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한-러 천연가스 사업 한반도 평화 담보한다
[진단]한-러 천연가스 사업 한반도 평화 담보한다
  • 조남준 기자
  • cnj@energydaily.co.kr
  • 승인 2017.09.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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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러 PNG사업 정치적·안보적·재화로 인식해야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 협력과 북극의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최근 공식 출범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출범하면서 한국과 러시아 간 PNG(Pipeline Natural Gas, 러시아~북한~한국 가스관 연결)사업이 북방경제협력의 새로운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러시아 PNG사업은 참여정부 때 추진됐다가 지난 2011년 교착상태에 빠져 중단됐다. 하지만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러시아 PNG 한국 공급을 위한 남북러 3각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이미 제안했다. 러시아 천연가스관이 북한을 통과하게 되면 에너지공급원을 다각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 평화체제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러시아 PNG 사업은 탈 원전 정책을 뒷받침해줄 사업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시장경제체제로 이끌어낼 수 있는 대안이라는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회에서는 한국?러시아 천연가스 협력을 위한 논의 정책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남-북-러 가스관을 통한 PNG도입은 에너지 부문의 개별적 프로젝트가 아니라 정치적·안보적·재화로 인식하고, 조선·건설·IT·플랜트 등 양국의 이해관계가 결합된 각종 사업과 연계된 통합형태의 전략적 투자협력의 관점에서 진행돼야 할 것으로 제시됐다. 세미나에서 거론된 내용을 정리요약한다.

▲ 송영길 /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국회의원)
신베를린 선언 구체화의 핵심키 ‘북방경제 협력’


 
“철도가 연결될 수 있다면 가스관이 시베리아로부터 북한을 경유해 남쪽까지 올수도 있고, 무궁무진한 경제영역이 생기게 된다”(문재인 대통령 저서‘대한민국이 묻는다’中)

“크렘린 방문 때 푸틴대통령은 시베리아 가스관 문제 해결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시베리아 가스도입도 현실화해서 한국경제의 불루오션을 만들어 나가야 할텐데”(2013년 송영길의 시정일기 中)

이는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최근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천연가스는 문재인 정부의 꿈”이라면서 밝힌 내용이다.

송영길 위원장은 “한 러 PNG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지난 7월 6일 ‘新베를린 선언’을 발표하면서 안보와 경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대한 구상을 밝혀 주목받았다”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안보와 경제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특히, 러시아 천연가스관 연결은 한국-러시아 협력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의 꿈이 된 러시아 천연가스관 연결을 통해 에너지 공급원을 다각화 할 수 있으며,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고, 나아가 에너지 슈퍼그리드를 통해 우리 경제 영토를 확장하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평화체제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송영길 위원장은 또 “탈 원전 정책을 뒷받침할 국내 가스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물량확보 차원의 도입선 다각화화와 LNG시장이 2020년까지 구매자 시장인 점을 이용해 가격 공식 등 계약 형태를 개선하고,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는 미국 LNG도입 가능성에 대비해 신루트 개척이 필요하다”며 러시아 PNG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위원장은 “북한을 시장 경제로 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문제는 북이 핵을 포기 할 수 있는 대안은 시베리아 천연가스가 블루오션”이라며 “이명박 정부 당시 한-러, 북-러간 도입에 이미 합의했고, 실무 전담 조직을 만들어 가스관 뿐만 아니라 극동개발에 참여하게 되면 화력발전의 대안으로 미세먼지 감축은 물론 우리 경제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태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러시아 PNG가 한반도를 경유해야 할 8번째 이유

 
‘러시아 PNG가 한반도를 경유해야 하는 8번째 이유’는 경제성이 무궁무진한 새로운 북극항로 개척과 러시아와의 상업적 협력기회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같이 밝히며 “지구 온난화로 북극 항로시대가 다가오고 있으며, 북극항로는 남방항로와 대비해 아시아와 유럽 간 거리는 40%, 비용은 25%나 절감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러시아 가스관이 북한을 경유해야 하는 첫째 이유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보장’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가스관으로 러시아가 직접 이해당사자가 되면 한반도의 안정 쪽에 무게가 더 실리게 되며 추가로 가스관을 일본까지 연결해 이해당사자로 만든다면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보험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둘째 이유로 ‘가스관은 마치 강물과 같아서 상류소비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대국 중국을 상류 소비국으로 둔 가스관을 건설하게 되면 러시아 가스공급이 중국수요에 못 미칠 경우 우리 몫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는 ‘한국의 에너지 안정공급을 위한 최선의 대안’으로 이유는 LNG선은 행선지를 바꿀 수 있지만 가스관은 거대한 투자비 때문에 소비처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넷째, 한러 경제협력은 윈-윈이 보장된 최고의 궁합이며 다섯째, 북한은 러시아 가스관을 결코 손상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즉 북한은 어떤 도발도 중국이나 러시아의 이해와 직결된 것이면 하지 않을 것이며 고립무원의 북한으로서는 감히 엄두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북한은 러시아 가스관(PNG)을 손상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면서 “금강산자산 동결,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어떤 도발도 중국이나 러시아의 이해와 직결된 것이었으면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섯째는 북한에 지불하는 가스통과료 만큼 우리의 통일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체연료라서 전쟁물자로 전용이 불가능해 경유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사드보복을 감행한 중국보다는 북한을 경유한 인프라가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더욱 안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곱째는 우리가 안하면 중국이나 일본이 PNG에 관심을 돌릴 수 있어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의 시기인 지금이 러시아 극동지역에 다량 매장된 천연가스(PNG) 도입을 검토할 적기”라면서 “6자회담이 답보상태에 있는 근본 원인은 세력 균형 때문으로 가스관이 건설돼 러시아가 직접 이해 당사자가 되면 한반도의 안정 쪽에 더 무게가 실리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통일을 대비해 북한 경제를 회복시키려면 우선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는데, 1억 달러 이상의 가스관 통과료를 중국에 지급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기체 연료라서 전쟁물자로 전용이 불가능한 가스를 북한에 주는 것이 경유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신범식 / 서울대학교 교수
에너지 환경의 변화와 한·러 천연가스 협력

 
남-북-러 가스관 사업은 대러 에너지협력 문제를 한반도의 지정학적 구도와 연계해 접근하는 대표적인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러 가스관 사업은 북한을 다자경협사업에 편입시켜 개혁·개방을 촉진시킬 것이며, 러시아의 개입을 강화하여 북한의 예기치 않은 도발 행위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최근의 한반도와 주변 정세의 변동은 이 사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요한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와 미국의 제재가 진행되고 있는 국면에서 북한을 포함하는 프로젝트의 추진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 환원주의라는 블랙홀이 지니는 폭풍 같은 흡인력에 의해 한-러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포텐셜이 완전히 소진되는 상황을 최대한 조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 단계에서 우선적으로 ‘한국과 러시아 양자관계’의 틀 속에서 양국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실질협력의 분야를 선정하여 구체적으로 협력을 진전시키는데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아울러 신뢰에 기초한 성공 사례를 쌓아나가면서 북한을 둘러싼 여건이 개선되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한-러 간의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는 과정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의 통로를 준비해 가는 과정으로 인식될 필요도 있다.

또한 한국의 극동 지역개발을 촉진하고 북한의 개혁·개방의 외적 환경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적극적이며 복합적인 대러 에너지외교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권원순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한국의 대러시아 에너지자원 협력전략에 대해


 
동북아 역내에서 러시아라는 유일의 공급국과 중국, 일본, 한국이라는 세계최대의 에너지 소비국간의 관계 설정 및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기재로서의 에너지 자원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우선 단기적 북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기보다 에너지 자원 특히 천연가스 PNG의 유라시아 중심국가 위치를 확보해 큰 틀의 북한 문제 접근 전략이 요구된다.

북핵 문제 해결 후에도 북·미간에 평화협정, 외교관계 수립, 체제보장, NPT 재가입 등의 난제 산적해 있다.
기존의 대 러시아 천연가스 협력은 업계 혹은 산업계의 산업적 협력을 동반하지 않는 남북러 3각 협력의 고립적 이슈다.

원전정책, 미세먼지 정책등의 변화와 함께 에너지 수요전망 및 전력수급 계획의 변화와 이
에 따른 천연가스 및 석탄 수급 변화 예상등과 연계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러시아 동시베리아/극동지역의 가스전 개발 및 파이프라인 사업의 물리적 통합/연계 사업의 제약조건은 상업적 혹은 산업적 이해를 결합하여 해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아울러 기존의 천연가스협력과는 다른 전략적 상호투자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천연가스 협력을 위한 상류와 하류 부분의 협력이 필요하고, 하류부분의 E&P 협력을 위해 국내 도시가스 및 소매 부분에 러시아의 투자 및 지분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한 북극항로에 필수적 요소인 LNG운반선(현재 야말LNG에 수주중)과 쇄빙선 분야의 조선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 정찬설 /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
국가차원의 LNG 프로젝트 추진

 
중국·일본 산업계는 러시아 극동지역 가스 자원의 확보를 위해 상·하류 부문에 적극 진출하고 있으며, 정부도 재정적 정책으로 이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석유·가스 자원의 공급선 다각화 및 공급량 안정적 확보, 육로 에너지 수송루트 확보 차원에서 對러시아 에너지 협력 구상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러시아 Novatek의 야말-LNG 사업 등 석유·가스 상·하류부문에 직접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산업계 역시 對러시아 가스자원 확보를 위한 '사할린-2 LNG 프로젝트 등 상·하류 부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일본 정부 또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재정적 정책을 마련했다.

우리도 중국·일본의 사례와 같이 블라디보스톡에 LNG 프로젝트 참여를 통한 국내로의 안정적 도입 방법도 대안으로서 검토돼야 한다.

일본 모델과 같이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프로젝트자본조달 되고 Off-Taker가 한국이라면 한국 EPC社가 LNG 액화 프로젝트 시장의 카르텔을 깨고 신규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아울러 'LNG 허브 역할'을 통한 안정적 LNG 조달 및 가격 교섭력제고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LNG 거래 용이성 향상(단기거래 확대·목적지 제한조항 등 경직적 교역조건 완화), 상류부문 투자가 전제된 신규 공급의 연속성 확보를 위한 금융상의 지원, 적절한 가격지표 구축, 공급기반시설의 확충(수송선 로지스틱) 등이 선결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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