐다. 지난 3월말 현재까지 살 처분된 닭, 오리 등은 3720여만 마리로 총 360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 18년여간 구제역과 AI가 발생시 천문학적인 비용이 보상비로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장기적인 대책 마련하지 못하는 사이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되고 있는 상황은 반복적으로 재현되고 있다. 정부는 구제역 등으로 살처분 된 가축 매몰지의 침출수 방지 목적으로 가축 저장조를 이용하고 있지만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장기간 밀폐로 가축이 썩지 않거나 파손 시 침출수가 유출되면서 환경오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매몰지를 발굴·조사·연구한 결과, 사전·후 시스템이 전부 부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관리 부실의 매몰지에서 발생하는 제4암모늄염 등은 가습기살균제에 함유된 유해물질과 유사하며, 토양·수질·대기오염을 일으키고, 질산과다 식물 섭취 시 청색증 등 인체 질병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땜질식 행정의 결과가 추후 몇 배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투입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예방부터 사후조치까지 전과정을 보며 관리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지자체·농장의 유기적 협조를 통해 기존 밀집지역의 경우 축사 이전 촉진, 시설 현대화를 집중 지원해 방역 친화적인 축산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기존 매몰지는 하나씩 적정처리하고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 복구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정부의 살처분과 매몰방식에 대한 생각의 전환도 필요하다.

가축질병이 발생하면 축산농가는 물론 외식산업 같은 관련산업에도 막대한 피해를 준다. 또한 차별된 조건에서 건강하게 키워진, 건강한 닭들을 발병지역 안에 있다는 이유로 살처분해서는 안될 것이다. 축산농민의 걱정을 덜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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