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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칼럼] 원전·화력, 깃털 문제로 몸통을 없앨 것인가서균렬 /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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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6  09: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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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동란 이후 살기 위해 일 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1953년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67달러. 당시 수출품은 오징어, 한천, 김과 중석, 흑연, 철광석 등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하면 된다는 희망을 품었다. 그 희망이 끊어진 한강다리를 이었고, 비료공장을 새로 지었으며, 고속도로를 놓았다.

과로를 마다 않고 공순이 공돌이 신화를 만들었다. 사막의 해충과 막장의 진폐(塵肺)와 싸웠다. 그리고 우리는 이겼다. 그 발판 위에 올해는 1인당 3만달러, 이제 4만달러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올해 수출은 10대국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 1분기 1323억달러.

1977년은 1인당 처음으로 1000달러를 넘고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한 해이기도 하다. 그 해 6월, 우리 국민은 고리에 들어선 첫 원전과 함께 상용 원자력 상견례를 치렀다. 그 후 원자력은 기술집약적 준국산 동력으로 국민경제 성장은 물론 수출강국 건설에 큰 몫을 해왔다. 그러던 1호기가 40년 만에 영구적으로 정지됐다.

고리 1호기를 안전하게 즉시 해체하려면 1조원 가까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여러 가지 기술이 필요한데,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게 3분의 1이나 된다. 특히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할 것이냐. 논란의 불은 원자로에서 지펴져 서서히 핵연료로 번지고 있다. 아궁이뿐 아니라 땔감도 걱정이고, 뒷간은 더더욱 골치 아프다.

우리 원전 과연 안전한가. 안전(眼前)의 안전(安全)만 챙기고 안전(顔前)의 안전을 놓치지는 않았나, 즉 눈앞에 보이는 것만 챙기고, 제 얼굴에 묻은 건 놓치지 않았나 되돌아보자.

현재 부산과 울산에는 총 8기의 원전이 몰려있고 신고리 5~6호기가 들어서던 중, 현 정부의 탈핵정책 앞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르러가는 사용후핵연료 소내 저장시설 안전성을 확인하고, 비상운전절차서와 사고괸리지침서를 개정해 시설해체와 환경복원을 전면검토하고, 전국 방재망을 구축해야 한다.

원전이 기후변화를 늦춘다는 주장은 원자력계 외에선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 전력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6년 15%에서 2020년에는 10%를 밑돌 수도 있다. 원전이 기후변화의 해결사라 자처하더라도, 방사능은 늘 아킬레스 건(腱)이다.

한 마디로 미래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더 이상 경제적이지도, 안전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은 위험한 원전을 없애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현 정부의 석탄과 원전의 동시 퇴출은 위험천만한 발상일 뿐 아니라 천진난만한 낙천(樂天)이기도 하다. 국가동력이란 모름지기 백년대계여야 한다.

미세먼지나 탄소가 나오면 줄이거나 잡아두면 되고, 방사선이 나오면 막거나 가둬두면 된다. 깃털이 문제인데 몸통까지 없애버린다면, 언젠가 다시 필요로 할 때 우리는 속절없이 북한이나 삼면(三面)의 바다를 바라다볼 수밖에 없다. 언제라도 급전(急電)을 빌려 쓸 수 있는 독일과 다르고, 후쿠시마 같이 말썽 많은 원자로를 거의 다 지었다 멈춰버린 원전 약국(弱國) 대만과도 비교가 안 된다. 대한민국은 세계 굴지의 원전 대국이다.

미래는 용자(勇者)의 몫, 용자(用者)가 나서서 석탄은 깨끗하고, 원전은 안전하게 만들면 된다. 불편하고 불안하다고 버리기만 한다면 대한민국은 다시금 뒤쳐질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배우라. 탄소와 분진(粉塵)을 포집하고 안전(案前)까지 안전한 원전을 건설하자. 원자력(原子力)이 원자력(原自力), 즉 태양과 함께 자연의 수력과 풍력과 화력과도 동반할 수 있는 용감한 신세계를 한반도에 건설하자. 대한국민이여, 무엇을 두려워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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